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m I d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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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는 책 기록(the body, 음악이 좋아서… 등)What am I doing? 2022. 3. 31. 13:06
휘발성 인생에 기록을 남기기 위한 포스팅. 수잔 바우어의 : 원서로만 봄. 저자는 본인도 홈스쿨링, 자녀도 홈스쿨링을 했다는 듯. 이런 노하우가 점철된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어린이 영어/역사 용으로 꽤 읽히는 것 같아서 나중에 조카랑 읽겠다며, 주욱 훑어보는데, 1권 (고대 중간부터), 2권 중세를 거쳐, 3권 근대 초기까지 읽는데 진짜 더 이상 봐주기가 어렵다. 3권을 거의 끝까지 인고의 시간으로 버텼는데 이제 그만 봐도 될 것 같다. 일단 역사책도 아니고, 시선은 편벽되었으며, 지나치게 서구 중심이다. 다른 세계를 이렇게 홀략하면서 유럽이나 미국은 이렇게 자세히 다룬다고? 이렇게나 노잼인데? 식민지 얘기를 이렇게밖에 못 쓴다고? 분노에 분노를 거듭했다. 3권에서 청나라 부분을 읽는데, 앞은 그나마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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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사What am I doing? 2022. 3. 29. 11:38
《산하령》을 보고 초사를 다시금 찾아 읽게 되었다. 처음 온객행이 굴원의 의 구절(沧浪之水清兮 可以濯吾缨 沧浪之水浊兮 可以濯吾足-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을 수 있고, 창랑의 물이 더러우면 내 발을 씻을 수 있네)을 읊을 때는 그저 '굴원이네, 중국인들 굴원 참 좋아해' 이러면서 넘어갔다. 그러다가 후에 복습하면서 주자서가 온객행을 향해 기꺼이 벼랑으로 몸을 던질 때 나오는 구절(何故至于斯-어찌하여 이렇게까지 되었는가/드라마 대사에서는 何至于斯로 나옴)이 굴원의 어부사 구절인 것을 알고 그만 전율이 돋았다. 나는 중문학 수업은 거의 고전만 들었는데(굉장히 편식함), 그때 한 선생님이 초사 전공자였다. 그 분이 하도 초사 타령을 해서 어쩔 수 없이 접했는데, 정서가 좀 아니 많이 안 맞았다. 굴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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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올리브올드What am I doing? 2022. 2. 15. 12:25
집에서 내 별명은 다이써. 나 스스로 정한 별명은 올리브올드. 감히 영을 붙일 수는 없어 스스로 올드라 칭하였고, 주변인들 모두 좋은 별명이라 칭찬해주니 더없이 뿌듯하다. 나는 혹여 전우치 같은 자가 매점매석을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있어 필수품을 어느 정도 쟁여두는 버릇이 있다. 이들을 각종 리빙박스나 옷장, 서랍, 창고 등에 배분하여 보관하며, 물건들이 어디에 수납되어 있는지 속속들이 파악한다. 남에게 빌려준 필수품은 잘 기억해두다가 여섯 살 조카에게도 "네가 가져간 줄자는 언제 가져올 거니"라며 종종 일깨워주곤 한다. 물론, 조카는 다 가져도 된다. 나는 그냥 줄자를 하나 더 준비하면 되니깐. 가족들은 다들 내게 와서 물건을 찾아가곤 한다. 따라서 물품은 가끔씩 정리하여 수량을 파악하여 부족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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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天地不仁What am I doing? 2022. 2. 10. 12:58
27편에서 엽백의는 자신들을 함께 죽이라는 주자서와 온객행을 향해 용배를 허공에 가른 뒤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天地不仁 以万物为刍狗。温客行, 你若肯留在四季山庄改过向善也罢。若是让我在江湖再碰见你, 定取你性命! “ "천하는 어질지 않아, 만물을 짚으로 엮은 개처럼 대한다. 온객행, 네가 만약 사계산장에 머물며 개과천선하겠다면 그리 해라. 그러나 만약 강호에서 너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반드시 네 목숨을 앗아가겠다." 저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의 출처는 노자의 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언설이다. 세상만사 돌아가는 일에 이치와 의미를 부여하려는 자들에게 그럴 필요 없다고 일견 차갑게 얘기해주기 때문이다. 천지에서 만물이 나고 자라지만 그것은 의도가 있어서도, 긍휼한 마음이 있어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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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계획 등What am I doing? 2022. 2. 9. 13:35
1.2월 계획 드디어 2월에 해치우고 싶은 일들 목록을 정했다. 내일이면 2월하고도 중순인데 아직 한 자릿수니까 괜찮다. 약 4월 정도 되면 2022년 계획을 세울 수 있을 듯. 발 빠르기가 이대호 급이다. 하여, 2월의 목표로 정한 것이 먼저 작년 5월부터 읽기 시작했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완독이다. 체크해보니까 총 3권짜리 책(문학동네, 김희숙 역) 중 1권을 작년 8월 15일에 끝냈는데, 아직도 2권이다(안 읽고 있었다는 뜻이다). '썩는 냄새'라는 부분에서 지박령이 걸려 계속 맴돌았는데 얼마 전에 넘어섰다. 대충 하루 2 챕터씩 읽으면 2월 내에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영어 발음 점검이다. 조카와 영어로 대화를 하다보니 내가 예전부터 대충 했던 발음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게 느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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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 정돈 - 만화책What am I doing? 2022. 2. 8. 12:29
나는 정리정돈벽이 있다. 멘털이 정상 영역에 자리 잡은 이상 물건은 굴러다니지 않고 제자리에 위치한다. 그럼에도 그 제자리가 마음에 안 들어서 이번에 정리하겠다고 칼을 뽑았으니 상대는 바로 내 방 책장. 내 방에는 책장이 하나뿐이라 서재방에서 엄선한 책+만화책이 자리 잡고 있다. 엄선한 책은 윗 칸에, 만화책은 아래 두 칸을 차지한다. 만화책은 열혈 독자도 아니면서 때가 되거나 생각나면 구입해서 비닐 포장조차 뜯지 않은 것이 부지기수다. 이것을 깨닫고 만화책 안 산지도 한 2년 되었나. 일단 .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책이고 절판된지 오래인데 1-4권이 없다. 누군가에게 빌려줬고 누군지도 기억하는데 본인은 없다고 한다. 다시는 만화책을 빌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된 사건. 다행히 디지털 버전으로도 전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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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두통What am I doing? 2022. 2. 4. 23:29
두통이 심한데, 진통제 먹는 시간을 놓치면 꼭 구토를 하고 만다. 병원 자료를 보면 편두통은 구토를 동반하지만, 근육 긴장성 두통은 구토를 동반하지 않는다는데, 아무리 봐도 근육 긴장성 두통이다. 주말 내내 좌식, 입식도 아닌 와식 생활을 하면 일요일 저녁에는 요!디제이뻠디스파뤼 비트가 머리에서 박동하고 결국 구토를 한다. 하루 종일 누워서 움직이지 않은 채 매우 무거운 책을 고통스러운 자세로 읽거나, 스마트폰 삼매경을 하면 내 몸은 미쳤냐며 꼭 경보음을 이딴 식으로 울린다. 그리고 구토를 하면 두통도 메슥거림도 다 사라진다. 최근에는 이런 두통이 좀 잦아들었다. 홈트로 요가를 시작한지 어언 반년이 되어가는데 이 요가가 근육 긴장 완화에 정말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런데 이번 설 연휴 동안 요가도 전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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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후치수식What am I doing? 2022. 1. 27. 12:14
중국 불교의 역경 사업에 대해서 공부했을 때 생긴 의문이다. 즉 아주 오래 묵은 질문이라는 뜻. 현대 중국어에는 후치수식이라는 문법 구조가 있는데, 영어의 관계절과 같은 연동문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내게는 친구가 있다, (어떤 친구?), 야구를 좋아하는" 식의 문장 구조는 영어의 관계절 표현이지만, 중국어 연동문의 후치수식 구조에서도 일반적이다. 고대 중국어 사료나 저작 등을 보다보면, 당대 이후에 이런 구조가 크게 변화하는 게 느껴진다. 선진시대나 양한시대에는 잘 안 보이던 이런 문법 구조가, 당나라 이후부터 종종 등장하는데, 이 변화는 혹시 현장법사가 크게 일으킨 역경 사업의 결과가 아닐까 싶었다. 현장은 불경을 번역할 때 읽으면서 바로 줄줄이 한역했다고 한다. 원전이 인도유럽어족이라면 분명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