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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덕기 - 1
    오덕기(五德記)/등등 2014. 10. 1. 16:03

    오행(五行, 목화토금수)에 대별되는 오덕(五德, 인예신의지)과는 전혀 관련 없는 

    오덕 두터운 자가 살아가는 이야기.



    신화 오덕은 곧 義


    들어는 봤는가. 헤드윅. 

    김동완이 헤드윅을 한다기에 몇 주 동안 취소표(나의 신화 공연 인생은 취소표 인생)를 구하여 겨우 좋은 자리를 득템했다. 공연을 볼 때 무대를 보는 방향으로 왼쪽이 좋다고 그래서 깨알같이 왼쪽. 가보니 김동완이 왼쪽에 더 많이 있기는 하지만 오른쪽에 쏟는 관심이 더 파워풀 하다. 혹시나 김동완이 뿌리는 물 맞고 싶으면 오른쪽에 자리하소서.


    처음 김동완 등장했을 때에는 저 사람 김동완 맞아? 나 속아서 표 산 건 아니지? 했음. 분장의 위력을 다시 한번 절감. 


    김동완은 그렇게 끝도 없이 대사를 홀로 치고 노래를 부르며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였다. 그때도 난 계속 눈을 의심. 저 사람 김동완 맞아?


    김동완이 특유의 파닥거림과 함께 관객을 괴롭히기 시작했을 때에야 비로소, 아, 김동완 맞네. '난 한놈만 패' 스타일로 엄청 깐족거리면서 관객을 괴롭힌다. 관객모독 수준! ㅎ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하는 관객이 좀 부럽기도 한 묘한 감정. 


    벽을 뚫는 남자였나. 이 뮤지컬은 예전에 임창정 주연으로 보았기에 굳이 김동완이 한 뮤지컬을 보지는 않았는데(재미있기는 한데 두 번 볼 정도는 아니라서), 김동완 주연이 참 잘 어울렸겠다 싶었다. 그런데 헤드윅 역할은 일명 '아이돌'이 하기에는 약간 앟헤헤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 김동완이 연기를 괜찮게 하는데도 불구하고 난 묘하게 적응이 안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노래 가사를 못 알아 들으니(이건 98% 내 문제) 내용 파악이 안 되어서 감정선이 이해가 안 간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일단 기억에 남는 멜로디가 없다는 점이 뮤지컬 자체적인 측면에서 좀 아쉽다.


    막판에 가발을 벗으니 진짜 김동완이 뙇! 참으로 신기한 것이 가발을 썼을 때에는 김동완 얼굴이 커보이는데, 가발을 벗으면 얼굴이 작아 보인다. 

    온 몸에 토마토를 문지를 때 극장 안에 냄새가 진동. 내가 토마토 냄새를 좀 안 좋아해서리. 허허.






    새롭게 딕펑스를 알았으니 곧 知


    신화야 기본으로 깔고 가는 자들이고(일명 디폴트), 요즘 새롭게 덕질에 합류한 자들(혹은 음악)이 있으니 이름하여 딕펑스. 어쩌면 헤드윅의 음악에 푹 젖을 수 없었던 까닭도 딕펑스 노래에 워낙 빠져 있어서 인 듯 하다. 공연장을 나오는 길에도 귓가에는 딕펑스 노래가 재생되고 있었으니. 


    처음 슈스케에서 지역 오디션을 할 때 굉장히 인상깊게 보았다가 잊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찾아보니 그 시즌에 무려 준우승을 했다고 한다(하도 정준영 거리길래 그가 준우승인줄 알았다. -_-; ). 딕펑스의 슈스케 무대를 몇 개 훑어보다가, '떠나지마'와 '나비'라는 공연을 보고 완전 꽂혔다. 일단 피아노 록밴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그룹답게 건반주자의 그루브와 리듬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일렉기타 없이 건반으로 사운드를 채우려니 건반주자가 화려한 연주실력으로 미친듯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데 이것이 또한 볼거리라면 볼거리다. 전반적인 밴드의 연주 실력이 좋고, 가창력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보컬도 청량한 목소리로 딕펑스 색에 어울리게 노래를 해서 큰 불만은 없다. 


    그렇게 그들의 공연을 찾아보다가 김현우의 키보드 연주에 반해 갑자기 피아노에 필이 꽂혔다. 재즈 피아노를 배워보겠다고 집 앞 실용음악학원에 문의도 해보고 (비싸다...) 온갖 재즈 피아노 강의 프로그램을 구하기만 했지만, 결국 클래식으로 회귀. 아직은 손이 덜 풀렸으니 클래식으로 피아노 근육을 단련한 후에 제대로 함 재즈 피아노를 해보련다. 그런데 우리집 피아노 10년간 방치했더니 음이 반음 이상 떨어져있다. 조율을 할까, 디지털 키보드를 살까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선 지 몇 달 째. 결정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함. 돈만 있음 다 할텐데!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