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서트] 16주년 신화콘서트 "Here" 막콘 후기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14. 3. 24. 15:40
작년에 처음으로 갔던 신화 앵콜 콘서트 이후 '대중가수'콘서트의 재미에 눈을 뜬 나는 연말 신혜성 콘서트에 이어 이번 16주년 신콘에도 발을 디뎠다. 멤버 중 한 명이 빠진다는 얘기에 처음에는 '에이 그냥 하지 말지'라고 생각했다가 저 사람들 마음은 오죽할까 하니 그 또한 이해가 가더라. 나이 들수록 가없이 넓어져만가는 이놈의 팬심·이해심.
신콘을 기다리는 일개팬의 회사컴퓨터 상황
이번에는 정말 정가운데에서 보고 싶었는데 취소표에 정가운데 VIP석은 나올 낌새가 없고, 그래서 결국 35구역에 좋은 자리가 나오자 질러버렸다. 매번 첫콘을 갔었는데 보아하니 신화나 신혜성 콘서트나 막콘이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23일에(가서보니 역시 막콘이 더 의미가 있는 게 맞았어. 왜냐하면 'one to the six, 최고들의 mix').
평소 일코와는 거리가 멀어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신화 좋아한다고 떠벌리고 다니기는 하지만(이 블로그 꼴부터가) 막상 올림픽공원에 들어가니 주변이 다 신화팬인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행락객마냥 일코를 해버리고 말았다(이놈의 아웃사이더 본능). 그런데 자리에 앉는 내게 어떤 신창님께옵서 말씀 건네시기를 "주머니에 야광봉 켜진 것 같은데요" 해서 보니 집에서부터 가져간 야광봉이 주머니에서 번쩍번쩍 -_-; 이거 언제부터 이랬던 거야. 나의 숭고했던 일코정신이 단박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무슨 드리미가 이리도 많던지
다국적연합군에 둘러싸였던 작년 신콘이나 신혜성연말콘과는 달리 이번에는 주변이 순수 한민족 혈통이라 왠지모를 안도감. (내가 英中日 언어는 알아들으려고 절로 신경을 곤두세우는 경향이 있는데다가, 모든 것이 한국어로 진행되는 콘서트에서 what's going on하고 있을 그들의 대한 측은지심이 발동해서 말이다. 뭐, 신화들 떠들기 시작하면 나도 외국인과 똑같이 what the heck! 뭐라 그러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맨 처음 오프닝 영상이 시작되고 관람객이 하나같이 '신화산'을 외치는데 난 참 잘도 울컥거린다(베트남전 후유증에 시달리는 김동완 병장마냥 감정기복이 과하여 혼자 웃다 울다 난리도 아니다). 소름이 돋고 눈물이 날 것만 같아서 말없이 야광봉만 흔들흔들. 다섯 개의 검 영상과 함께 (이 롤플레잉 게임같은 영상들 어쩔거야) 신화들이 나타나자 열광의 무대. 첫무대가 '스카페이스'였는데, 작년에 처음보고 또 보니 진짜 감동이긴 한데 작년의 섹시혜성 충격이 너무 컸나. 제정신 유지하고 있었음. 그런데 초반부터 '스카페이스 -> 비너스 -> 브랜드뉴'로 빵빵 터뜨려서. 아니 어쩌려고 벌써 콘서트 하이라이트 분위기 내는 건가했다.
그리고 멘트 던지는데, 아 진짜 김동완 너무 업됐어 어쩔거야 ㅋㅋ 신혜성은 바로 정필교 소환하여 더 떠들면 무력응징할 것이라 천명하였으나 이미 외부세계의 폭력 따위 개나줘버려 상태인 김동완님(이라 쓰고 놈이라 읽는다) 덕분에 나는 한국어 따위 알아들을 수 없는 멀뚱멀뚱 외국인 모드. 뭔가 멘트 치는 것 같은데 뭐라 그러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뭔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웃겨죽어! 그리고 이어지는 무대와 영상. 진짜 신화표 영상은 웃긴다. 웃긴데 못 알아듣겠어. -_-;; (신혜성은 등장 씬 왜케 귀여운거니~, 김동완 머리는 작년에 이어... 그 머리 계속 가는 걸로. 전진이 제일 웃겨. 소리 지를 때마다 놀라긴 했지만ㅋㅋㅋ)
어수선한 영상이 끝나자 갑자기 정적인 발라드 신화 소환하여 '미드나이트 걸', 'Hurts', 그리고 '웃다가'. 이번 콘서트에서 신혜성은 마이크에 금가루라도 뿌린 듯 노래를 잘 하더라. 신혜성 콘서트에서는 노래가 플랫이 되거나 비브라토를 하면서 음이 떨어지는 것을 여러 번 느꼈는데, 차라리 쭉 뻗어버리는 신화 노래에서는 메인보컬의 음색과 성량을 여과없이 과시. 전진은 볼 때마다 랩과 보컬 실력이 좋아지고 있고(정말 괜찮은 보컬이야), 이민우는 항상 느끼지만 참 노래를 느낌있게, 맛있게 하고, 김동완은 시종일관 음이 샵이 되어있던데 아마 너무 들떠서 그런 것일게고. 그리고 제일 놀랐던 것은 에릭. 지금까지 신화 무대를 수백번 보고, 노래를 수천번 들었지만 새삼 이번 콘서트에서 그의 랩에 감탄해버렸다. 어쩌면 저렇게 랩을 찰지게 하지. 도대체 랩에 무슨 짓을 한거야. 노래를 듣다가 에릭 랩 부분에서 여러 번 K팝스타 박진영식 오우~하는 익룡 소환.
'소망', '예쁘잖아', 난 이런 노래 모를 뿐이고 (음반 듣다가 내 스타일이 아니면 바로 플레이리스트에서 제거해버리는지라. 예를 들면 11집의 '사랑노래' 같은 거 -_-; 'Jam#1'도 그렇고) 이때부터 신화들은 스탠딩 석을 누벼주시는데, 작년에는 2층까지 잘도 올라오더니, 스탠딩 VIP석의 피드백(이라 읽고 클레임이라 읽는다)을 받고 이번에는 비싼 돈 내고 온 관람객들에게 확실한 팬서비스.
Move with me의 무대는 무슨 뮤지컬 세트같았다. 신화 콘서트 보면 무대도 정말 예쁘고, 밴드 사운드도 좋고(쌩음악 좋아요). 그리고 '완벽남'에 이은 'This Love' 어느새 이 노래가 신화 콘서트 세트리스트에서 '브랜드뉴'가 가졌던 위상에 버금가는 위치를 차지하는 듯 싶다. 그리고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던 영상에 이은 마네킹. 대박. 신혜성님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입니까. 가운데에 서서 그런 춤을 추는데, 막 야광봉 흔들다가 중간에 여러 번 넋이 나가서 흔드는 것을 멈출 정도. 정말 이번 신화콘서트는 의상도 앵콜까지 다 예쁘고 무대도 예쁘고 노래도 잘 하고. 어이쿠.
앵콜에서는 마지막 힘을 다 소진하라는 듯이 'I Pray 4 U'와 'Stay' 댄스배틀, 그리고 'Yo!'를 불러 제끼는데. 마지막 Yo 떼창은 그냥 ㅎㄷㄷ. 댄스배틀에서 신혜성은 왜이리도 춤을 잘 추는 것인지. 그런데 왜 그냥 무대에서 뛸 때는 박자를 맞추지 못하고 엇박으로 점프하는 것인지!
흙 우리 막내ㅠㅠ
그리고 대망의 선물. 진짜 울컥했다. 우리 막내 앤디군이 뙇!하고 나오는데 뭔가 만감이 교차하더라. 앤디는 송구스러운 듯 거듭 사죄 인사를 하고, 또 그 모습에 가득 담긴 진정성에 괜히 마음이 짠했다. 용기내어 나와줘서 정말 고마웠다. 그래도 16주년 콘서트가 앤디의 '지금까지 우리는 신화였습니다!'라는 말에 유종의 미를 거둔것만 같았다.
16주년 콘서트 세트리스트
오프닝동영상
Scarface
Venus
Brand New
멘트
Shooting Star
Red Carpet
Hey Come On
영상
Midnight Girl
Hurts
웃다가
멘트
소망
예쁘잖아
Time Machine
Jam#1
영상
Move With Me
U
Let It Go
멘트
Perfect Man
This Love
영상
마네킹
멘트
First Love
On The Road
<앵콜>
I Pray 4 U
Stay - 서태지와 아이들 Come back home - Stay
댄스배틀
YO!
[출처] 신화 16주년 콘서트 <HERE> 22일 세트리스트|작성자 찹쌀떡
잡설1 : 나의 덕후 본능이 건드리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신화이다. 한정된 시간과 정신력으로 인하여 돌아가면서 대상물들에 대한 휴덕과 재입덕을 하는데 사실 이번 신화도 점차 덕력의 끝물에 가까워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이 신화콘서트를 보고 나니 다시금 덕력이 불타오른다(큰일이다). 아쉬움 속에 끝났던 신화방송이지만 역시 친밀감을 높이고 덕력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예능인 듯 싶다. 안되면 우리 쟌진이라도.
잡설2 : 신혜성은 왜 점점 연기력이 느는거야?
잡설3 : 이민우가 '우리 사귄지 16년되었잖아요~' 이런 얘기 할 때 손발이 오그라든 나머지 나도 모르게 '그만해~!'하고 말았다. 확실히 중고딩 수니심이 제거된 닳고 닳은 성인수니심.
잡설4 : 전진이 김동완 막 대하는 거 넘 좋아~~~ㅋㅋㅋ 김동완 귀욤 ㅋㅋㅋ
잡설5: 오늘은 가운데 자리가 최고였습니다. (feat. 신혜성 팬)
잡설6: 나는 가사를 못 외우겠어. 이미 난 틀렸나봐.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영어랩까지 두다다다~
반응형'오덕기(五德記) > 음악_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삼총사 (0) 2016.09.08 <히든싱어> 휘성 편, 즐거운 진품명품 쇼 (4) 2013.12.19 [콘서트] 2013 신화 GRAND FINALE 후기 (0) 2013.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