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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켄터키(Kentucky)의 루이빌(Louisville), 루이빌 슬러거 박물관과 켄터키~쇼!
    여행/미국 2009. 9. 12. 15:06
    매머드 동굴(맘모스 동굴?)에서 루이빌까지는 약 한 시간 반 정도 걸린다.
    사실 루이빌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그리 잘 알려진 도시는 아닐 게다. 뭐 나도 여행 일정 짜기 전에는 잘 몰랐으니까.
    지도로 노정을 살피고 있는데 Louisville이라는 도시가 딱 눈에 들어왔다. 순간 생각 났던 것은 루이빌 야구 배트. 
    웹 서칭을 했더니 바로 보이는 루이빌 슬러거 박물관(Louisville Slugger Museum & Factory)!!!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이 나도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루이빌 슬러거 박물관 및 공장은 루이빌 다운타운, 그것도 가장 아름다운 오하이오 강 옆에 자리잡고 있었다.
    박물관 주변에 공영 주차장에 주차하려는데 매표소의 직원이 내게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본다.
    "한국", 
    "북쪽, 남쪽?"
    "남쪽" 
    "그러면 너네 대통령은 그 키가 작은 사람이 아니겠네?"
    "키는 안 작아, 못 생겼지." 
    "아..."

    박물관이 무쟈게 튄다. 야구 방망이 박물관 티를 팍팍 내고 있음.


    입장료는 $9. 박물관에 들어가니 분위기가 놀이동산에 들어온 듯.
    겉으로는 표현을 안 했지만 관람 내내 속으로 꺄악꺄악 거리고 있었다.
    거기에서 일하는 어떤 사람이 나 보더니 어느 팀 응원하냐고. 그래서 나는 한국프로야구 팬이라 그랬더니 오오~ 하고선 뒤에서 다른 사람들한테 쑥떡 거린다. 나 다 들었거덩? -_-+

    스윗스팟을 찾아보라하는데. 한 3분 정도 두들긴 것 같다. -_-; 애가 좀 둔하다.이거슨 베이브 루스의 방맹이! 이것 말고도 미키 맨틀, 오티즈 등이 쓰던 방망이도 있었다.

    공장 구경할 사람은 모이라는 소리에 또 마음 속으로 꺄아악 거리면서 갔다. 공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영상물을 보는데 나무 방망이를 만들기에 앞서 한 해 4만 그루의 나무를 벤다고 하니 속이 약간 쓰리다. 내가 좋아하는 야구라는 스포츠는 여러모로 자연스러움/자연에 역행한다. -_-; 뭐 어쨌건, 공장은 실제 방망이를 만드는 현장! (그래서 이 박물관을 방문하려면 일요일은 피하는 게 좋다. 일요일에는 직원들도 쉬어야 하기에 공장 견학이 없다.)

    아쉽게도 공장 안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면 딱 하나 찍어오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바로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분홍색 배트!!!
    드라큘라 백작+이상한 나라의 폴에 나오는 마왕 수준의 무시무시한 이름과 그 이름에 걸맞는 외모를 가진 양반이 어머니의 날을 맞이해서 휘두른 핑크 배트가 거기에 있었다. 
    (그런데 여러 색으로 도색한 방망이 중에서 나무 결이 안 보일 정도로 까맣게 칠한 배트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거 부정배트 아닌가? 잘 모르겠네 -_-)

    이것은 벨트란의 같은 배트. 어머니의 날을 맞이해서 유방암 환자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방망이이다.



    이 곳에서는 모든 방망이를 컴퓨터로 자르긴하지만, 선수들의 싸인과 루이빌 마크를 하나씩 불도장을 찍는 걸 보니 문득 생각나는 이야기가 윤오영님의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 -_-; 우리 눈으로는 모든 방망이가 다 비슷해 보이고, 심지어 공장의 검사관들조차 완벽하다고 체크하지만 평생동안 배트를 휘둘렀던 선수들은 아주 미세한 차이도 귀신같이 알아낸다고 한다. 

    견학이 다 끝나고 난 후에는 미니 야구 배트도 하나씩 준다. (사실 이게 제일 좋았...-_-;)
    두 개면 다듬이질 하면 딱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 가서 조감독님 싸인 받아야쥐 후훗.


    박물관은 전시관, 공장, 영화관, 배팅 케이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천장에는 이런 설치미술이 되어 있다. 본 순간 바로 알았...이것은 야구공의 심.어린이들이 신나게 이 글러브 속을 들락날락 거리더라. 나도 하고 싶었어. 사실 -_-;


    이 설치미술 앞에서 한동안 뒹굴다가 히팅의 미학에 대한 짧은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에 시간에 맞춰서 들어갔다. 
    루이빌 방망이 쓰는 데릭 지터의 월드 시리즈 끝내기 홈런까지는 참 좋았다.
    그런데 상대 투수가 김병현. -_-;; 아 놔~ 우리 김 사장 보고싶돠!

    루이빌 배트를 쓰는 선수들의 싸인 모음. 일본 선수들은 있는데 한국 선수들 싸인이 없...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의 헌액 연도와 이름. 우리는 언제 명전 만드남.



    박물관을 나서서 약 두 블럭 정도 떨어진 Kentucky center for the perfoming arts에 갔다. 어디에서나 눈에 띌 거대하고 독특한 건물. 여기에서는 '켄터키쇼(KentuckyShow)'라는 영상물을 방영한다. 이걸 보러 간 까닭은 내가 주로 여행 정보를 얻는 tripadvisor.com에서 루이빌에서 꼭 봐야할 것 1위로 뽑혔기 때문이다.(물론 댓글에는 도대체 왜 이게 1위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서 본 결과 분명 1위를 할 만하지는 않지만, 켄터키의 아름다움, 문화, 자부심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괜찮은 영상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영상물에 정말 엄청난 공을 들였다. 괜히 켄터키의 아름다움에 뭉클해지면서 우리 나라도 영남쇼! 호남쇼! 그리고 이북에서 온 실향민들을 위한 이북쇼! 등등의 것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영상물을 보고 처음 안 건데, 남북전쟁 당시 켄터키 주는 주 안에서 남군과 북군으로 갈려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다고 한다. 사실 성향상으로는 남군에 더 가까워 보이지만 이곳이 마침 링컨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었던 바.)

    잡설 하나 하자면, 표를 살 때 켄터키 중간에 r이 들어간다고 착각해서 켄털키...라고하면서 옆에 표지판 보니 r이 없다는 사실에 급 당황해서 쇼에 갑자기 r을 붙이며 숄... -_-; 아 영어 구렸어~
    원래는 7달라인데 트리플A 카드가 있으면 5달라! 후훗

    오하이오 강오하이오 강 예쁜이 호.

    근처에 있는 오하이오 강에 가서 강 구경도 실컷 하면서 망중한을 즐기고 커피와 스콘 하나 사들고 차에 탔다. 그러고 보니 아침부터 저녁 때까지 먹은 건 이게 다... -_-;  어떤 분이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사진 찍어오라고 했으나, 여행만 다니면 별로 배고파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스킵하게 되었다. 여행의 즐거움을 먹는 거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난 아플 때에도 쇠까지 씹어먹는 식성을 보이지만 여행지에서는 식욕이 사라진다. -_-; 

    루이빌은 이 여행의 마지막 여정이었다. 
    내가 간 곳 말고도 무하마드 알리 기념관도 있고, 봄 가을에는 churchill down에서 말 달리는 것도 구경하면 좋을 듯 하다. 여자는 하나같이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가던데... -_-; 

    말 상이 여기저기 참 많다. 워낙 말이 많은 곳이라...뚱딴지처럼 걸려있는 샹들리에. 루이빌 다운타운 참 예쁘다.

    이 곳은 지금까지 갔던 다운타운 중에서 가장 내 마음에 쏙들었던 아름다운 도시였다. 아마 오하이오 강이 도시 한복판을 꿰뚫고 지나가는 형세가 서울 같아서일까? (신기하게도 오하이오 강은 오하이오라고 안 읽고 오-히-요~라 읽는다고 강 둔치 바닥에 써 있었다.)

    이거슨 루이빌.


    아 루이빌 벌써 또 가고 싶다. (절대 호텔에 두고 온 클린징 폼 때문이 아님 -_-;)

    다음은 매머드 동굴 편 거거거~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