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그리고 여러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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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여행지 : 터키와 그리스(로도스)여행/그리고 여러 나라 2014. 9. 15. 16:56
1. 각성과 유체이탈의 반복러시아에서 터키로 여행지를 바꾸고 비행기표를 구매한 이후 엄청나게 각성하여 여행 준비에 열을 올렸다. 워낙 땅덩어리가 크고 구석구석 가보지 않으면 여한이 남는 곳 뿐이라는 명성이 자자하니 일정을 잡는 것만으로도 골머리를 앓았다. 동남 아나톨리아 지역에 갔다온 동생이 하도 극찬을 해서 그쪽 지역을 들러볼 생각으로 계속 알아보았으나 열흘이라는 짧은 일정(사실은 11박12일)때문에 결국 국민 코스를 따르게 되었다. 여행 준비를 할 때면 생경한 리듬에 몸을 맡기는 기분이 든다. 나는 무언가를 알아가는 과정을 내 몸에 내재된 리듬이 내가 알고자 하는 대상의 리듬에 공명하도록 조절해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 익숙하지 않은 규모, 익숙하지 않은 지명, 익숙하지 않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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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잠도 제대로 못 잤을 뿐......여행/그리고 여러 나라 2013. 5. 15. 21:42
그러니까 지금부터 '여행'이라는 카테고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야말로 업무의, 업무에 의한, 업무를 위한 몽골 출장을 기록하려고 한다. 출장이 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좀 과해서 말이다. 이번 몽골 출장으로 나는 자칭 유목민 전담, 타칭 출장전문 직원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정말 그 무엇도 구경할 수 없었던 출장. 일 외에는 다른 건 하나도 하지 못했던 출장. 잠조차 제대로 잘 수 없었던 출장. 이름하여 몽골 출장 되겠다. 내가 아무리 날고 기는 (주로 기는) 직장의 신이지만 (미모로 따지자면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 정도? 이걸 유머라고...) 몽골어까지 할 수는 없는 노릇. 카자흐스탄에 이어 또다시 통역님을 대동하였다. 원래는 출장도 혼자 가는 거였는데, 평소 예뻐하던 후배님이 혼자는 너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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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더블린 下 (Dublin is walkable!)여행/그리고 여러 나라 2013. 4. 8. 00:12
더블린은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도보로 구경하기에 좋은 도시이다. 주요 관광지가 모두 근처에 있어서 굳이 대중 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원하는 곳에 쉽게 갈 수 있다. 어느 정도냐 하면, 그냥 한 관광지를 구경한 후 골목 끝을 돌면 다른 관광지가 나타나는 수준이다. 쇼핑의 거리로 유명한 Grafton Street를 나오면 바로 더블린에서 가장 유서깊은 대학인 Trinity College가 나온다. 이 Trinity College는 1592년에 지어진 대학으로서 수많은 아일랜드의 위인을 낳은 곳이다. 대학 규모는 작지만, 이름만 들어도 연식이 느껴지는 The Old Library라는 도서관으로 또한 유명하다. 이곳에는 Book of Kells라는 800년대에 쓰여진 복음서 필사본이 전시되어 있는데, 중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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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더블린 上여행/그리고 여러 나라 2013. 1. 16. 21:44
도대체 방문기를 해가 바뀌었는데도 쓰는 심보가 무엇인지 스스로도 궁금하지만, 어찌되었건 9월 말에 갔다온 이곳에 대해 기록이라도 남기려고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린다. 그러고보면 이번이 내 첫 유럽행인데, 일하러 가는 것이라니 살짝 섭섭하기도. 항상 혼자서 출장 갔었는데, 이번에는 동료가 함께 했다. 한국말을 잘 못하는 친구라서 일주일동안 일도 영어로 해야하고, 호텔방에서도 영어로 살아야 하다니 단기 어학연수 하는 기분이랄까. 길고긴 비행 끝에 런던을 거쳐 더블린에 도착. 마침, 런던장애인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오는 선수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온 터였다. 아일랜드는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개선장군을 맞이하려는 초록색 옷을 입은 사람들로 공항이 붐볐었다. 공항에서 더블린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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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알마티여행/그리고 여러 나라 2012. 12. 5. 15:02
이제는 갔다온 지도 오래 되어서 기억도 가물가물한 카자흐스탄에 대해 써볼까 한다. 처음에 내가 이 곳으로 가는 게 결정되었을 때에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일종의 동경과 출장의 귀찮음이 범벅이 되어서 웃지도 울지도 못했었는데, 몸의 고통은 잘도 잊혀지는 지라 지금은 좋은 기억만 남아있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으로 영어가 잘 통하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부터 러시아어와 카자흐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실질적으로는 이 나라의 제1언어는 러시아어라고 한다) 카자흐스탄 사람을 통역으로 대동해야 했다. 그 친구는 동행을 잘못 만난 죄로 실크로드 역사 문화에 관심 많으나 아는 것은 없는 우매한 나의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어찌되었건, 약 5시간의 비행 끝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