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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식의 흐름에 따른 좌완 잡설
    My beloved BASEBALL/잡설 2016. 10. 24. 15:15

    두 해 동안 열렬하게 연고도 없는 팀을 응원하였는데 감독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나도 같이 FA로 풀려났다(또!).

    오늘 어쩌면 2016시즌 마지막 직관이 될 포스트시즌 경기를 앞두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야구 얘기나 해볼란다.


    야구팬이라면 기본적으로 좌파 성향을 깔고 갈 것이다. 나도 내로라하는 좌파인지라 왼손 타자, 왼손 투수에 대한 애정이 크디 크다.

    투구폼이 예쁜, 공 빠른 왼손 투수, 준족의 똑딱이 왼손 타자라면 사족을 못 쓴다. 야구 입문도 발 빠른 똑딱이 왼손 타자로 했으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이유는 알 수 없으나, 그 중에서도 정씨, 조씨, 전씨, 오씨를 특히 더 좋아한다는 통계도 있다).


    내가 야구 보던 초창기에 왼손 투수에 대한 애정에 불을 지폈던 좌완 삼인방이 있었으니 바로 이상훈, 구대성, 김홍집이다. 당시에는 삼인방이라는 말도 쓰지 않았다. 좌완 트로이카. -_-;

    당시 국대 삼인방이었던 이들은 입단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끌었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구대성의 팔이 사이드암까지 떨어진 것에 대한 갑론을박이다. 이미 아마 시절 혹사로 인하여 팔이 내려왔으니 길게 기대할 수 없는 선수다라는 의견과, 원래부터 쓰리쿼터 정도여서 큰 문제 없다는 의견이 그것인데 구대성은 한국, 일본, 미국을 거쳐 호주에서 작년까지 야구 선수 생활을 했으니 후자 승인 걸로.


    이상훈과 구대성이 뭔가 상남자 냄새 거칠게 뿜어내는 투수였다면 내 기억 속의 김홍집은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옹골차고 믿음직한, 그러나 뭔가 응어리가 있는 투수였다. 94년 한국시리즈 때 혼자서 묵묵하게 완투하다가 통한의 끝내기 홈런을 맞았었을 때의 김홍집의 표정을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후 한 번도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가 2003년 포스트시즌이던가 신용운이 홈런을 맞았을 때의 표정에서 김홍집이 떠올랐다. 승리에 환호하던 사람마저도 먹먹하게 만드는 그런 표정. 팀의 패배가 어깨 위로 무겁게 내려앉은 듯한 축쳐진 어깨. 

    개화기 역사 공부할 때도 자주 생각나는 그 이름, 김홍집 -_-




    이후에도 무시무시한 좌완 3인방이 나오긴 했으나 이들은 현재진행형인지라 향수를 자극하는 쪽은 아무래도 93년 좌완 3인방인 듯 싶다.

    그러고 보니 양현종이 한 때 미니홈피에 '지옥에서 온 파이어볼러'라고 썼던 기억이 난다. 야구계의 유명한 속설 중에 '좌완 강속구투수는 지옥에서도 구해온다'는 말에서 착안했으리라. 몇 년 전, 문득 이 말의 출처를 찾기 위하여 엄청나게 구글링을 했었다. 모 해설위원이 중계 중에 메이저리그의 속설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야구 명언을 샅샅이 찾아보다가 안 나와서 left-handed, southpaw, lefty 및 좌완 투수를 뜻하는 온갖 속어에 hell(ㅋㅋㅋ)을 더하여도 출처는 찾을 수 없었다. 일본어로 찾아봐도 나왔던 것이라고는 한국어 기사에 있는 상기의 내용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 뿐이었다. 즉 이 속설은 지금까지 찾아본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말이 아닐까 한다. 결론적으로 한국 좌파들의 소행이라능...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