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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드] 투룡전봉(偸龍轉鳳, 원제: 절색쌍교绝色双娇 2000)
    오덕기(五德記)/中 2013. 12. 26. 10:54

    성난 파도같은 덕후의 기세로 몰아서 보던 초은준 출연 드라마의 마지막을 투룡전봉으로 장식하였다. (초대형에 대한 애정이 식은 것이 아니라, 너무 몰아쳤더니 내력이 쇠하여 운기조식을 해야겠다)




    원제는 절색쌍교, 진부함 넘치는 제목보다 투룡전봉이 더 어울리는 듯 싶다. (절색을 찾기 어려운 것도 그 이유라 하겠다)


    유쾌한 무협-사극-로맨틱-코메디물. 


    처음에는 선남선녀의 꼬인 애정관계도 유쾌하게 다룬데다가 무술장면도 나름 박력있어서 즐겁게 봤는데, 뒤로 갈수록 이야기도 축축 늘어지고, 황제 생모의 덕성을 고려하지 않은 포악한 은원관계, 황제 뒤에서 꾸며지는 음모론 등 내용이 씨줄날줄로 방대하게 펼쳐지면서 (뭐 중드가 다 그렇지만서도...) 흥미를 잃었다. 나도 모르게 초따꺼 나오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빠른 속도로 스킵하는 신공을 보였다(그럼에도 내용 파악은 다 되는 진부한 스토리)


    시대적 배경은 명나라이고, 초은준은 거의 대부분이 혼군이었던 명대 황제 중에서도 기행을 일삼던 '정덕제(正德帝)'역할을 한다. (난 사실 드라마 중간에 영종 얘기 나오고, 영종 이후에 명군은 홍치제밖에 없었기 때문에 초은준은 홍치제 역할을 하나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뜬금없이 혼군 시대의 서막을 연 정덕제...ㄷㄷㄷ) 쉽게 말하면 조선시대 연산군을 정의롭고 문무에 외모까지 뛰어난 풍류남아로 만들어서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돌보는 한편, 궐 밖의 여자와 알콩달콩한 사랑을 하는 스토리를 전개했다고 보면 된다. 대륙의 놀라운 유연성이 보이는 선택이라 할 수 있다(아니면 뒤를 잇는 혼군 중에서는 그나마 제일 낫다는 건가). 뭐 멋진 주인공 왕 모티브가 다 세종대왕일 필요는 없지.


    줄거리를 대충 전하자면 황비가 공주를 낳았는데 워낙 궁중 암투가 심해서 아들 없이는 험한 세상 헤쳐나가기 어려웠다. 하여 공주를 임학사네 집 아들네미와 바꿔치기 하였는데, 임학사네 마누라가 아들을 빼앗긴 데에 분개하여 갓난아기 공주를 청루에 맡겨버린다. 공주는 수많은 기생 어머니들 사이에서 꿋꿋하고 활달하게 자라났고, 어쩌다가 자신과 바꿔치기 되었던 태자와 알고 지내게 되고 그렇게 둘은 사랑하게 되고 그 모든 역경 다 이겨내고 happily ever after. 뼈대는 간단한데 안에서 어찌나 꼬이는지 말도 못한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정말 싸구려 티가 팍팍 나는 의상과 세트 때문에 눈이 심하게 썩는 줄 알았다. 아마 지금까지 봤던 드라마 중에서 가장 싼티 나는 의상과 세트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래가 그 예시. 불그죽죽한 거적데기를 걸친 이 사람은 드라마의 히로인. -_-;




    황제가 집무하는 공간은 어디 시골 현령의 집무실만도 못하다. 아래 사진은 그나마 위엄이 갖춰져 있는 대전. 그런데 저 촌티팍팍 나는 번쩍번쩍한 공단은 어떻게 할거야.

    게다가 남자들 옷은 하나같이 스트라이프 좍좍 들어갔는데 다들 죄수 코스프레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 초대형의 미모를 죽였다며 땅을 치고 울었다 한다.





    그런데 엑스트라는 또 엄청나게 쓴 것을 봐서, 당시 중국 인건비의 저렴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생생한 드라마로다.



    드라마 자체는 어쨌든 유쾌하다(병주는 건지 약주는 건지). 특히 초은준을 아끼는 팬들이라면 꼭 봐야 할 드라마인 듯 싶다. 초은준 30대 초반의 귀엽고 깜찍한 모습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정말 너무 귀여워서 뒤로 넘어간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 (진짜로)


    천천 역의 장정, 진채청 역의 우리, 사서재 역의 우청봉을 맡았다. 드라마 상에서 네 명의 선남선녀 중 가장 노안을 자랑하던 사서재 역의 우청봉이 알고보면 제일 어린 것이 함정.





    국민아빠 오맹달님 등장하신다. 오맹달 외에도 태후 역의 부예위, 금화 역의 송단단 등 감초같은 배우들이 등장한다. 




    무림고수 용천소 역의 유장순. 이상하게 들어와 엄한 애정전선 형성하다 장렬히 사라진다.




    어쨌든 중드 시청은 잠시 쉬는 것으로.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