通古今之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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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보다 일주일에 한 번 보니(feat.조카바보)通古今之變/斅學半 2022. 5. 12. 11:42
1. 유나는 태어나면서부터 머리카락이 머리통을 뒤덮고 있는 굴욕 없는 형상으로 태어났다. 태어나기는 동자승 모양을 하고 태어나서, 대접받기는 소황제처럼 대접받았건만 꿈은 공주가 되는 거란다. 유나의 어린이집 친구들은 이미 네 살 때부터 겨울왕국 광풍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유나는 여섯 살이 되어서야 프로즌을 봤다. 꽤 좋아하는 것 같지만 아직은 미니마우스가 더 마음에 드는지 다 헤진 미니마우스 내복을 마르고 닳도록 입는다. 2. 개의 제2의 심장이 꼬리라면, 아기의 제2의 심장은 다리인 것 같다. 아기는 다리를 버둥거리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울 때도 웃길 때도 반가울 때도 화가 날 때도. 어쩌면 인류가 바다에 있을 때 저렇게 다리를 버둥거리며 수영을 했던 것은 아닐까 괜히 인간에게서 진화의 한 모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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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자경>을 중국어 발음으로 익혀보는 것 또한 나쁘지 않으리通古今之變/斅學半 2022. 2. 14. 12:40
어린이는 언어를 참 쉽게 받아들인다. 의 오프닝인 노래 중 후렴 "화카이 짜오~ 티엔즐 시아오~(花开早 天知晓 天莫笑 天亦老, 江湖小 天地遥 人去了 我忘了)"를 부지불식간에 몇 번 불렀더니 그걸 들은 조카가 금방 가사와 음률을 따라한다. 아이에게는 무의미한 발음이 연속되는 건데 어떻게 이렇게 금방 발음 자체로 받아들이지 하는 신기한 마음이 들기가 무섭게,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 노래 후렴구가 세 글자씩 떨어져서 나도 앞부분 가사보다 금방 외웠는데, 역시 세 글자씩 끊으면 외우기 쉽다. 이런 특성을 노려 중국에서 무려 송나라 때에 어린이 교육용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있으니 바로 이다. 은 대학원생 시절 양계초 책 번역 사업에 동원되어 험하게 착취당하다가 접하게 되었다. 양계초가 자기는 의 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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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유나의 보드게임 (셈셈수놀이, 셈셈피자가게, 코잉스)通古今之變/斅學半 2021. 9. 9. 11:24
내가 보드게임을 시작하면서 5살 조카인 유나가 할만한 보드게임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당시 유나는 아이패드로 하는 다니엘 타이거와 관련된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아무래도 눈이 나빠지고 디지털기기에 중독이 될까 봐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아날로그적인 것을 찾게 되었다. 더불어 마냥 오락적인 요소에 치우치기보다는 두뇌발달이니 하는 것도 신경을 안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알아본 것이 바로 셈셈수놀이이다. 유나는 막 손가락으로 더하기 놀이를 시작하였다. 어린이집에서 배웠는지, 1에 1을 더하면 2가 되고요. 뭐 이런 식의 노래를 우렁차게 불러 젖히면서 손가락을 꼬무락 폈다 접다 하기에 매진하였다. 칸 아카데미 키즈에서도 더하기를 가르쳐주던데 유나가 도움을 받으면서 곧잘 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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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1] 스토리북 토치, 동화 손전등通古今之變/斅學半 2021. 3. 19. 15:12
2019년 11월, 28개월 된 유나를 위해 "명작동화를 보여주는 스토리 라이트 동화 손전등"이라는 물건을 샀다. 밤마다 책 읽어달라며 잠도 안 자고 울부짖는다 하니 불을 끄고 그림을 천장에 비춰주면서 이야기해주면 어떨까 해서 구입한 거였다. 예상대로 유나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냥 손전등만으로도 재미있게 놀 나이인데 안에 스토리북이 담긴 칩이 있으니 말이다. 저녁이 되면 불을 끄고 침대에 같이 누워서 천장에 그림을 비춰주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옛날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시대 보정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잔인하기도 하고 요즘 시대에 안 맞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서 내용을 약간씩 바꿔가며 이야기해줬다. 내가 머리 굴리며 하는 얘기라 단 한 번도 똑같은 이야기가 나오지를 않는다. "미운 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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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애착인형 토토와 Knuffle Bunny 시리즈通古今之變/斅學半 2021. 1. 18. 11:26
유나에게는 태어나기 전부터 옆을 지키던 토끼 인형이 있었다. 선물 받은 인형인데 처음 1년 정도는 자기 옆에 있는지 관심조차 없었다. 그런데 묵묵히 곁을 지키던 찬밥 신세 토끼 인형에게 유나가 별안간 엄청난 애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무서울 정도의 집착 애착이 시작되었다. 어른들에게 토끼인형이라고 지칭되는 것을 감지한 유나 역시 토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발음이 안 되어서 토토라고 불렀다. 훗날 토끼라는 발음을 할 수 있게 되자, 토끼라고 부르고 싶어 했지만 장삼이사가 되는 것 같아 못내 아쉬웠던 우리 가족은 알게 모르게 토토를 강권했고, 유나도 결국 토토로 회귀하였다. 우리 집에서 놀다가 토토 인형을 두고 가서 제부가 한밤중에 다시 찾으러 온 적은 여러 번이고, 어린이집에 들고 갔다가 마침 같은 인형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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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an Academy Kids - 최고의 유아 교육 App (feat.영어)通古今之變/斅學半 2020. 7. 29. 16:27
원래는 조카에게 디지털 기기를 통한 시청각에 노출시킬 생각이 별로 없었다. 책도 다 목소리로 읽어주고, 영상은 안 보여주고, 세상 만물을 직접 조물딱 만져보고, 온도를 느끼고, 냄새 맡게 하고 싶었다. 식당에서 평화롭게 식사를 하기 위해 아이들을 디지털 기기에 맡겨놓는 어른들이 마뜩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초였나 아이패드에 칸 아카데미를 깔려고 하는데, 칸 아카데미 키즈(Khan Academy Kids)가 같이 검색된 것이다(무료에 광고도 없다!). 호기심에 깔아봤는데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오고 꽤 좋은 프로그램을 갖춘 데다가 구독 등의 허들도 없이 그대로 다 무료이다. 안 그래도 핸드폰과 컴퓨터와 탭 등에 관심이 있어서 호시탐탐 노리는 조카 유나에게 해볼테냐고 내밀어봤다. 당시가 약 30개월 되던 때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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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2018년 5월 31일부터의 시간通古今之變/斅學半 2019. 10. 17. 15:47
이 카테고리는 2018년 5월 31일부터 지금까지 약 17개월, 그리고 그 이후의 족적을 기록하기 위함이다. 이 날 무슨 일이 있었는고 하니, 바로 하나뿐인 조카가 집 근처로 이사를 왔다. 당시 조카는 무언가를 잡고 겨우 몸을 일으킬 정도의 빠워를 몸에 지녔으며 나의 서식지에서는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첨언하자면 태어나서 100일까지는 우리 집에 있었으니 실제로 떨어져 지낸 것은 8개월 정도이다. 이 기간에도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조카를 보러 가곤 했다. 방문이 어려울 때면 영상통화를 통해 누워서 버둥거리는 아기와 접선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약속의 그 날. 즉, 작년 5월 31일을 기점으로 조카는 우리 집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였고, 나도 외부에서의 일과를 마치면 집에 돌아와 조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