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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벽인의 5월 첫 날 출타기
    What am I doing? 2017. 5. 1. 11:01

    신록의 계절 5월 첫 날. 날은 좋아 녹음은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데 온 세상이 누리끼리하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의 콜라보에 눈은 희멀겋게 떠야하고 행여 크게 숨이라도 들이킬라치면 쏟아지는 것은 잔기침. 

    노동절과 황금연휴답게 거리가 한산하다. 지하철에도 쉽게 자리가 나서 의자에 앉으니 의자에서 텁텁하고 쿠린 냄새가 올라온다. 요즘은 다 방연제로 바뀌어서 철제 의자인데 아직도 천떼기 비스므레한 것으로 된 시트가 있어 수많은 사람의 체취를 가득 머금었나보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사람이 용출해 낸 수분이 곰팡이와 세균의 발효작용까지 돕지 않았겠는가. 가히 유쾌하지 않은 냄새를 맡아가면서도 끝까지 앉아있는 것은 이미 자리를 깔고 앉으며 포기한 옷자락 때문이요, 이미 냄새분자가 코에 닿았음을 인지하였기 때문이다.

    문득 안여닫이 창문이 눈에 들어온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저 창문이 단순히 장식용이 아니라 실제로 열 수 있다는 걸 알까. 나도 십 년 넘게 저 창문이 열려있는 것을 본 적이 없는 듯 싶다. 예전에는 여름 장마철에 객실 내부의 공기가 끓어올라 바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서리가 낄 때면 사람들이 저 창문을 열곤 했다. 가끔은 지하철 터널을 통과하며 어둠 속에서 불어닥치는 먼지 바람도 시원하게 느꼈던 적이 있었지.

    그러고 보면 소싯적에는 지하철 타는 것을 엄청 싫어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 볼 수 있는 창밖 풍경에 대한 갈급함과 답답함도 있지만 그보다 전철이 올 때마다 태풍처럼 불어오는 먼지 바람을 더 싫어했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심지어 열풍까지 불어 어두컴컴한 터널 속에서 사막을 느끼기도 했었다. 요즘은 각 역마다 스크린 도어가 생기면서 원치 않던 바람이 사라졌다. 그나마 행이라면 행일까.

    그래도 지하철에서 다시 밖으로 나가는 아침은 밝은 노래여야 한다. Depapepe의 Happy Sunshine, Morning Smile, Sky! Sky! Sky! 

    이 아침에 명실상부한 노래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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