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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산하다.
    What am I doing? 2009. 11. 9. 00:47
    여유로워졌나보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예전에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극단으로 치닫곤 했다. 중간 중간 stop이라는 cue로 제어 하지 않으면 생각은 끝간데 없이 가곤 했다. 논어에 이런 말이 있다. "책만 읽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책을 읽지 않으면 삿되어진다(혹은 위태롭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내가 바로 그 꼴이었다. 공부를 안 하면서 생각만 하니 생각에 균형이 없어지고 외따로 떨어져서 나만의 세계-그러니까 천길 벼랑 위에 세운 집같은-를 구축하고 있었다. 예민하고 또 예민해서 건드리면 터질 것 같았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 여유로워졌다. 
    책도 읽고 그 책에 대해 생각한다.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러나 이 놈의 내향적 성격 때문인지 홀로 공고하게 만들어 놓은 내 세계 때문인지 외부 개체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느낄 때마다 혹은 느껴야 할 때마다 마음이 크게 균열한다. 모든 종류의 억압과 강제가 싫다는 내 맘이-심지어 내가 만든 규칙에 의해 억압되는 것도 싫다고 말하는 내 마음이- 인간관계에서 안에서 파열음을 낸다.

    괜시리 억울한 마음이 든다.
    난 정말 못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내 마음의 어느 부위가 만들어 놓은 관념이 마음 전체적으로 속속들이 실천이 안 된다. 
    그게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면 괴롭고 남 잘못이라고 생각하면 불만스럽다.
    인간과 인간의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지만 인간관계 자체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싫다.
    그래서 지금이 싫다.

    남이 보면 아무도 이해 못할 글을 싸질러 본다.
    내일의 나도 이해하지 못할 글을 싸질러 본다.
    사실 지금도 내 마음을 알 수 없고 이런 마음 갖다 버리고 싶다. 
    갖다 버리고 싶어하는 마음도 버리고 싶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