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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자동차 여행] 뉴욕의 박물관과 미술관 (Metropolitan, MOMA, Guggenheim)
    여행/미국 2009. 7. 30. 13:29
    흔히 세계 3대 박물관이라고 하면,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영국의 영국 박물관(속칭 대영박물관)은 쉽게 꼽는데 세번째가 말썽이다. 어떤 이는 러시아의 에르미타쥐 박물관을, 어떤 이는 이탈리아의 바티칸 박물관, 그리고 또 어떤 이는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말하기도 한다. 뭐 이런 거야 호사가들이나 입방아를 찧을 주제이고, 난 그냥 내가 갔다온, 그리고 사랑해마지 않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여타 뉴욕에 있는 박물관 및 미술관에 대해 떠들어볼까 한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Metropolitan Museum of Arts)

    클립이 대충 요로코롬 생겨서 요일마다 색이 다르다.

    이번 여행에서 뉴욕에서 간 박물관이라고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뿐이다. 뭐 사실 며칠 걸려도 다 볼 수 없을만큼 방대한 전시품을 자랑하기 때문에 한 사나흘 뉴욕을 방문하려는 사람은 앗싸리 마음을 비우고 관심 있는 전시관만 들리는 것이 상책이다. 예전에 처음 갔을 때에는 뛰어다니시피하며 거의 전 전시관을 다 봤지만 이번에는 여유롭게 유럽중세/비잔틴/한/중/일/아프리카 유물과 유럽미술에 치중했었다.

    뭐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제 값 다 내고 표를 사는대신 호기롭게 기부를 하고 표를 얻을 수 있다. 나는 5달라를 내놓고 표 두장이요를 외쳤다. (이 정도면 많이 기부한건가? -_-;) 이렇게 하면 예쁘게 생긴 클립을 주는데 이걸 끼고 있으면 박물관 바깥 출입이 자유롭다. 

    박물관 레스토랑 가격은 비싸기 때문에 나는 도시락을 싸와서 어무니랑 센트럴 파크에서 여유를 즐기며 점심을 해치웠었다. (사실 주변에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

    박물관에 들어가면 이 무지막지한 미쿡놈들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건물을 통째로 뜯어온 것이 한두개가 아니다. 뭐 한꺼번에 모아서 보는 나야 편리해서 좋지만 유물은 제가 있던 곳에 있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석굴암이 토함산에 있으니 진정 묘한 기운을 뿜는거지 불상만 덜렁 박물관에 안치한다면 그게 진정한 맛이 나겠는가 말이다. 뭐 어쨌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진짜 볼만한 곳이다. 마음 같아서는 뉴욕에 살면서 정기회원이 되어서 매일같이 드나들고 싶다. 우리 어무니도 계속되는 박물관 투어로 지치셨음에도 불구하고 미술품 앞에만 대령하면 바로 입을 헤 벌리며 관람에 열을 올리곤 하셨다. 

    아프리카 베닌의 아이보리 가면. 이 베닌과 ife라는 국가는 아프리카 초기 부족사회를 탈피하여 초보적 형태의 왕정을 실시한 곳으로 유명하다. 요즘 미국에서 베닌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듯.



    고흐의 협죽도 부분. 범상치 않은 필치를 느낄 수 있다.




    고흐의 자화상 부분.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을 보라.




    뵈클린의 죽음의 섬. 예전에 이 그림을 주제로 포스팅한적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덜컥 사진을 찍었다.




    이번에는 특별전시회로 "아프가니스탄전"을 하고 있었다. 화려한 금세공 기술을 자랑하는 수많은 유물들을 사진기에 담아오고 싶었으나 특별전은 사진 촬영이 불가다 ㅠ.ㅠ 그래서 전시회 나오면서 책 표지를 찍었다. 아래 왕관이 너무 익숙해서 말이다. 나는 처음에 보고 "엄마 신라 왕관같아"하면서 난리를 쳤는데 설명을 읽어보니 '아프가니스탄 왕관으로 이와 비슷한 모양의 관이 한국 백제와 신라에서도 발견된다'라는 설명이 있었다. 고대 중동과 한반도 남부지역간에 교역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시하는건가.  





     

     MOMA (The Museum of Modern Art)


    원래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본 후 MOMA를 가려고 했었다. 금요일 5시부터 3시간 동안 무료로 입장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어무니 피곤하시다며 그냥 메트로폴리탄이나 열심히 보자고 하셔서 포기했다. 아마 가셨으면 엄청 좋아하셨을텐데 말이다. 

    예전에 2년전에 뉴욕 여행을 했을 때에도 이 MOMA를 무료입장시간에 입장했었다. 그때 줄이 어찌나 길고,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말도 못했다. 그림 하나마다, 특히나 유명한 그림 앞에는 군중들이 빠글빠글 모여있곤 했다. 

    세잔느, 피카소, 간딘스키, 몬드리안, 마티스, 달리 같은 유명화가들의 그림이 (그것도 유명한 그림들이) 엄청나게 걸려 있기 때문에 근대 유럽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사진이나 디자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모마 건물 안뜰도 예쁘게 꾸며져 있으니까 도심 속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은 잠시 나가서 쉬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내가 좋아했던 것은 모마 로비에서 1층부터 4층까지 길게 뻗어 있는 이 벽이다. 벽에 재미있는 그림들도 가득 그려져 있고, 맨 꼭대기에는 헬리콥터가 하나 덩그러니 매달려 있었다. 


    MOMA의 상설전시 그림들 보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로




     

     구겐하임 박물관 (Guggenheim Museum)



    솔직히 말하면 구겐하임 박물관은 메트로폴리탄과 MOMA를 보고 힘이 남으면 가면 됨직한 곳이다. 이전 시카고 포스팅에서도 한바탕 떠들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lank Lloyd Wright)가 건축한 건물만 바깥에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관람하나 한 거고. (안타깝게도 예전에 갔을 때에는 외부공사중이라 못 봤고, 이번은 근처에도 못갔다. -_-) 전시물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나 MOMA에 비하면 택도 없는 실정이다. (가격도 그리 저렴하지 않았었다) 내가 갔을때는 그나마 인상파 특별전이라도 열어서 볼게 많았는데, 그것조차 없으면 과연 볼게 있을랑가 모르겠다. -_-; (캐무시하는 중 ㅋㅋ) 그래도 나선형으로 주욱 1층부터 꼭대기층까지 층계없이 연결된 특이한 건축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볼만한 그림들도 있으니 추천!

    1층에 있는 장식품. 마음에 들었어요. 홍홍중간층에 자리잡고 있던 이상한 곳.




     

     섹스 박물관 (Museum of Sex)


    이건 당근 어무니와 함께 간 곳은 아니고. -_-; 2년전 친구랑 같이 갔을 때 친구가 꼬오오오오옥 보고 싶다고 해서 끌려갔었다. -_-; 가격도 그리 저렴하지 않다. (12달라던가, 16달라던가) 뭐 박물관 이름이 시사하듯이 섹스를 위한 다채로운 도구 및 관습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단백질 인형이나 포르노그라피를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 남자들만 있고 여자는 나랑 내 친구밖에 없었다. ㄷㄷㄷ 

    뭐 그렇다고 약간 망측하기만 할 뿐 야한건 별로 없고, 세상 사람들은 정말 천차만별이구나 하는 생각을 심어주는 곳이다. 뉴욕 여행 동안 완전 시간 남는 사람, 성에 관심이 많은 사람,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권한다. 

     
    처음에는 예쁜 꽃기둥이라며 찍어왔는데, 나중에 사진으로 보니 ㄷㄷㄷ -_-;;;;
    (더 강한 사진이 많지만 내 블로그를 순식간에 19금으로 만들 수 있어서 이쯤에서 멈추겠다.)



    뭐 이외에도 유명하기 짝이 없는 자연사 박물관이 있는데 이곳과는 연이 안 닿는지 항상 버스타고 지나가기만 했다. 
    저번에 쓰다가 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이야기는 다음에~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