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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이케부쿠로와 요코하마에서 잠만 잤을 뿐......
    여행/일본 2013. 4. 21. 02:52

    갑자기 파트너가 물어봤다. "일본 OO언니(내 베프) 보러 가고 싶지 않으세요?" "예! 당연 보러 가고 싶죠." 이번 출장의 시발점이 된 대화이다. 사실 이 행사에 초대한다는 메일을 받고 이런 것을 뭐 굳이 참석할 필요가 있냐며 무시하던 차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상황이 일변하면서 저 대화로 내가 가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나와 내 친한 동료 둘이서 가는 것으로 정해졌다가, 부서의 부지휘관이 출동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결국 일이 커지면서 동료가 빠지고 우리 부서의 지휘관이 함께 가는 엄청난 사태로 번져갔다. 이 악화일로의 상황을 지켜보며 나는 계속 지쟈스~를 외쳤다. 친구 보고싶다는 그 말 한마디가 가져온 비극이었던 것이다. 일정이 끝난 후 친구를 만나러 요코하마에 갔으니 그나마 불행중 다행. 


    어쨌든 일단 결정되었으니 지휘관 양반과 부지휘관 양반을 잘 보필하기 위해 일본어 실력을 다지겠다며 일본 애니메이션을 몰아보는 기염을 토했다. (버뜨 일본어 실력이 늘었다는 증거는 없고...ㅋㅋ) 

     

    사실 일본은 여러 번 갔었고, 도쿄도 한 번 갔었는데, 이번에 가게 된 곳은 한번도 가지 못했던... 아니 가기 전에는 이름도 몰랐던 이케부쿠로라는 곳이었다. 알고 보니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 중 하나였고, 특히 나를 가장 들뜨게 했던 것은 만화의, 특히 여성향 만화의 중심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 들렸던 곳이 바로 아래의 animate라는 곳이다. 1층부터 꼭대기까지 각 층마다 다른 출판사의 만화들이 전시가 되어있고, 코스프레 용품을 파는 곳, 캐릭터 용품 파는 곳, 팬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 등이 다양하게 있었다. 저 노변에 있는 건물들이 다 저랬는데, 특히 팬들이 자신들이 모아놓은 콜렉션을 전시하고 파는 공간은 신세계와도 같았다. 어떤 분은 너무 여성향의 짙은 냄새를 풍기는 콜렉션을 가지고 있어서 좀 남사시럽기도. 흐흐 -_-;

    내가 묵었던 호텔이 선샤인시티에 있는 선샤인시티 프린스호텔이었는데 밖에 나오면 바로 앞에 만화의 공간이 펼쳐졌다.

    제일 꼭대기층에 가면 저런 캐릭터 판넬이 있는데, 내 얼굴은 부끄러우니까 가리는 걸로. 



    은수저다! 괜히 반가워서 찰칵.

    animate에 들어가면 각 층마다 특정 출판사의 만화들을 저렇게 쌓아놓고 있다.  




    이케부쿠로는 번화하기는 했지만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딱 대학로 정도의 느낌?



    마침 내가 갔던 때가 히나마츠리(3월 3일)였다. 조금만 큰 행사장에는 저런 히나닝교의 단을 전시해 놓고 있었다. 히나마츠리는 여자 아이의 성장을 축하하기 위한 명절이라고 하며, 여자아이들인 집에 히나인형이 하나씩 있다고 하더라. 하여튼 곳곳마다 히나마츠리 풍경.  



    맨 첫날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밤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선샤인시티 프린스호텔 앞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가 있었는데, 한 시간마다 있는 버스인데다가 내가 묵을 호텔은 전철과 더 가까워서 케이큐선을 타고 시나가와/야마노테라인으로 갈아타서 오는 방법을 선택했다. (첫 날은 선샤인시티 프린스호텔이 아닌 그랜드 씨티 호텔에서 묵었다) 이 방법은 이번 출장에서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이 시간대는 회사원들이 야근이나 회식을 하고 퇴근하는 시간대였던 것이다. 나는 11시부터 12시까지 술냄새 자욱한 일본의 지옥철에서 거대한 캐리어까지 들고 정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고행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짙게 드리워진 다크서클과 함께 그랜드 시티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밤 12시가 넘었을 때였다. 일본의 전형적인 비즈니스 호텔로서 공간 활용 잘 하고, 정말 좁고, 깔끔했고, 화장실에도 폼클렌저까지 있을 정도였다. (발맛사지기도 있고~) 

    jalan.net과 agoda.co.kr 등의 호텔 예약 사이트가 있는데, 그냥 호텔 자체의 홈페이지에 있는 프로모션이 제일 저렴했다. (http://www.grand-city.gr.jp/e/index.html

    그러나 다음날 10시가 체크아웃이라 이 공간에 머문 시간은 정말 잠시뿐. 호텔 안의 식당은 별로라고 해서 밖에서 먹는 것으로...



    그 다음날부터 요코하마 갈 때까지 주욱 묵었던 호텔은 선샤인시티 프린스 호텔이다. 한국의 코엑스몰같이 거대 쇼핑몰에 있는 호텔이다. 이 부근에서 비즈니스 호텔 중 고급에 속하는 고층 호텔이었는데 시설은 뭐...이럭저럭... (특히 리셉션이 이름에 못 미친다) 아침 부페도 평범. 방에서 wifi 가능. 어쨌든 일본 호텔 치고는 방이 넓었다. http://www.princehotels.com/en/sunshine/ 



    모든 출장 일정이 끝난 후에 친구를 만나러 요코하마에 고고고~ 친구네 집에서 묵을 줄 알았는데, 친구가 집 청소를 다 못했나 보다. (사실은 마침 히나마츠리가 생일인 친구 생일을 즐기라며 남편이 잡아줬다) 요코하마의 미나토미라이가 한 눈에 보이는 Pan Pacific 호텔의 클럽층에서 하루를 머물게 되었다. 친구 말로는 바로 옆의 인터콘티넨탈이 더 등급은 높은데, 이곳이 시설도 더 좋고, 뷰도 더 좋다고 한다.(문제는 이 호텔이 이번에 사라졌다는 것) 게다가 클럽층 숙박객들만 사용할 수 있는 25층 클럽라운지 이용도 가능했다.  

    이번 일본 방문 내내 나와 함께 했던 애증의 캐리어가 보인다. 고창났는지 바퀴가 잘 안 끌려서 너무 고생 ㅠ.ㅠ



    23층에 머물렀는데 방에서 보이는 풍경이 이랬다. 대관람차도 좋고 바다도 보이고. 

    클럽라운지에서 칵테일 시켜놓고 바라보는 야경도 일품이다. 아침에는 같은 곳에서 부페식도 제공했다. 


    마지막 요코하마의 하루는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우동집도 가고, 미나토미라이의 유원지에서 이것저것 탈 것도 타고, 이런 거 전혀 못 타는 친구에게 빙빙 도는 거 태웠다가 엄청 욕 먹고, WBC야구도 보고, 반신욕도 하는 등, 정말 출장 기간의 피로를 풀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차이나 타운 가는 것을 까먹은 것. 예전에 먹다가 땅에 떨어뜨려서 눈물을 흘려야 했던 고기만두집~~~ 거길 갔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하네다 공항에서 야키니쿠 챔피언이라는 고기집도 갔는데, 정말 맛있었다. 특히 저 고기롤은 일품. (집에까지 싸들고 왔다)














    여기는 이케부쿠로에서 갔던 '보쿠노소라'라는 라면 집. 좀 짭짤했지만 맛있었다.




    요코하마역에 있는 백화점에서 사들고 온 당고. 일본 오기 전에 봤던 애니메이션 <정령의수호자>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먹고 싶던 차였는데 짭쪼름하면서 달달한 것이 또 먹고싶구나~




    요코하마역에 있는 백화점에서 먹은 텐동. 이것 말고도 이번 일본 출장 기간 내내 맛있는 것을 많이 먹어댔는데, 사진을 안 찍었다. ㅎㅎ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나는 건 우리 부서 지휘관님이 사주셨던 선샤인시티의 중국 음식점. 탄탄면을 먹었는데, 지휘관님은 다른 약속 있다고 저녁 안 드시고 나 먹는 것만 지켜보고 있어서 완전 부담부담. 땀 삐질삐질. 







    출장은 힘들지만, 친구를 만나서 즐거웠던 일본 방문이었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