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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Day 3(1) - 구엘 공원
    여행/스페인-포르투갈 2016. 11. 2. 15:54

    Park Güell

    구엘공원의 유료존은 8시까지(혹은 직원 출근 전까지) 들어가야 무료라고 들었다. 우리도 그 장대한 무료의 꿈을 이루고 싶었다. 그러나 꽤 다양한 루트로 구엘공원에 대하여 공부하였음에도 폭망/대실패.


    채 해가 뜨기도 전에 우리는 숙소 근처(유니베르시타트 역)에서 24번 버스를 타고 구엘공원으로 향하였다. 한 3-40분 걸려 구엘 공원 후문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이미 8시가 조금 넘은 상태, 그러니까 약 8시3분 정도. 아직 괜찮을 것 같다며, 월요일 아침인데 직원이 벌써 출근했을리 만무하다며 우리는 진격 또 진격하였다.


    여기서 고백하자면, 스페인 여행 준비를 하며 알게 된 단어가 있으니 바로 Mirador 즉 전망대이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푯말에 확연히 보이는 Mirador를 보고 그래, 사진으로 보던 멋진 경관을 선사하는 벤치(즉 유료존)라면 분명 Mirador라 명명하였으리라! 필시 경관이 잘 보이는 높은 곳에 있으리라! 하며 허벅지가 터질 정도로 쉼 없이 오르고 또 올랐다.

    그런데 오르면 오를 수록 우리를 반기는 것은 점점 아름다움을 잃어가며 민낯을 드러내는 구엘 공원과 근육질 개들(스페인 개들은 뭔가 근육질)이었다. 이제는 표지판도 보이지 않는다.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우리는 황급히 다시 돌아 내려와(내려오면서 우리가 얼마나 무식하게 많이 올라왔는지 절감)  다시 후문 매표소까지 돌아왔다. 처음부터 되짚어 가면서 잠시 간의 헤맴 끝에 유료존을 찾았을 때에는 이미 직원들이 우글우글. 심지어 표를 어디에서 사야하냐고 물으니 다시 후문 매표소(약 5분 거리)에 가서 사야한다는 것이다.


    나 이제와 고백하건데 당시 살짝 고민했었다. 패배감을 가득 안고 유료존에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마치 현지인 마냥 공원에서 아침 운동했다 셈치고 허기 진 배를 채우러 떠날 것인가. 그러나 다행히 친구가 별로 고민을 하지 않아 결국 다시 표 사러 돌아갔다가 유료존 입장.


    처음 유료존 들어가면 뭔가 흙바닥에 벤치만 있어서 이게 8유로라니 이 그지깽깽이도둑놈들아! 라는 욕이 나오지만, 아래쪽에 있는 예쁜 건물과 구엘 공원의 상징인 가우디 도마뱀까지 모두 포함인 것을 확인하고 분노가 눈 녹듯 풀렸다. 게다가 이곳이 은근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인지라 둘이 온갖 괴상망측한 자세를 취하며 사진을 찍다 보니 아까 정신없이 산길공원길을 오르던 고생도 다 사그라들었다. 구엘 공원 참 좋다(←단순함의 극치). 도마뱀도 좋고. 구엘 공원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의 샌드위치와 커피는 천상의 맛이고. (우리는 전날 오후 5시 이후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_-)


    이렇게 구엘 공원 이곳 저곳의 구경을 마친 후 우리는 정문으로 내려왔다. 한참을 내려와 일단 T10을 충전한 후 지하철을 타고 향한 곳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