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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wiz, 올 시즌 마음 따뜻했던 순간 다섯
    My beloved BASEBALL/마법사?! 2015. 10. 4. 01:24
    팀을 구해내는 그림같은 수비,
    큼지막한 아치를 그리는 홈런,
    만루에서 상대타자를 돌려세우는 삼진,
    끝내기 역전타,

    야구를 보다보면 드라마 같은 순간이 주는 짜릿한 감동도 있지만, 때로는 선수들 인터뷰나 몸짓에서 느껴지는 생활인의 온기와 사람간의 돈독한 정에 묘하게 마음이 훈훈해 질 때가 있다.

    그래서 마음대로 뽑아보는 올 시즌 kt wiz의 소소하지만 마음 따뜻했던 순간 베스트(?) 5


    1. 박기혁

    http://tvpot.daum.net/v/vad91HHHjuJJdEsHuZUjEdJ

    시즌 첫 수훈선수 인터뷰를 평범하게 하던 중 박경수와의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는 질문에 '오호라, 너도 아는구나' 하면서 표정이 확 밝아지더니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요"라고 음이탈까지 내면서 급격하게 말이 빨라진다.


    이는 실로 꽃범호를 마주할 때만 보여주던 바로 그런 반응


    FA로 처음 팀을 옮긴 후에 부진했지만 부담도 컸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맞는 동료를 만나 멋진 콤비플레이를 만들어 내는 그가 생각나 괜히 더 흐뭇






    2. 윤근영

    명원코치가 껴안아줬던 모습과 생애 첫 수훈 선수 인터뷰

    데뷔 10년만에 첫 선발승을 거둔 후 부끄부끄하며 카메라에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는 등 나이답지 않게 귀여운 모습. 가족에 대한 사랑은 방송보다는 따로 전하겠다는 우리 시대의 아저씨.
    낌새를 눈치 챈 해설자의 질문에 첫 수훈 선수 인터뷰가 맞다는 말에 끼쳐오는 형용하기 어려운 짠함. 한 팀의 당당한 1차지명 선수가 10년을 유망주로 살다, 20인 제외로 이적한 후에는 부상에 시달리기까지 했으니 그간 마음 고생을 얼마나 했을지.

    또다시 부상을 당했는데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선수 생활했으면 좋겠다. 




    3. 김영환

    굉장히 다소곳한 자세로 인터뷰에 임한 김영환 선수.

    자신이 1군에서 플레이 하기까지 돌봐준 퓨쳐스코칭스태프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게' 에서는 본인도 울컥한 듯. 대상수상 소감 같았지만 고마움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잘 느껴지는 인터뷰. 일단, 그냥, 어어 등으로 점철된 말바보가 엄청나게 긴장되고 떨리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 나도 마음이 찡해왔다. 대견하고 기특한 사람이 더 자주 보고싶은 게 인지상정일텐데 2군 코칭스태프들은 오히려 그런 선수일수록 더 2군에 오지말라고 하지 않겠는가. 그 분들도 이 인터뷰를 보면 참 흐뭇했을 듯 싶다.




    4. 오정복
    응원가 고맙다고 큰 절 올리는 모습

    kt 선수 중에는 리그의 스타플레이어 출신도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전팀에서는 주목 받지 못하거나 자신을 대표하는 응원가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오직 자신만을 위한 응원가를 만들어 주고 그걸 열심히 불러주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 고마움을 백마디 말보다 넙죽 절하는 것으로 표현해준 선수를 보면서 괜히 뭉클

     


    5. 홍성용
    강판 될 때 미안하다 그러면서 강판되는 모습

    불펜의 노예 필승조로 고생한다는 것을 kt팬이라면 다 아는데, 연투 끝에 한 번 잘 못 막았다고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울컥했다. 홍성용이 프로선수로 뛰기까지 거쳐온 인생 역정을 알기에, 그래서 그의 현재에 대한 절실함이 느껴져서 더 훈훈했던 모습이었다. 

    그에 대해서는 http://leonpero.tistory.com/956 에서 따로 서술


    번외로,
    1. 끝내기를 치고도 다친 상대팀 선수를 걱정하느라 정신줄 놓았던 넥센 고종욱의 인터뷰

    2. 대주자로 결승 득점을 한 후 울먹였던 고영우 선수의 인터뷰도 보면서 많이 감동했다.








    돌이켜보건대,    

    최고의 스타플레이어가 훌륭한 말재간으로 포장한 인터뷰가 아니라 매일같이 보는 사람들이 진솔하게 전하는 질박한 이야기. 으로 부딪치며 살아왔기에 섬세하게 말로 풀어가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투박한 표현 방식. 때로는 서투르고 어색하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스쳐가는 표정, 그 사이로 꾹꾹 눌러 담은 마음 한 조각이 보일 때의 온기에 마음 한 켠이 훈훈할 때가 참 많다. 


    이번 한 시즌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좋았지만 그만큼 끈끈해진 선수들 간의 동료애, 코칭스태프에 대한 신뢰, 그리고 팬들과의 교감이 있어서 참 흐뭇했던 첫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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