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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인곡(佳人曲)_영화 연인 (House Of Flying Daggers, 十面埋伏, 2004)
    오덕기(五德記)/中 2013. 7. 14. 15:56

    원제가 '십면매복十面埋伏'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굳이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까닭은 한국사람들이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배급사가 한국 사람들은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단정했거나 아니면 둘 다 일 것이다. 


    장예모 감독의 영화 '연인'은 중국의 5세대 감독의 대표주자로서 '격동의 역사를 헤쳐나가는 민초의 삶을 강한 중국적 색채'로 풀어나가던 초기 작품('붉은수수밭', '홍등', '인생', '국두' 등)기대하며 영화관으로 향한 관객들의 뒷통수를 가차없이 후려친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단검이 초반에 회전하다가 마지막에 쭉 뻗게 던지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한가'라며 열변을 토하던 공학도 남친과 '영웅'이라는 작품을 보고 알아봤었어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리던 내가 있을 뿐이었다. 장예모 감독은 영화 '영웅'을 시작으로 '연인'에서는 유미주의를, 그리고 '황후화'에서는 데카당스적 퇴폐주의로 빠져갔고, 나는 또 황후화까지 보고 있었고......




    영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고, 노래 이야기를 하려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잠시 유튜브에서 영화 장면을 보니 다시금 분노가 몰아쳤나보다. 







    어쨌든, 이 영화를 보고 기억나는 것은 허세 무공, 강렬한 색감, 그리고 예쁘디 예쁜 장쯔이, 약간 느끼해진 금성무, 많이 노화한 유덕화였는데, 그러고보면 나는 장쯔이를 참으로 좋아하나보다. 예쁘고 동작도 유려하고 중국어 발음도 귀엽다. -_-;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이 장쯔이가 춤을 추며 '가인곡(佳人曲, the beauty song)'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이 노래는 원래 한나라 이연년의 시로서 훗날 절세 미모를 자랑하는 여성을 지칭하는 '경국지색'이라는 말을 낳은 시에 곡조를 붙여 부른 것이다. (중국에서는 경국지색이라는 말보다는 이 시에 나오듯이 경성경국이라는 말을 쓴다.)







    北方有佳人  (북방에 아름다운 여인이 있으니)

    běi fāng yǒu jiā rén


    绝世而独立 (세상에 견줄 데 없는 미인이어라)

    jué shì ér dú lì 


    一顾倾人城 (한 번 돌아보면 성이 기울고)

    yī gù qīng rén chéng


    再顾倾人国 (다시 돌아보면 나라가 기우네)

    zài gù qīng rén guó


    宁不知倾城与倾国 (어찌 성이 기울고 나라가 기우는 것을 모르겠냐만은)

    níng bù zhī qīng chéng yǔ qīng guó


    佳人难再得 (미인은 얻기 어려워라)

    jiā rén nán zài dé





    나의 구린 번역 한 번 가주고. -_-; 요즘은 강남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스스로를 빗대어 北方有佳人을 江南有佳人으로 바꿔 불러 많은 사람의 지탄을 사고 있다. 어쨌든 장예모 감독을 깔려고 포스팅한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즐겨부르는 노래라며 올린 것임을 알아주시기 바란다.  -_-;


    장쯔이는 남장을 해도 이쁘다. 그런데 사극에서만 예쁘게 나오는 것 같......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