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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르투갈 Day 2(3) - 쿠메르시우 광장, 28번 트램,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
    여행/스페인-포르투갈 2017. 4. 23. 22:21

    다시 정들었던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허기가 졌던 우리는 음식점을 찾아 헤맸다. 한국에서 알아보고 온 식당은 휴가이거나 없어지거나 하여 그 자리에서 검색하여 근처 식당으로 갔다. 

     

    TASCA D'LYON

    저녁 시간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사람이 없어서 들어가도 되나 하는데 주인은 친절하다. 우리를 시작으로 손님들이 오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해물밥(Arroz de Marisco)과 스파게티를 주문하였다. 스파게티는 너무 익어서 좀 퍼진 맛이 났는데 해물밥은 내 입맛에 맞았다. 짬뽕밥을 덜 맵게 한 시원한 맛이었다. 친구는 해물향이 많이 나지 않아서 아쉽다고 하는데, 난 비리지 않아서 좋았다. 스페인에서 먹은 빠에야보다 훨씬 맛있었다(그래봤자 스페인에서도 빠에야 두어 번 먹었고, 포르투갈에서도 해물밥 한 번 먹음).

     

     

    쿠메르시우 광장(Praça do Comércio)

    호시우 역에서 아우구스타 거리를 지나면 쿠메르시우 광장에 도착할 수 있다. 우리 숙소가 위치한 이 거리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버스킹을 하는 악사와 예술가도 많다. 앞쪽으로는 큰 개선문이 보이는데 이 개선문을 통과하면 바로 광장이 있고 광장을 면하여 바다같은 강물이 펼쳐진다. 원래 이곳에는 궁전이 있었는데 18세기 리스본 대지진으로 파괴되고 광장이 들어섰다고 한다. 광장 중앙에는 조제 1세의 기마상도 있다. 광장 근처로 노란 트램도 지나가고, 버스가 지나다니는 도로도 있다. 돌계단을 이용하여 강변으로 내려갔더니 바람이 엄청 불어닥친다. 강 건너편으로 예수상이 보이는데, 야경을 즐기려는 사람으로 인산인해이다. 이 날은 밤이라 몰랐는데, 다음날 와보니 노란색 건축물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Casa Portuguesa do Pastel de Bacalhau

    광장에서 다시 아우구스타 거리를 거슬러 오는데 줄이 길게 선 빵집이 눈에 보인다. 디저트 귀신인 친구는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이 '나도 저거 저거' 한다. 나는 화장실이 급한 나머지 친구를 냅두고 숙소로 급히 돌아왔다. 친구가 곧 빵을 사왔는데, 뜯어보더니 어엇 하며 내 눈치를 본다. 치즈 냄새와 생선 식감으로 가득한 이 빵은 포르투갈의 대표 음식인 파스텔 드 바칼라우(pastel de bacalhau), 즉 대구 크로켓이다(하나에 3.5유로). 두 개를 사왔는데, 한 번 먹어보더니 두 개 산 것을 후회했고, 나도 구박했다. -_-; 치즈는 좋은데 생선 식감은 멸치 껍데기 씹는 기분이고, 비린내가 좀 많이 난다. 

     

     

    방에서 잠시 쉰 후에 이제 상 조르제 성(http://www.castelodesaojorge.pt)에 가기 위하여 피게이라 광장으로 갔다. 가는 길에 비바 비아젬 카드 24시간권을 각각 6.5유로에 구입하였다. 이 광장에서 737번을 타면 성까지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정류장도 엄청 많다. 겨우 737번 버스 정류장을 찾아서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같이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사람도, 어떤 사람이 지나가며 뭐라뭐라 얘기하니 하나 둘 자리를 뜬다. 구글 시간표에도 그렇고, 정류장에 있는 시간표도 그렇고 모두 버스가 온다고 써 있는데 감감무소식이다. 결국 30분을 넘게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28번 트램을 타기로.

     

    28번 트램

    패잔병처럼 쭈글해져서 28번 트램의 기점인 Martim Moniz역으로 갔다. 광장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많이 늦은 시간이라 굉장히 어둡다. 28번 트램도 어디에서 타야하는지 몰라서 몇 번을 낚였다가 겨우 탔다. 모두가 관광객인지라 이쪽 정류장에 서있다가 다른 쪽 정류장으로 트램이 오니 모두 우당탕탕 달려간다. 늦은 저녁시간인데도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예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낑겨 탔던 트램이 생각난다. 경사 심한 언덕과 건물 사이 비좁은 공간을 둔탁하게 꺾으며 지나가는데 재미있다. 어느 새 자리가 나서 앉게 되었다. 주변에는 광동어(?)를 쓰는 가족(단체) 관광객이 있었는데, 추웠는지 창문을 닫는다. 나도 추워서 창문을 닫아보려고 했는데 잘 안 닫힌다. 그래서 포기하려는데 그 가족들이 너는 해낼 수 있다며 양쪽에서 도와주며 힘내라고 한다. 시선이 모두 내게 쏠린 가운데 무언의 압박에 시달리며 결국 낑낑 거리며 창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창문을 닫자 트램 안이 환호로 가득 찬다. 이 무슨... ㅋㅋㅋㅋㅋ 친구도 이 상황이 재밌다며 옆에서 낄낄거린다.

    트램은 알파마 지구의 좁고 경사 진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누비며 지나간다. 트램은 스탑사인을 눌러야 멈추는데 이곳이 도대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다가 성당을 지났고 다음 정류장이 카몽이스 광장(Praça Luís de Camões)이었다. 이 정도면 숙소 근처이다. 종점까지 갔다가 돌아오기에는 너무 늦었서 우리는 이곳에서 내려 Baixa-Chiado를 거쳐 숙소 근처로 걸어왔다. 숙소 근처에는 산타 주스타 승강기가 밤에도 번쩍이며 서있다.

     

    28번 트램 노선. 누르면 커져요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Santa Justa Lift)

    산타 주스타 승강기는 호텔 옆 골목에 위치해 있는데 처음 보자마자 특이함과 아름다움에 깜짝 놀랐었다. 첫날부터 호텔을 찾아 헤매면서 보기는 했었는데 언제나 줄이 너무 길었다. 하절기에는 11시까지 운행하는데 밤 늦은 시간이다보니 보통 때보다 사람이 훨씬 적어서 우리는 이 김에 엘리베이터를 타기로 했다. 이 엘리베이터는 한 번 타는데 5유로인데 비바카드가 있으면 공짜로 탈 수 있다. 줄을 섰더니 곧 우리 차례가 되었다. 굉장히 짧은 시간의 탑승이었지만 그간 힘들게 걸어 올라왔던 언덕 위로 쑥 하고 올라온다. 조망이 엄청 좋거나 하지는 않지만 비바카드가 있으면 꼭 한 번 타 볼만한 듯.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를 마지막으로 방에 들어와서 친구와 카메라 충전이 어쩌니 저쩌니 이야기를 하다가 기절하듯 자버렸다. 친구도 얘 갑자기 잠들었네라고 생각한 후 바로 기절했다고 한다.

    내일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