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휴우, 끝났다.
    가르치는 중/가르치니까 2008. 8. 12. 04:16

    약 한달 하고 반 동안의 선생질이 끝났다. 더운 여름 동안 (한국에 비하면 가을이었지만 -_-;) 매일 같이 매달렸던 수업 준비와 일주일에 두 번 2시간 30분씩 꽉꽉 채웠던 수업 시간은 참으로 지난하고 힘들었는데 오늘 강의평가를 마지막으로 다 끝났다. ㅎㅎ (아, 수요일에 시험은 봐야쥐 -_-;)

    사실 불법이지만 -_-; 애들에게 강의평가를 해서 봉투에 넣으라고 하고, 그것을 오피스에 갖다주는 와중에 어떻게 평가했나 잠깐 훑어봤다.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근데 대충 보니 5점 만점에 4나 5 점에 주루룩 분포되어 있는게 아닌가! (저번 학기, 내가 TA 했던 선생님들 보다 훨씬 평가가 좋더라 ㅠ.ㅠ)

    나 완전 영어도 못하고, 수업 시간에 대본 읽고 있고, 어떤 때는 질문도 못 알아듣고 몇 번씩 되묻기도 했는데 평가가 이렇게 나오니 그 동안 한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다.  멀리 동양에서 온 열라 어려보이는(혹은 어리버리해 보이는) 강사가 고군분투 하는 것이 얘네들 눈에도 대견해 보였나 보다. 흑

    세계사 강의를 준비하면서 나도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지식들도 수정할 수 있었고, 중세 유럽과 동양에 편중된 내 지식 세계를 넓힐 수 있었고, 각 문화나 문명에 대한 편견도 깰 수 있었고, 어느정도는 무지와 미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다음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가면 저번에는 관심이 없어서 스킵했었던 중동, 아프리카, 아메리카 문화의 유산들도 훨씬 잘 즐길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도 생겼다.

    내가 처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맡아서 가르쳤던 우리 반 아이들도, 내 강의를 통해서 좀 더 너른 세계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루타 삼아서 미안하다 아그들아...ㅋㅋ  가을학기에는 애들도 더 많아지는데 좀 더 나은 모습으로 강단에 서야겠다.


    사족1. 아 글 왜케 유치해. ㅋㅋ 초딩 그림일기 수준이다.

    사족2. 배고프다.

    '가르치는 중 > 가르치니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리버리 대마왕  (1) 2009.01.22
    반환점을 돌다 - 중간고사를 마치고  (1) 2008.07.24
    첫번째 수업  (6) 2008.07.01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