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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St. Louis 가는 길 - 시카고 경유
    여행/미국 2014. 5. 16. 15:57

    세인트 루이스 하면 절로 카디널스라는 말이 붙는 습관성 야구팬이지만, 세인트 루이스는 처음 가봤습니다. 세인트 루이스에 대해서 아는 거라고는 종달새 야구팀과 거대한 아치뿐이었는데, 이번에 가서 이 도시의 매력에 흠뻑 취했습죠. (이번이라고 해봤자 작년 5월 -_-; 또다시 해를 넘겨 쓰는 기록. 일본 교토에 갔다 온 얘기 쓰려다 생각나서 쓰는 그런 이야기) 그래봤자 출장 갔다온 얘기지만.


    세인트 루이스 전에 스탑오버하여 하루 머물었던 시카고 이야기부터 써야겠습니다. 이번에 같이 간 동료는 미국이라고는 출장으로 휴스턴밖에 못 가 본 그런 아이였습니다. 제가 워낙 아끼는 동생인지라 그 친구에게 시카고 구경을 시켜주고 싶기도 했고, 유학 시절 신세졌었던 애니네 가족도 오랜만에 만나고 싶었습니다. 


    제가 간다고 하니 일하는 와중에도 짬을 내서 공항까지 마중나와주신 아저씨와 변호사 시험 공부하다 나온 애니. 다 좋은데 오헤어 공항에서 시카고 다운타운 들어가는 길에 동료 앞에서 저를 폭풍 까대기하는 통에...나의 위엄, 나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사상이 삐뚤어졌다는 둥, 고집이 세다는 둥, 좌빨이라는 둥 ㅋㅋㅋ).




    그렇게 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간 곳은 시카고 전통의 딥디쉬 피자가 있는 지노스 이스트Ginos East (http://www.ginoseast.com/) 언제나 그렇듯 야채피자에 소고기를 추가하고 (ㅋㅋ 이래야 그나마 덜 짭니다) 코 박고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먹으니 정말 맛있더군요. 그렇게 금강산도 식후경을 한 후 바로 시카고의 자랑 미시간 애비뉴, 즉 매그니피선트 원마일(Magnificent one mile)을 걸었고 밀레니엄 파크에도 갔는데. 아니 5월 말인데 왜 이렇게 추운 건지. 얼어죽을 뻔 했습니다. -_-; 제가 몇 년 사이에 이 동네 날씨를 잊었던 것이었습니다. 



    NBC건물(이었나) 세계방방곡곡에서 가져온 돌이 박혀있었습니다. 수원성 돌도 있기에 사진 박아왔어요.



    비행기에서 한숨도 못 잔 동료가 너무 피곤해 하길래 애니가 며칠 전 저스틴 비버와 오프라 윈프리가 와서 더 유명해졌다고 소개한 랄프로렌 레스토랑(RL Restaurant, http://www.rlrestaurant.com/)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그런데 이눔이 커피 시켜놓고 자는 것 아닙니까! 결국 토요일 황금저녁시간대 저녁도 안 먹고 잠이나 퍼질러 잔다는 이유로 서빙하는 사람한테 정중하게 쫓겨나고 -_-; 아저씨가 픽업 오셔서 애니네 집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미국을 떠나던 시절 애니네 집은 Oak Park였는데, 좀 더 교외지역 저택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대궐같은 그 집에는 감동적이게도 제 방도 있었...... ㅠ.ㅠ 침대까지 다 있는 그 방에 제가 미국 떠나면서 두고간 물건들도 그대로 있더군요. 각 방 마다 딸려있는 화장실은 무슨 제 방보다 더 크고...-_-; 저는 부동산에 눈이 멀어 아저씨와 아주머니에게 절 며느리로 삼아달라고 읍소를 했었더랬죠.


    밤11시가 되어서 아주머니가 해주신 비빔국수와, 지금까지 먹어 본 고기 중에 가장 맛있었던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시차적응도 안 되고 피곤해서 조금만 먹으려고 했었는데 동료 고기까지 빼앗어 먹었고, 그 친구는 아직도 생각 날 때마다 "으힝, 언니가 안 먹겠다더니 내 고기까지 가져가고~"라는 얘기를 합니다. -_-;;;



    다음날에는 그 집을 떠나서 시카고 다운타운 워터타워 근처에 있는 애니 자취집에 짐을 맡기고 시카고의 마천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존핸콕 시그니쳐룸(http://www.signatureroom.com/)에 갔습니다. 예전에는 존핸콕 전망대에 갔었는데, 이 시그니쳐룸에 가면 전망대 비용 없이 브런치를 먹으면서 풍광을 바라볼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아침을 먹고와서 브런치는 배부르고, 대신 커피나 마시려고 했는데 시그니쳐라운지는 11시부터 입장이라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미시간 레이크를 좀 거닐었는데, 아니 이 녀석 미시간 호수가 아무리봐도 바다라며 결국 맛을 보더이다. 그리고 하는 소리가 "어 진짜 바다 아니네요. 안 짜요~." 아니 제가 데리고 가는 놈들마다 왜 이 물 맛을 볼까요. -_-; 호변을 따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시간 맞춰 시그니쳐 라운지에 다시 갔으나 동료가 여권을 안 가져가서 입장 불가 -_-; 여자 화장실에서 보는 전경이 좋다고 해서 화장실에서 사진 찍고 나왔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간 곳은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http://www.artic.edu/). 저는 한 대여섯 번도 넘게 간 것 같은데, 갈 때마다 좋습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동료도 완전 휘둥그레. 시차적응 안 되고 피곤하다며 맥을 못추더니 이 그림도 좋고 저 그림도 좋다며 흥분합니다. 그렇게 미술관 구경을 하고 저녁비행기를 타고 세인트 루이스에 도착하니 저녁 10시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애니네 가족, 너무나도 아름다운 시카고 다운타운, 미시간 호수, 밀레니엄 파크, 미술관. 짧았지만 잊지 못할 시간이었습니다.



    여자화장실에서 찍은...-_-;



    혹시 미국 가시는 분들은 시카고 오헤어에서 스탑오버 하면서 다운타운만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름 저 관광지들이 근처라서 한 걸음에 관광하기 좋답니다. (Art institute of Chicago는 일정이 촉박하면 건너 뛰고, 밀레니엄파크->미시간 애비뉴(콘타워, NBC, 워터타워)->미시간 레이크 정도만 돌아보셔도 눈요기가 될 듯합니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