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프를 사냥하는 사람들 (those who hunt elves)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 만화를 봤다는 것을 까먹고 또다시 보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함이다.
짧은 겨울 방학 동안 꽤 많은 애니메이션을 게걸스럽게 봤다.

채운국 이야기와 십이국기를 일본어로 보고 나서 또다시 일본어에 심하게 익숙해지는 것을 우려하여 영어에 친숙해지겠다고 영어로 더빙되어 있는 애니메이션을 찾은 것이 큰 화였다.

엘프를 사냥하는 사람들이라는 매우 땡기는 제목과 애니 전문 사이트인 "베스트애니메"에서도 나쁘지 않은 평가, 그리고 영어로 더빙까지 된 인기 등등을 고려해서 보기 시작했는데...젠장!!! 사람들이 1화와 2화는 웃기다고 했는데 처음부터 재미가 없는 거다. 재미가! 이게 왜 17살 관람가인지 모르겠다 수준을 보아하니 남자 초딩고학년 중딩 등이 딱 좋아할 캐릭터 조합인데 말이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유치한 코믹에 벌벌 떨다가 결국 시청을 포기했다. 왠만한 시리즈 1편부터 5편까지 보면 끝까지 보는 편인데 도저히 지속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시청을 포기한 건 다 보다가 마지막 한 편을 남기고 엄청난 실망감에 몸서리 치게 한 "소년음양사"이후 두번째리라. (그래도 소년 음양사는 거의 끝까지 견딜 수 있었지만 이건 거의 초반에서 야레야레 하고 말았다)

왠만하면 캐릭터나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 만화에는 그럴 의리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