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포르투갈 Day 2(1) - 신트라(Sintra)로 가보자
    여행/스페인-포르투갈 2017. 4. 21. 11:19

    오늘은 신트라(Sintra)이다. 

     

    우리는 전날 무어 성과 페냐 성에 가기로 결정하고 두 곳에 대한 티켓을 인터넷으로 구매하였다

    http://www.parquesdesintra.pt/en/ 

    인터넷으로 입장권을 구입하면 더 저렴하고 표를 사기 위하여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페냐 성은 공원 입장권으로 성 내부 제외, 1명 13.99유로. 입장권은 시기에 따라서도 변동 되니 사이트 확인 필수). 

     

    흔히 많이 가는 코스가 신트라-호카곶인데, 땅끝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에 호카곶은 가볍게 패스하기로 하였다. 대신 절벽 마을인 아제나스 두 마르(Azenhas Do Mar) 사진을 보고 이 곳에 꼭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주말에는 교통이 불편해서 렌트를 하지 않는 이상 여정이 어렵다

    .  

    많은 이들이 신트라 원데이 패스(기차+버스 통합권 15.5유로)를 끊지만 신트라만 갈 생각이라 기차 왕복표(4.8유로)와 버스 1일권(10유로)을 끊기로 했다. 

    신트라 지역 순환 버스가 9시 30분은 되어야 운행한다는 정보를 듣고 리스본에서 9시에 떠나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재빨리 먹은 후 호시우 기차역으로 향하였다. 

     

    호시우 기차역(Estação de Caminhos de Ferro do Rossio)

    아침에 마주한 리스본은 정말 아름답다. 호시우 광장 근처로 둔덕이 있고 그 위에 상 조르제 성(São Jorge Castle)이 위용을 드러낸다. 밝은 곳에서 보는 리스본은 한 쪽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도시 전체가 아늑한 느낌이다. 

    호시우 광장을 가로지르니 말발굽 모양 아치가 있는 기차역이 나타난다. 편벽한 곳에 위치한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건물 자체로도 굉장히 아름답다. 그런데 기차 시간이 거의 대서 나왔기에 건물을 구경할 여유가 없다. 기차역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뙇! 줄이 엄청나다. 리스본에 온 관광객은 모두 신트라에 가려는 듯 하다. 도저히 시간에 맞게 표를 살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급한 마음에 우리는 갈라져서 친구는 매표소 줄을 섰고, 나는 기계 앞에 줄을 섰다. 계속 SNS로 연락하며 상황을 전달하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공짜로 표 줬어" 하는 메세지가 온다. 어떤 사람이 자기는 이미 표가 있다면서 혼자 서 있던 친구를 찾아 표를 준 것이다(개...개이득). 

    자동발매기는 충전용인지 이상하게도 표를 살 수가 없었다. 내가 매표원 바로 앞에 섰을 때는 기차가 떠나기 30초도 안 남았다. 사람들이 개찰구 쪽으로 우당탕탕 달려가는 게 보인다. 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속으로 제발 제발을 외쳤으나 매표원은 남의 일이라 급할 게 없다. 표를 받아서 개찰구 안으로 들어 가니 기차의 뒷꽁무니만 야속하다. 정시 출발 칭찬해~

    문제는 우리가 이미 개찰구 안으로 표를 끊고 들어왔고, 다음 신트라행 기차까지 1시간이 남았다는 것이다. 우리와 같이 기차를 놓친 한 아시안 청년은 떠나는 기차를 보며 굉장히 아쉬워하는 제스쳐를 취하더니 갑자기 플랫폼에서 식사를 시작한다(읭?). 본격적으로 이 안에서 기다릴 태세이다. 그런데 한 시간 동안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건 말도 안 된다. 우린 일단 플랫폼 중간에 있는 메트로 환승 출구로 갔다. 메트로 역까지 가봤으나 그곳에도 역무원이 없어서 나가기가 어렵다. 다시 기차역 플랫폼에 돌아왔으나 개찰구에 역무원은 눈을 씻어도 찾을 수가 없다. 친구가 갑자기 SOS 버튼을 누르려고 한다. 지금이 바로 긴급한 상황이 아니냐며. 내가 말린 후에야 친구는 어느 정도 정신이 돌아온 것 같았다. ㅋㅋㅋ 

    그래서 우리는 시험 삼아 한 명이 표를 끊고 나가서 기계에 카드를 올려봤다. 얼마나 차감되는지 보려던 것이었다. 표를 끊고 나갔다가 들어왔는데도 액수가 차감이 안 되었고 오늘 몇 시까지는 무료라는 문구가 뜬다. 아마도 같은 역에서는 들락날락해도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다음 기차를 타면서 밖을 내다보니 우리가 탄 기차를 놓친 한 할머니가 굉장히 쿨하게 다시 표를 찍고 나가는 것을 보고 확신했다).  

    친구는 계속 구엘 공원의 삽질과 이 정보를 블로그에 올려서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라며 내게 다짐을 받는다. 그런데 구엘 공원도 그렇고 신트라행 기차 놓쳤을 때의 플랫폼 대처 방법도 그렇고, 우리만 하는 삽질 같긴 하다. 또한, 꼭 신트라 직행 기차를 안 타도 되고, 중간에 갈아타도 된다(이건 리스본으로 돌아올 때 했던 방법). 시간표와 직행, 경유행은 포르투갈 철도청 홈페이지에서 조회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http://www.cp.pt

     

    나가서 스타벅스나 갈까 했으나 둘 다 커피가 당기지 않는다. 우리는 호시우 광장에 나가서 둘러보기도 하고, 호시우 메트로 역에서 표에 돈도 다시 한 번 확인하고(찌질찌질) 조금 놀다가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벌써 호시우 기차역에 정들려고 한다.

    10시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출발했다. 약 40분이면 신트라이다.

    큰 일이다. 

    아직 신트라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포스팅 하나를 다 썼...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