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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드] <여의방비(如意芳霏), 2020> 잡설
    오덕기(五德記)/中 2021. 11. 29. 12:25

    이번에는 <여의방비>, <유리미인살>, <장야>, <투파창궁>을 같이 들어갔다.

    <유리>는 11편까지 스킵하면서 버텼지만 결국 나가떨어졌다. <산하령>의 엽백의 역을 맡은 황유명도 나오고, <금의지하>의 남청현을 맡은 한승우도 나오지만 그들의 힘으로 버티기에는 내 취향이 아니다. <장야>와 <투파창궁>은 언젠가는 보긴 할 듯. 대신 스킵 신나게 하면서 본 작품이 바로 <여의방비>이다. 오로지 장철한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버텼다.

    장철한은 <산하령>에서 처음 본 후 마음에 들었는데, 그가 처한 상황에 연민을 느끼면서 더 마음이 갔다. <산하령>에서의 연기가 마음에 들었는데, 앞으로 (한동안은) 그의 작품을 보기 힘들다는 생각에 너무 아쉬워서 옛날 작품이라도 봐야겠더라. 그럼에도 <운석전>은 보다가 주화입마가 와서 멈추고 <여의방비>는 장철한이 꽤 볼만 했다. 

    내용은 대우국 4 황자 숙왕 서진(장철한 분)과 표면상 금은방인 여의루에 속해있는 부용(국정의 분)의 사랑 이야기이다. 부용은 자신이 예지몽을 꾼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때마다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예지몽의 끝에는 숙왕과 혼인하여 순장되는 내용이 있어 그를 멀리하려고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맞부딪친다. 그때마다 대사는 "또 너냐(又是你)." 우연한 만남이 계속되자 어느덧 서로에 대한 감정이 커져간다. 이들은 사방팔방에서 자신들을 떼어내려는 다양한 시도와 서로에 대한 고집과 오해, 그리고 충분한 대화 부족 때문에 함께 하다가도 멀어지기도 한다.

     

    로맨스 물이 그렇듯 남주는 일편단심 순정남, 여주는 민폐오해녀. 아놔. 여주가 똑똑하고 자기 본업도 열심히 꾸려가는 것으로 그려지기는 했지만 실상은 제 혼자 힘으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무슨 이혼 드립을 전가의 보도마냥 사용한다. 그러나 나는 장철한을 보려고 <여의방비>를 본 것이라 괜찮다.

    외사랑 느낌이 강한 메인 커플 라인보다는 부용의 언니인 부선과 오백기의 서브 커플 라인이 알콩달콩하여 더 보기가 괜찮았다. 의외로 <운석전>에서부터 이어졌다는 국정의와 장철한 커플은 별로 안 어울려 보였다. 실제로는 나이 차이가 세 살밖에 안 나던데, 국정의 옆에 있으면 장철한이 왜 이렇게 나이 들어 보이는지. 흑흑.  

     

    장철한은 별안간 로봇이 될 때가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연기를 잘 한다. 게다가 나는 <산하령>을 여러 번 보면서 장철한의 연기를 간파하는 능력을 배양하였다. 약간 알쏭달쏭한 표정 연기도 바로 읽어낼 수 있다. 게다가 이 드라마에는 장철한의 연기를 상대적으로 빛나게 하는 발연기 배우가 한 명 있다. 바로 (서브남) 안왕을 맡은 류혁창이다. 류혁창은 야구를 잘하게 생겼다. 알고 보면 장철한이나 류혁창이나 모두 상해희극학원 동문인데 선배를 빛나게 하려고 후배는 저리도 발연기를 시전 했나 보다. 그리고 이러한 연기력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두 사람의 성우도 한몫한다고 본다.

    숙왕 성우인 위초(魏超)는 장철한 전담 성우인 듯했지만 연기를 감정 없이 메마르게 한다. 그래도 사람들이 <운석전>에서 장철한 연기를 성우 힘으로 버텼다고 하니 감사합니다 ㅋㅋㅋ. 위초는 애니메이션 <마도조사>에서 남잠 배우라고 한다. 남잠이 대사가 적으니 망정이지.  안왕 성우는 일부러 그런 건지 국어책 읽는 줄 알았다. 배우와 성우가 쌍으로 뭐 하는 건가요. 안왕 성우는 익범(弋凡)으로 훗날 보려고 찜해놓은 <어사소오작>의 소근유 역을 맡았다고 하는데 주연이던데 이보다는 잘하겠죠. 신나게 스킵하면서 보다가 갑자기 <산하령>의 주자서 목소리가 들리길래 오잉 하고 찾아보니 안왕의 부하인 문형 목소리가 곡강산이다. <산하령>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에서도 극찬을 했지만, 목소리 이렇게 좋아도 되나요. 

    이 드라마는 건물 인테리어나 조명에도 공을 들였고, 머리 장식이 굉장히 중요한 소재이다보니 머리 장식도 엄청 아름답다. 배우들 비주얼도 모두 고르게 좋다. 심지어 숙왕의 어머니인 숙비도 너무 젊고 고와서 처음에는 장철한 모친 역이라고는 상상 못하고 저 사람이 숙왕의 정비인가 했다(절대 숙왕이 나이들어보였다는 말은 아니다 흑흑). 무술 장면도 로맨스물임에도 꽤 볼만하다. 숙왕과 오백기가 싸우는 장면은 박력 있고, 여러 사람을 상대로 싸우는 결투 장면도 좋았다. 장철한이야 원래 만능 스포츠맨이라 액션신을 잘 소화하는데, 의외로 안왕이 발검할 때도 볼만했다. 그 와중에 숙왕은 회복이 도마뱀급이라 언제 부상 입었냐는 식으로 멀쩡하다. 달리다보면 낮밤이 바뀌어 있고, 내용을 흐지부지하고 넘어가는 데에 일가견이 있지만 이미 스킵하고 있으니 괜찮다.

    <여의방비> 스페셜 현대 버전도 있다. 장철한 보면서 또 앓는 중. 장철한을 위해서라도 중국 콩사탕을 무너뜨리고 위구르를 독립시키고, 홍콩을 독립시켜야겠다. 안왕은 황숙 역할보다는 야구모자 쓴 현대극이 더 잘 어울리고 연기도 잘 한다. 그런데 자꾸 장철한한테 따슈(아저씨)라고 부르지 마. 흑흑. 스페셜 현대 버전은 고장극 <여의방비>보다도 내용이 더 허술하다. 그냥 배우들 현대극을 볼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해야 하는 건지.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