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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Day 4(1) - 그라나다 숙소, 알바이신 지구
    여행/스페인-포르투갈 2016. 11. 21. 20:00


    원래도 밤10시 도착이건만 1시간 연착되면서 그라나다에는 11시가 되어서야 도착했다. 배기지 클레임이 너무 느려서 짐 찾고 버스타고 숙소까지 오니 이미 다음 날이다.


    AMC GRANADA Hostel

    우리의 숙소는 AMC GRANADA 호스텔이다. 일단 위치가 정말 좋고 지은 지 얼마 안 되어서 깔끔한 편이었다. 나같은 경우는 최근 대만-중국에 혼자 여행 가서도 몇 번 호스텔을 써보았기에 괜찮았지만 친구는 호스텔이 익숙치 않아 약간 걱정되었다. 그러나 2인실 안에 화장실도 있고 위치에 대한 가성비가 좋다고 설득하자 친구는 흔쾌히 호스텔 숙박을 찬성했다. 2인실을 예약하였는데 4인실(가족실인 듯)을 주었고 덕분에 그나마 편하게 쓸 수 있었다. 4인실이긴 하지만 워낙 비좁고 한쪽은 침대 두 개가 평행으로 붙어있고 다른 한 쪽은 2층 침대로 이루어져있었다. 모르는 사람끼리 사용하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샤워실과 화장실은 분리 되어 있었고 샤워실 문을 열어제끼니 곰팡이 냄새가 끼쳐온다. 음. 어쨌든 깔끔하고 위치는 최고였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너무 늦은 시간이었고 이곳의 리셉션은 저녁 8시까지만 운영하였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근처의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도록 알려주었다. 호텔은 HOTEL AMC MONJAS DEL CARMEN이고 호스텔과는 1분이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살짝 오르막길이라 한밤 중에 캐리어를 끄는 자에게는 그보다 멀게 느껴진다.


    2014년 터키 여행 때부터 생긴 우리의 여행 습관이 하나 있는데 바로 쓸데없이 일몰과 일출을 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게으르기 짝이 없는 인간들이 집 나가서 사서 고생하는 형세라 할 수 있겠다. 다행히 스페인은 위도가 낮아서 해가 8시는 되어야 뜬다. 사실 산 니콜라스 전망대는 일몰과 함께 점등하는 알함브라 궁전을 감상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사서고생 일출일몰' 회원인 나는 이 곳의 위치를 살핀 후 일출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일출과 함께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물들어 가는 모습이 멋지다는 정보를 찾은 후 친구에게 의견을 타진했고 역시 '사서고생 일출일몰' 회원인 친구는 그렇다면 가야지라며 흔쾌히 허락했다.


    알바이신 지구(Albaicín Quarter)

    다음 날 아침 7시 좀 넘어서 일어나서 일단 알바이신 지구로 갈 c1 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우리 숙소는 최적의 위치라 문 앞을 나서 누에바 광장을 잠시 헤매니 곧 정류장을 찾을 수 있었다. 버스에 타서 기사에게 5유로 짜리 트래블 카드를 구입했다. 보증금은 2유로였고 한 번에 5유로 이상 충전 가능하다. 이 카드를 사용하면 버스 요금이 한 번에 1.2유로인데 0.79유로에 탈 수 있어 2명 이상의 여행자라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http://www.lovegranada.com/transport/granada-travel-card/


    아침 일찍의 버스는 굉장히 한산했다. 알바이신 지구에서는 주민들이 아침 조깅을 하다가도 이 버스를 만나면 건물의 오목한 곳으로 쏙 들어가 길을 비켜야 할 만큼 버스는 엄청 좁은 골목길을 아슬아슬하게 누비며 올라갔다. 


    산 니콜라스 전망대 정류장에서 내린 우리는 전망대로 보이는 곳으로발을 몇 걸음 옮기다가 뒤를 돌아보고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 아침에 점멸하는 그라나다 도시의 반짝거림과 함께 웅장한 알함브라 궁전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볼려고 마음 먹고 본 것이 아니고 갑자기 밀려들어와서 감동이 더 컸나보다. 이 때가 여행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이기도 하다.


    일출을 보려는 자들은 얼마 없어서인지 우리는 대여섯 명과 함께 일출을 즐기...려고 했으나 공사장과 잔뜩 낀 구름의 콜라보로 주변이 밝아진 후에야 해 떴나보다, 우리가 그렇지 뭐, 해 뜨는 거 제대로 본 적은 없잖아, 사진 필터로 해뜨는 거 처리해볼게 라는 자조섞인 대화를 나누며 또다시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그럼에도 인적 드문 알바이신과 알함브라 궁전의 장엄한 모습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던 그라나다의 첫 아침이었다.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요기를 하고 씻으려고 했으나 다시 잠 들었다. 씻느냐 자느냐 였는데 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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