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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서트] 2013 신화 GRAND FINALE 후기
    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13. 8. 5. 01:38

    ※경고! 덕후의 짙은 내음 대량 살포주의



    잡설 1. 콘서트 전날


    15주년 콘서트를 못 가게 된 후 절치부심, 와신상담 2013년 아시아 투어 앵콜 공연은 꼭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허나, 친구까지 동원하였으나 티켓팅에 실패하며 오매불망, 학수고대 취소표만 나오기를 기다리던 차였다. 원하던 딱 가운데 VIP좌석은 안 나오고, 스탠딩만 풀리더라. 사실 스탠딩에서 신화들을 가까이에서 보고싶기는 한데, 나의 돌이킬 수 없는 연로함, 그리고 땀투성이 너와 나의 몸을 부대끼고 싶지 않은 철저한 위생 관념이 이를 좌절시켰다. 


    하여, 콘서트 전날 가까스로 비루한 39구역 표 한 장 구해들고(그나마 며칠 간의 reload 신공 끝에 좋은 자리 get!) 몸을 정갈하게 조리 하려고 하였으나, 나의 PT 트레이너는 오늘은 상체 운동이라며, 어깨와 팔 운동을 빡세게 시키는 것이었다. 오호 통재라! 내일 콘서트를 가서 팔을 이리이리 휘둘러야 하므로 좀 자제해달라 부탁하니,

    - 무슨 콘서트요? 

    - 신화요. 

    - 신화 좋아하세요? 

    - 예(-///-)

    - 누구 좋아하세요?

    - 신혜성이요(-///-)

    - 아 샌님같은 스타일을...

    - 예 기생오라비 스타일 좋아합니다. (자폭, 신혜성 폭, 신혜성군 미안.)

    - 아핫 맞다 기생오라비..아하하하. 

    - 어찌되었든 팔을 휘둘러야 하니 상체 운동 그만하면 안 될까요.

    - 예 가서 이렇게 (끄덕끄덕하며) 고개만 흔드셔도 됩니다. 자 회원님! 힘내서 다시 한 세트 갑니다!

    - ㅠ.ㅠ



    잡설 2. 콘서트 당일


    게으르기 이를 데 없는 나는 날씨도 너무 덥고하여 굿즈고 나발이고 콘서트장에 5시에 도착할 요량으로 노닥거리고 있었다. (15년차 아이돌 팬들, 그 유명한 신화창조의 다양한 문화 - 이를테면 나눔이라던가, 플래쉬몹이라던가- 를 향유해보고싶기도 했으나 날씨가 정말 쉣이고 몸 컨디션도 메롱이고 움직이고 싶지가 않았다) 결국 동생을 어르고 달래서 공연장까지 차로 데려다달라고 부탁했는데, 자랑스러운 길치 자매, 올림픽도로에서 반대쪽으로 타고, 결국 강변북로까지 타면서 천신만고 끝에 올림픽공원에 도착. 체조경기장까지 걸어가는 길도 참으로 멀었다. 도착해서 예매한 표를 수령하려고 하니 진행요원들이 공연 곧 시작한다고 얼른 들어가라 성화. 그때가 5시 30분이었다. 아, 들어가는 길에 동생이 꼭 사라고 신신당부했던 주황색 야광봉도 하나 샀다.




    잡설 3.콘서트 직전


    체조경기장은 처음 와본다. 사실 나는 이런 대중가수(대중가수라고 하니 어감이 참으로 옛스럽다)의 콘서트장에 가본 적이 없고, 뭔가 일어서서 박자에 몸을 맡기는 종류의 공연은 '오리엔탱고 (주: 탱고음악을 연주하는 클래식연주자 2인조)'가 전부이다. 2000년부터 시작되어 on and off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수니인생 동안 단 한 번도 콘서트는 물론 신화 공방을 뛰어본 적도 없는 그야말로 안방수니계의 신화인데, 이런 내가 콘서트 보겠다고 안방에서 기어나온 것이다.

    자리가 이랬는데,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는 가까웠고 전체무대가 한 눈에 잘 들어왔다. 뒤에는 중국인과 동남아시아인, 옆에는 일본인. 그야말로 글로벌한 곳에 자리잡고 앉았다. 



    잡설 4. 콘서트 (정줄 놓음 주의)


    화려한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공연이 시작되면서 뭔가 눈물이 날 듯 울컥. ㅠ.ㅠ 괜히 감동이었다. 그래서 오프닝 Venus와 Hero (와우 HERO!)를 무슨 정신으로 봤는지를 모르겠다. Hero, 엄청 좋아하는 노래인데 정말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서 슬프다.(빨간 옷이 예뻤던 기억뿐) 그 후 멘트를 하면서부터 제정신을 차렸는데, 아 정말 김동완의 아저씨스러운 유머 엄청 웃기다. 


    전반적으로 10집과 11집의 수록곡들을 많이 불러줘서 11집 활동을 정리하는 앵콜 콘서트의 느낌을 살렸다. 그리고 뭔가 박자 맞춰 몸을 흔들기도 애매하여 신나해야 할까 노래를 해야 할까 응원을 해야 할까 고민스러웠던 (이게 이렇게 애매한 노래인지 몰랐다) This Love를 맨 눈으로 감상하기가 무섭게 대망의 Scarface. 진짜 왜 신화들은 This Love 이후에 스카페이스를 후속곡으로 활동하지 않은 것인가. 신화 댄스계의 양대산맥, 아니 양 날개를 담당하는 김동완과 신혜성의 불꽃튀는 댄스, 특히 신혜성의 독무가 인상깊었고, 안무에서 살짝 빈 공간이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럼에도 정말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 공연이었다. (이거 정말 또 볼 수는 없는 것인가요) 그리고 역시 Brand New. 진짜 근 10년이 지나도 명곡. 무지 신났다. 으쌰으쌰도 신났고(나는 내가 화면에 가사가 뜨지도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 이리도 폭풍랩을 시전할 줄은 몰랐다). 중간에 붉은 노을을 부르면서 무빙크레인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2층무대를 도는데, 내 쪽으로 신혜성, 앤디, 전진이 돌았다. 아 ㅠ.ㅠ 정말 이쪽에 앉기를 정말 잘 한 듯 ㅠ.ㅠ 혜성군 얼굴을 가까이에서 보다니 ㅠ.ㅠ 다들 잘생겼지만 정말 신화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비율이며 외모이다. (가까이에서 본 앤디군도 참으로 훤하게 잘 생겼더라. 충재군은... 점점 부친을 쏙 빼닮아 간다)  



    이 부분이 끝나고 멘트에서 신혜성이 계속 무빙 레인 타고 2층 돈 얘기를 하는데, 오늘따라 기분이 심하게 업되어 파닥파닥의 날개를 편 김동王씨가 계속 말을 끊는 것이다. -_-; 결국 신혜성군은 그 부분에 대해 얘기를 못하고, 나는 팬질하러 온 공연에서 응원하는 팀 선수가 알까기 실책을 범할 때와 비슷한 정도의 분노를 느껴 그만 김동완씨에게 야!하고 소리치고 말았다.  ㅋㅋ



    이를테면 신화방송에서의 이런 느낌. 뭐, 전반적으로 신화들은 우리끼리 논다며 떠들어댔고 평소 사오정으로 명성이 자자한 나는, 자막 좀 깔아달라 부탁하고 싶었..... 그 와중에 깨알같은 에릭의 이민우 흉내 정말 빵터졌다. 


    또 하나 꼭 다시 보고싶은 것이 중간 중간 나오는 영상. 전진의 중국어 연기 정말 무지막지하게 웃기다. 신화들에게 면면히 흐르고 있는 개그의 피가 응축된 영상이었다. DVD에 수록되겠죠? 


    공연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데도, 일요일 공연도 또 가고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럴 때면 '너무 더웠어. 찜통이었어'하면서 스스로를 달랬다. 일요일 오늘 스터디를 하면서도 같은 시간에 있을 콘서트 장에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이렇게 안방수니는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고 말았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동굴을 벗어나 이데아를 만나게 된 철인마냥 신화가 있는 세계가 진리이다. ㅋㅋ 올해 말에 신혜성 콘서트 정말 꼭 가야겠다. -_-; 내년에도 신화 콘서트 꼭 갈거야. 두 번 갈거야.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