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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사람에 대한 가장 큰 찬사
    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13. 10. 27. 22:20

    EBS 다큐프라임 '빛의 물리학'을 보는데 뉴턴 얘기가 나와서 문득.



    뉴턴을 얘기하면 꼭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알렉산더 포프라는 시인이 뉴턴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비문이다. (실제로 그의 비문에 새겨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March 21

    Epitaph on Sir Isaac Newton 

    By Alexander Pope (1688–1744)

    (Died March 21, 1727)



    Nature and Nature’s Laws lay hid in Night:
    God said, “Let Newton be!” and all was light.


    자연과 자연의 법칙이 어둠에 가려져 있었다.
    신이 말하기를 "뉴턴이 있게 하라" 하니 모든 것이 광명이었다.


    아주 어렸을 적 읽었던 위인전에서 본 글인데도 뇌리에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에 대한 동감 여부를 막론하고, 이 비문이야 말로 한 사람에게 바칠 수 있는 가장 큰 찬사가 아닐까싶었다.

     

    뉴턴의 전기 <아이작 뉴턴의 삶, 저술, 발견에 대한 기억 Memoirs of the Life, Writings and Discoveries of Sir Isaac Newton〉에는 또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I do not know what I may appear to the world, but to myself I seem to have been only like a boy playing on the sea-shore, and diverting myself in now and then finding a smoother pebble or a prettier shell than ordinary, whilst the great ocean of truth lay all undiscovered before me.


    "세상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 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를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 소년이라고 생각했다. 눈 앞에 펼쳐져 있는 진리를 가득 담고 있는 완전한 미지의 바다 앞에서, 다른 것보다 좀 더 매끈한 조약돌과 예쁜 조개껍데기를 찾았다며 즐거워하는 소년 말이다."


    대단한 겸손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그가 부러웠다. 어려서부터 과학사를 좋아하고 과학자가 꿈이었던 나는 이 분야의 책을 읽을 때면 이미 선인들이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은 다 발견했고, 나는 너무 늦게 태어나서 할 게 없다는 치기어린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그러니까 어릴 적 이야기이다. 지금은 발견할 수 있는 훈련조차 되어 있지 않다) 눈 앞에 펼쳐진 진리를 담고 있는 거대한 미지의 바다를 인식하며 스스로의 업적을 조그맣게 그러나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그의 담대한 지성이 부럽다.


    그건 그거고, '빛의 물리학'이라는 다큐멘터리는 생각보다 좀 진부하다. 최근의 핫한 연구를 보여주기보다, 여타 과학다큐와 동어반복하는 기분. 난 아직도 빛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있는 뉴턴의 기념비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