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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격을 좁혀야 하겠습니다 - 1
    What am I doing? 2014. 4. 25. 14:40

    1. 요즘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박근혜정부"식 화법으로 제목을 정해본다. 생각해 보면 정말 놀랍다. 이전 정부의 '주어 생략'을 뛰어넘는 '주어 회피' 라니 창조경제를 부르짖는 정부가 아니고서는 생각해 낼 수 없는 창조적인 화법이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새겨진 아래의 글을 보자. 


    "무엇보다도 가장 힘든 분들이 가족들이실텐데...... 단 한 명이라도, 어딘가 생존자가 있을 것 같으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누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인지 아무리 읽어도 갸우뚱 하게 된다. 굳이 해석하자면 이와 같다. 


    - 곤히 잠들어 정부가 되는 꿈을 꾸다 일어나니 이 꿈이 너무 생생하여 내가 정부가 된 것인지 정부가 내가 된 것인지 모르겠으니 정부가 최선을 다하면 그러한 연유에 내가 되는 것이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그러한 연유에 내가 되지 아니하니 나는 그냥 유체이탈하여 지켜보련다. 이 또한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 또한 내가 아니니 이것이 무위자연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뭔가 도가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현 정권이라 하겠다. 나도 블로그에 글을 안 쓴지 오래 되어 글 한 번 쓰기가 수월하지 않아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할까 하는데. 내 블로그와 거리를 좁히는 내가 나인지 아니면 내가 거리를 좁히려 하는 것이 내 블로그인지 영 혼동스럽기만 하니 그냥 간격을 좁혀야 하겠다는 말로 책임 회피를 해보련다.  


    말은 길게 썼지만 그냥 매주 신변잡기식으로나마 글을 써볼까 한다. (블로그와의 간격을 좁혀야 하겠습니다) 사실 저번주에 썼던 글인데 이걸 끝맺지를 못해서 오늘에야 대충 갈무리 한다.  


    2. 주말을 틈타 교토에 갔다왔다. 이번이 세번째 교토행. 햇수로 4년만에 다녀온 교토는 여전히 아름다운지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기차에서 밖을 바라보면서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약 한 달 전에 또한 사랑해 마지 않는 경주에 갔다왔는데 이번에 간 경주는 실망스러워서 살짝 걱정을 하고 있던 터였다. 교토마저 날 실망시키면 어떻게 하지 하면서. 그런데 교토는 아름답고 현대적이고 역사적이고 조화되어 있다. 천년 수도의 현재 모습은 이와 같아야 한다는 표본을 제시한달까. 결국 나는 한국 사람인지라 드는 것은 경주 걱정. 인프라를 어떻게 해야 할 터인데. 문화재 관리를 어떻게든 해야 할 터인데.


    3. 책은 잔뜩 사다놓고 나는 태평하게 미드에 빠졌었는데. 그것은 이름하여 Numb3rs. 영어 공부하기 위해 복습해야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었으나 재미있어서 그냥 달리는 중이었는데 살짝 그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 시즌 5쯤 되니 수학이 수학같지 않아서 말이야. ㅎㅎㅎ 


    4. 최근 책 읽다가 빵 터졌졌다. '천사'에 관련된 잡다한 정보를 주는 책이었는데 중간에 '4대 천사 소환마술 주문'이라는 것이 있었다. 뭐 마법진 나오고 펜타그램 나와서 그러려니 하고 읽는데, 주문이 이렇다.


    마술을 실행하는 자는 몸을 청결히 하고 무명 가운을 입은 후 제단 중앙에 선다. 그리고 오른손 집게손가락과 가운데손가락으로 검의 모양을 만들고 대지(大地)의 존재를 의식하면서 동쪽을 향해 펜타그램의 형상을 그린다. 이때의 주문은,


    "이이이이이이이이, 아아아아아아아, 우우우우우우우, 에에에에에에."

    이어서 남쪽을 향해서도 똑같이 펜타그램의 형상을 그린다.


    "아아아아아아아, 도오오오오오오, 나아아아아아아, 이이이이이이이."

    다음에는 서쪽을 향해 펜타그램을 만든다.


    "에에에에에에에, 헤에에에에에에에, 이이이이이이이, 에에에에에에."

    북쪽을 향해서도 마찬가지 동작을 한다.


    "아아아아아아아아, 그라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마침내 대천사를 불러내는 주문을 외운다. 동쪽을 향해 손가락 검을 비스듬한 방향으로 가리키며 천천히 커다란 소리로 이렇게 외친다.


    "내 앞에 라파엘!"

    이때 노란 옷을 입고 활을 멘 채 거대한 날개를 움직이면서 바람을 타고 찾아오는 라파엘의 모습을 강하게 떠올린다. 그리고 다음에는 남쪽을 향해 같은 동작을 하며 이렇게 외친다.


    "내 앞에 미카엘!"

    빨간 옷을 입고 긴 검을 든 미카엘이 녹색빛에 둘러싸인 채 등장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다음에는 서쪽을 향해 선다.


    "내 앞에 가브리엘!"

    푸른 옷을 입고 오렌지색 저녁 노을 속에서 나타나는 가브리엘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는 물이 든 단지를 가지고 올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북쪽을 향해 외친다.


    "내 앞에 우리엘!"

    우리엘은 얼룩 모양의 옷을 입고 곡물을 손에 든 채 녹색 대지로부터 이쪽으로 향해 올 것이다.   


    -Ritual Magic of Pentagram (천사, 2000, 3, 31, 도서출판 들녘)


    나만 웃긴건가... 히힛 

    이아우에, 아도나이, 에헤이에, 아그라, 결국 다 신을 부르는 호칭인데 저렇게 풀어 쓰니까 너무 웃기잖아. 하하



    5. 이소라 이번 앨범. 정말 좋다. 특히 <운 듯> 이라는 노래는 정말...... 

    그리고 앨범의 전반적인 느낌 우리 신혜성씨한테도 잘 어울릴 것 같다. 브리티쉬팝도 좋지만 이런 음악은 어떨까.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