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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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찰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의미 2018. 7. 17. 13:59
지하철에 탄 학생들 교복에 명찰이 부착되어 있다. 떼었다 붙였다 하는 것도 아니고 오버로크로 박아버린 경우이다. 시력이 안 좋은 편이라 보통이라면 눈에 보일 리가 없는데 유독 한 학생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야구 잘 할 이름이네. 혼자 피식하다가 이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쉽게 이름을 알아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혹여 억하심정을 가진 자의 데쓰노트에 그 이름이 새겨지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큰 일 아닌가. 고래로 동양 문화권에는 이름에 대한 터부가 있었다. 훗날 연구하고싶은 주제가 바로 '이름'에 관한 비교문화 접근이다. 동양에는 '피휘', 즉 왕, 성인, 조상의 이름을 기를 쓰고 피해 쓰는데, 서양에는 오히려 성인과 선대의 이름을 따서 짓는다. 모두 존경의 뜻에서 나왔건만 양태는 극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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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에 분노하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의미 2016. 7. 15. 11:54
가 읽었으면 하는 시. 당장 분노하고 있는 사람에게 보여주면 한 대 맞을 시.오직 신독(愼獨)을 위한 그런 시.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 김수영 나는 왜 조그마한 일에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 왕궁의 음탕 대신5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는가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20원을 받으러 세번씩 네번씩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가로놓여있다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십사야전병원에 있을 때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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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새해 결심 10가지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의미 2014. 2. 7. 16:16
※경고 : 계시적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은 정신 건강상 이 글을 안 읽는 게 좋습니다. 친가에서는 몇 해 전부터인가 명절마다 성당에서 하는 연도 미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차례를 대신하였다. 종교가 없는 나는 초반에는 연도 미사에 참석하지 않고 큰집 집구석에서 뒹굴거렸는데, 조상님께 향이라도 올려야겠다는 마음에 재작년부터인가 연도 미사에 가기 시작했다. 미사에 열심히 참석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남들 일어날 때 일어나고, 앉을 때 앉으면서 어느 정도의 예의만 지키다가, 찬송가의 음율이 좋으면 목청 높여 따라부르고, 그러면서 분향 할 시간만 기다리는 편이다. 이번에도 미사 시간에 구석탱이에 앉아 책(그것도 중세 기독교가 어떻게 사상의 자유를 깔아뭉갰는지를 보여주는 책!)을 읽고 있는데 큰어머니가 조그마한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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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하는 얼굴에 침 뱉으련다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의미 2011. 11. 15. 23:43
주지하자면, 이 글은 입에 거품물고 쓰는 글이다. 경제부문 일간지에서 조중동 못지 않은 후안무치 신문이 있다하면 바로 '한국경제'이다. 이 한국경제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내는 주간지가 있는데 이름하여 '생글생글'이다. 무슨 생각하고 글쓰고... 뭐 이런 뜻이란다. 오늘 그곳에 들어가서 커버스토리를 읽다가 이 무슨 또라이 같은 소리를 하나 했다. 아래 보자. (줄 친 곳만 읽어도 된다) [Cover Story] 복지 포퓰리즘, 더 큰 세대 갈등 부른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세대 대결’로 압축된다.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은 나경원 후보에 비해 20대에서 2배, 30대에서 3배가 넘는 표를 얻었다. 나 후보는 50대에서 앞섰고 60대 이상에서는 2배로 득표율이 높았다. 20~30대의 두 후보자 득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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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sheer thoughtlessness(사유함의 결여), 판단력 부재, 그리고 악의 평범성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의미 2011. 10. 21. 16:31
나경원 전 보좌관이 쓴 글을 읽으며 생각나는 것은 바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 저)' -- (전략) --- 나경원의원이 좋은 집안에서 자라고 실패를 모르고 살았고 뭐 기타 등등의 이유때문에 서울시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제가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정치적으로나 할 수 있는 이야기고, 사람됨을 잘 아는 사람이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경원의원의 성실함을 높게 평가합니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장애아이들을 위한 정책에 나름 노력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중략)--- 서울시장이라면 서울시민들의 내일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하는 지도자입니다. 그런 지도자는 최소한 올바른 판단으로 대중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나경원 의원님은 그만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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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책장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의미 2010. 6. 26. 03:26
가끔 친구나 지인의 집에 방문하면 그 집 책장에 어떤 책이 꽂혀 있는지 유심히 보게 된다. 마치 도둑이 물건을 훔치기 전에 사전답사라도 하듯 모아놓은 장서들을 찬찬한 눈길로 살핀다. 좋아하는 중국어 표현 중에 이런 게 있다. "买书不如借书,借书不如偷书(책을 사는 것은 빌리는 것만 못하고, 빌리는 것은 훔치는 것만 못하다)" 이런 실정이니 내 눈빛이 먹이를 노리는 사냥개의 그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캬캬캬) 문득 친구들이 책을 훔칠까봐 자신의 집을 방문한 친구들의 몸 수색을 했다는 기형도 시인이 생각난다. 어쨌든, 그렇게 다른 사람의 장서를 보다보면 평소에는 몰랐던 그 사람의 취미나 성격이나 관심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우리집도 내 책장과 다른 가족의 책장이 각기 따로 있어서 가끔 다른 가족의 책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