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없는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바로 영어 공부? -_-;;;;
좀 안 어울리는 상당히 학구적인 취미이지만, 어쨌든 이게 요즘 최고 관심사인지라 가장 많이 가는 사이트가 영어관련동호회라는 보기 드문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무하하하~ -_-;;;
그런고로 블로그에는 영어 공부 관련 포스팅이 줄 지어 올라올지도 모르겠다. -_-;
그 첫번째. 영어 발음할 때 입 모양을 가르쳐주는, 괜찮은 phonetics (음성 체계) 사이트이다.
난 기본적으로 영어로 내 뜻을 전달하고자 할 때 발음이 아주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영 엉뚱하게 발음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더 중요한 것은 강세와 억양이다.
발음을 아무리 정확하게 해도 위에 것이 안 되면 의사가 잘못 전달 되거나 아예 전달이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발음이 중요한 이유는 나쁜 발음은 듣는 사람을 피곤하게 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가 말하는 내용이 천금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이를테면 반기문 아저씨의 말씀마냥) 안 좋은 발음은 청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지치게 만들며, 급기야는 듣기 귀찮게 만든다.
이런 맥락에서 좋은 발음은 좀 더 정확한 의사 전달을 위한 필수 조건인 동시에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예전에 미국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나마 친해진 학생에게 내 말을 잘 알아듣겠냐구 물어본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처음에는 예의상 발음이 좋네 어쩌네 했지만 집요하게 캐묻자,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당신의 자음 발음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모음은 약간씩 다르게 발음할 때가 있다. 난 지금껏 많은 외국 출신 강사들을 만났었고, 첫 수업 시간에 그들이 특정 자음이나 모음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그 규칙성을 찾았다. 그러면 그 다음부터는 그 사람 말을 알아듣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다. 당신의 경우도 그렇다."
예전에 내가 학회에서 일본인들과 중국어로 대화했을 때와 같은 이치였다. 일본인들은 shi/ne의 발음 (굳이 한국어로 표기하자면 싈/너)을 시/네라고 읽는다. 처음에는 도통 못 알아들었지만, 첫날 그들의 패턴을 습득한 후 다음날 만났을 때에는 그들이 시/네라고 읽어도 내 머릿속에는 shi/ne의 발음으로 변경되었다. 피곤한 일이지만 가능하다.
어쨌든 본의아니게 난 학생들을 피곤하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내 말을 들었다. 왜냐, 시험에 나오니까. 캬캬캬 -_-;
발음을 정확히 한다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다.
연습도 많이 해야하고.
그러나, 듣는 이를 피곤하지 않게 하기 위해, 내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남의 말을 정확히 알아듣기 위해서 발음은 여전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이건 영어에서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다음에는 내가 발음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다룬 책을 포스팅 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