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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Day 5(3) - 유대인 거리, 꼬르도바 도심
    여행/스페인-포르투갈 2017. 3. 20. 14:04



    Bodegas Mezquita

    엄청 주린 배를 움켜쥐고 우리는 잠시 검색을 했다. 원래는 tripadvisor에서 검색해 놓은 맛집이 두어 곳 있었는데 약간 거리도 있고 마침 시에스타 시간이다. 그래서 근처를 찾다가 나온 곳이 바로 메스키타 근처에 있는 Bodegas Mezquita이다.

    점심이 한참 지난 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고, 어떤 구역은 불도 꺼져 있다. 구석에 자리를 잡자 우리가 한국인임을 확인 한 후 한국어 메뉴가 있는 태블릿을 제공한다. 이상한 반항심이 있어서인지 나는 사실 이런 류의 친절을 좋아하지는 않는다-_-;  굳이 여행지에 와서도 한국 사람 많이 가는 음식점에는 가고 싶지 않은 그런 얄팍한 허세랄까. 

    (참고로 한국어 메뉴 https://issuu.com/bodegasmezquita8/docs/korean_menu_bodegas_mezquita)

    어쨌든 한국어 메뉴판 덕에 음식 주문은 수월했다. ㅋㅋㅋ

    주문한 것은 샹그리아, 화이트 앤 그린 살모레호, 소꼬리찜이었다. 꼬르도바의 유명한 음식이라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다. 살모레호는 처음 먹어본 특이한 맛이었고-평양냉면 육수에 콩을 갈아서 느끼하고 걸쭉하게 만든 그런 맛이랄까, 소꼬리찜은 굉장히 부드러웠다. 빵을 살모레호에 찍어 먹으니 이 또한 별미이다. 맛은 있지만 까무러칠 정도의 맛집까지는 아니다. 



    유대인 거리

    우리는 일단 배를 채우고 이제 유대인 거리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메스키타 앞으로 미로 같이 펼쳐지는 골목길인데 이곳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념품점도 많고, 하얀 벽에 파란 색 꽃 화분을 단 것도 앙증맞다(=즉, 사진이 잘 나온다). 정처없이 발 닿는 데로 걷다가 마주치게 되는 공간도 마음에 든다. 우연히 마주한 시나고그와 Souk(시장)이 인상 깊었다. 만날 시나고그가 어떻니 했지, 유대교 사원에 들어가본 것은 처음이라 마냥 우와우와 하며 신기해했다. 생각보다 훨씬 좁고 단출하다. 아까 박물관에서 디오라마로 재연한 Souk의 원형을 우연히 마주치고 우오오 아까 박물관에서 본 그 시장 건물이 요기 잉네 하며 재밌어했다. 그 박물관이 다 했다. 

    박물관의 Souk

    실제 Souk의 모습


    기념품점도 많고, 예쁘고 저렴한 기념품도 다양해서 이곳에서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선물을 제법 구매했다. 친구는 고양이 이름으로 타일 장식을 해주고 싶다며 알파벳이 새겨진 타일을 구매하기도 하였다. 평소 골목 돌아다니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우리나라에서는 큰 길로만 다닌다--이곳의 골목 골목은 보물섬 같다. 

    수로, 시나고그, 유대인 거리의 꽃 화분. 꽃거리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모두 인물이 들어가 있어서 -_-;



    꼬르도바 도심

    다시 돌아와 메스키타의 중정에 앉아서 오렌지 나무와 미나레트를 보며 좀 쉬었다. 


    우리가 탈 기차 시간까지 아직 시간이 꽤 많이 남았다. 알카사르가 문을 닫아서 생긴 뜻밖의 여유이다. 그렇게 한참을 쉰 후에 우리는 꼬르도바의 북쪽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과달키비르 강을 끼고 도는 지역이 옛 유적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는 역사 지구라면 북쪽으로 향할 수록 점점 은행, 공공기관, 백화점 등의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도심이 나타난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정말 중세에서 현대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El Corte Ingles라는 백화점에도 잠시 들어가보고, Jardines de la Agricultura(농업 정원)이라는 이름의 큰 공원도 지나 우리는 기차역에 도착했다. 약 2km정도인데 아침부터 구경하느라 돌아다닌 자들에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굉장히 즐거운 산책이었다.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하면서 애착이 가는 도시가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꼬르도바도 하나이다. 다음에 또 오면 며칠씩 묵으면서 이 도시의 정취를 흠뻑 느끼고 싶다. 




    꼬르도바 당일치기 여행을 마치고 이제는 세비야이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