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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Day 5(4) - 세비야(Sevilla, Seville)
    여행/스페인-포르투갈 2017. 3. 23. 15:02


    버스역에서 짐을 찾아서 건너편의 기차역으로 이동했다. 세비야에 타고 갈 렌페는 저녁 8시30분에 출발해서 9시15분에 도착하는 기차였다.

    공항식 짐 검사로 지체된다고해서 일찍 도착했는데 시간이 꽤 여유롭다. 가볍게 역사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기차에 올라탔다.

    화장실 앞을 지날 때 약간 좋지 않은 냄새가 났는데 그것이 객실까지 들어온다. 원래대로라면 짐은 객실 앞뒤에 있는 선반에 보관하는 건데, 이미 다른 가방들이 점령해서 우리는 가방을 자리에 가지고 와서 좌석 사이 공간(legroom)에 넣고 엄청 불편하게 다리를 가방 위에 올리고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기차 탈 때를 위하여 준비했던 강사와 자물쇠도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옆에 있던 신사는 혼자 앉아 있었는데 우리의 엄청 불편해 보이는 자세를 보더니, 자기 자리에 가방을 놓으라고 한다. 친절한 스페인 신사 덕분에 그나마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렌페는 빠른데 뭔가 지저분하고 불편하였고 그 신사를 제외하고는 같이 탄 가족들은 엄청 시끌벅적했다. 낙양에서 서안 갈 때 탔던 특급열차가 생각난 것은 왜일까.


    우리는 기차역에 도착해서는 곧장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세비야 시내에 자리잡고 있는 airbnb를 통해 예약한 숙소였다.

    여행하면서 airbnb는 처음 이용해본다.

    후기도 괜찮고,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위치가 훌륭하다고 해서 이곳으로 정하게 되었다.

    숙소 주인이 기차역에서 자기 집까지 택시를 타고 오라고 해서 택시를 탔는데(약 2~3km의 거리), 미터기로 쓰지 않고 가격을 불러서 약간의 언쟁이 있었다(12유로).


    우리의 숙소는 Supersol 슈퍼마켓 옆에 있는 아파트였다. Alvaro라는 사람이 호스트였는데 우리의 숙소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것 같았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거실과 방이 있는 원베드룸이다. 집은 얼핏 보기에는 깨끗해보였는데, 침구에서 약간 좋지 않은 냄새가 나서 나는 침낭 안에 들어갔다. 친구는 침낭 안에 들어가 있는 내 모습이 우습다며(혹은 귀엽다며) 신나게 사진을 찍더니 냄새에 괴로워하며 이내 배신자라고 한다. 참으로 갈대와도 같은 마음이다. 화장실도 나쁘지 않고(스페인 고유의 화장실 형식이었다), 집도 넓고, 주방도 널찍하고, 위치도 좋아서 나는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었는데, 침낭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한 끗 차이로 친구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가능하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우리는 일단 Supersol에서 과일과 물 등의 식료품을 간단하게 샀다. 집주인에게 물어서, 플라멩코 공연을 보여주는 레스토랑을 가보려고 했다. 10시가 지나 밤거리를 돌아다녔는데 관광객도 많아서 별로 위험한 느낌은 없다. 그러나 집주인이 알려준 레스토랑은 한창 플라멩고 공연이 진행 중이긴 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 문 앞에 들어서기만 했는데도 열기가 후끈 - 공연이 보이지도 않을 것 같아서 그냥 포기했다. 우리는 세비야의 플라멩코 박물관에서 하는 다음날 플라멩코 공연을 예약했다. 박물관도 집에서 5분 거리도 안 된다. 

    다음날 아침의 식단. 채소쥬스와 과일 구입. 컵라면은 한국에서 공수.


    세비야의 밤에 부는 바람은 낮의 열기가 남아 따뜻하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