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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공항에서의 단수여권 발급 및 후쿠오카
    여행/일본 2011. 11. 9. 15:20
    올해 일본만 두 번째 방문. 첫번째는 지진이 있기 전의 토쿄/요코하마 지역, 이번에는 후쿠오카.
    사실 이번 후쿠오카 방문은 3박4일간의 짧은 일정인데다가 거의 호텔에만 머물렀기 때문에 여행이라 할 것도 없지만 공항에서의 경험 때문에 포스팅 하기로.

    공항에서 나름 별 일 다 겪어봤다고 자부하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뜻인가.
    사건의 발단은 티켓팅을 하던 와중에 내 여권 사진 일부가 손상되었음을 알면서 시작되었다.
    입국 심사가 엄격한 국가에서는 입국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하여 결국 나는 급히 여권을 다시 발급 받기로 했다.(이때 얼마나 발을 동동 굴러야 했는지...)

    사진출처: http://korean.visitkorea.or.kr/kor/ut/diyTravelLeaderList.kto?articleId=10084&func_name=view

    인천공항에 자리잡은 병무민원센터에서는 이러한 일을 도와준다. 이리저리 여권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정을 설명하니 몇가지 서류를 내어준다 (영사민원 업무를 처리하시는 분들은 매우 친절하셨다!) 발급신청서도 쓰고, 내가 왜 이번에 출국해야만 하는지를 구구절절히 작성하는 사유서, 사유서의 내용을 증명하는 관련 서류를 다 제출하고, 즉석사진기의 도움을 받으면 약 1시간 후에 단수 여권이 발급된다. (덕분에 내 10년 짜리 전자여권은 휴지조각이...ㅠ.ㅠ VOID 구멍이 뽕뽕 뚫린 여권을 마주하는 기분은...참... 여권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여권발급에 소요되는 시간 때문에 결국 다음 비행기로 연기해야 했다. (게다가 e-ticket의 여권번호도 바뀌고, 인터넷 면세점에서 산 물건도 여권번호가 바뀌면서 물건 수령에 문제가 생겨 그곳에서 일하는 분들을 매우 귀찮게 했다...ㅠ.ㅠ) 아침 10시에 집을 떠나 후쿠오카에 저녁 8시 도착... ㅠ.ㅠ 공항에서 7 시간을 죽치고 있어야 했다. 흙. ㅠ.ㅠ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장염에 걸린 상태로 15시간을 죽친 이후 난 정말 공항에서 기다리는게 너무너무너무너무 싫다. ㅠ.ㅠ






    후쿠오카에서는 딱히 갔던 곳이 없어서...-_-;

    숙소는 힐튼 후쿠오카 시호크(Hilton Fukuoka Sea Hawk)였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약 20분 정도도 안 떨어진 가까운 곳에 위치.

    바로 옆에 소프트뱅크 야구팀의 홈구장인 야후돔이 있는데 호텔 4층에서 연결되어 있다.(이곳은 신기하게 4층이 로비이다) 시간이 없어서 야구장 앞에까지만 가서 기웃기웃. (우리나라에는 언제 돔구장이 생기는거얏!)

    호텔은 바다 바로 앞에 세워져 있는 매우 큰 건물. 바다를 가르는 배 모양을 띠고 있다.
    거의 모든 방에서 바다를 볼 수가 있어 전망이 무척 좋다. 

    야경

    후쿠오카 타워와 바다



    방도 일본 호텔 치고는 넓은 편이고, 4층 로비 옆에 자리잡은 식당은 모두 유리로 되어 있어 아침밥을 먹을 때 햇빛이 들어와 따사롭다.  



    거의 호텔에만 갇혀 있어서 호텔 얘기밖에 할 것이 없구나아. ㅠ.ㅠ  

    그나마 간 곳이 나카쓰와 다자이후. 나카쓰(中洲)는 시내인 텐진 옆에 있는 유흥가로 내가 갔던 저녁 시간에는 수많은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곳에는 커낼씨티라는 쇼핑몰이 있는데, 쇼핑몰 아래를 자그마한 수로가 관통하는 형상이다. 밤에 가니 꽤 운치 있는 쇼핑몰이었다. 이 안에 있는 와인바에서 와인을 마시려고 들어갔다가 라이브 연주에 대한 음악 감상비를 한 사람 당 700엔씩 내라고 해서 결국 튕겨져 나옴. -_-;

    사진출처: http://www.arch.oita-u.ac.jp/urban/sato/gazou02.htm



    밖에 있는 술집에서 가볍게 맥주를 걸쳤는데, 이 맥주집도 강변에 자리를 잡았더니 자리세 500엔씩 추가...-_-; 무서운 곳이로다. 버뜨 천변의 술집은 느낌이 참 좋았다.

    자릿세까지 추가된 맥주를 마시고나니 괜히 출출해서 강변을 따라 줄지어선 포장마차에서 오뎅과 사케를 시켰다. (오뎅 평소에는 안 먹는데, 이 오뎅은 참으로 맛있었다!!! 완전 깊은 맛 호옹~) 



    다자이후(太宰府)에 있는 큐슈국립박물관에도 갔는데, 건물 빼고는 별로 볼 것이 없다.

    무슨 문화 교류 특별전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 중국의 문물을 잔뜩 쌓아놓고 교류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오히려 1층에서 진행중인 큐슈지역 전통과자 특별전이 더 흥미로웠다. (참고로 일본의 3대 박물관은 나라/쿄토/토쿄 박물관이다) 



    큐슈박물관 옆에는 다자이후텐망구(太宰府天満宮)라는 신사가 있는데 학문의 신을 모시는 곳인지라 학생들이 고등학교/대학교 합격시켜달라고 적어놓은 목패가 잔뜩 걸려 있었다. 동행한 사람 중에 인도네시아 사람이 있었는데, 점괘를 뽑았다며 해석 좀 해달라고 해서 덥썩 받아들었는데 점괘가 말길(末吉)에 내용도 안 좋고 다 조심하라는 얘기만 써 있어서 말 전하기 난감해진 난 그만 일본어를 읽지 못한다며 손사래... -_-;



    한 입 베어 먹고 사진을 찍는 이 게으름...-_-;

    신사 옆에 있는 찻집에서 말차(녹차 가루로 만든 차)와 우메가에모찌를 먹었는데 한국의 찹쌀떡과 비슷하다. 따땃한 것이 달지도 않고 맛이 있어서 나오는 길에 있는 상점에서 (어떤 상점만 유독 줄이 길게 서 있었다) 10개를 사 왔다. 말차는...그닥... 내 취향은 아니었다. ^^; 어쨌든 다자이후의 명물이라고 한다. 완전 번갯불에 콩 구어 먹는 듯한 관광이로다. 


    참, 참고로 후쿠오카는 명란젓과 토오리몽(하카타 토오리몽(博多通りもん))이라는 과자가 유명하다. 친구가 후쿠오카에 가면 토오리몽을 먹어야 한다고 해서, 잔뜩 사들고와 사람들에게 선물. 뭔가 형용하기 어려운 맛이 나는데 맛있긴 하다. (참고로 가운데에 조그마한 핫팩이 있는데 비틀면 따뜻해지면서 열이 난다. 그러나 만쥬 전체에 그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듯... -_-;) 뭐랄까 치즈 맛도 나고, 달달하기도 하고... 녹차와 같이 먹으면 제격이로다.



    올해 외국에만 나갔다 하면 얼굴 어딘가가 부르튼다. (누가 보더니 쥐었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사투리인 것 같다. 사전에 없는 말)  요코하마 갈 때는 입술이 부르텄는데, 이번에는 공항에서 너무 고생을 했는지 코 아래가 부르텄다. 덕분에 콧물이 말라붙은 코찔찔이 형상. 




    후쿠오카는 느낌이 참 좋은 항구도시이다. 요코하마와 비슷한 기분?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찬찬히 살펴보고 싶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