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기(五德記)/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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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음모론 놀이오덕기(五德記)/日 2022. 4. 25. 14:56
주변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꽤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 무슨 책 읽냐는 질문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을 읽는다는 사람들을 보고, 잠시 작품 목록을 찾아보고 기함했다. 어떻게 작품이 매달 출간될 수 있냐는 말이다. 나는 바로 음모론을 들이댔다. 한 사람이 이렇게 매달 작품을 낼 수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한 사람이 아닐 거다. 작가집단일 것이다. 상대는 쉽게 휘어넘어가지 않지만 어쨌든 단서는 흘린다. 그러고 보니 작품 수준이 들쑥날쑥하다고. 곧 미끼를 물듯하다. 그가 쓰는 작품은 주로 추리소설인가? 상대는 순순히 대답하기를 보통 그렇지만 다른 장르도 있는 것 같다고 한다. 나는 무릎을 치며 말한다. 역시 그럴 줄 알았다. 일단은 추리작품을 쓰겠다고 모인 작가 집단인데 가끔 그 안에서 로맨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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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처음 사랑을 한 날에 읽는 이야기(初めて恋をした日に読む話)>오덕기(五德記)/日 2021. 9. 24. 13:53
이번 추석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이름도 알지 못했던 드라마이다. 연휴가 시작되면서 길이가 짧고 가벼운 드라마를 찾다가 접하게 되었다. 요즘 읽는 책이 모두 어렵고 무거워서 오로지 감성만 자극하고 진입장벽이 낮은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 바로 , 일명 하지코이(하지메떼코이오시따히니요무하나시). 배경지식이나 들은 풍월이 없는 상태에서 드라마를 찾으려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내가 아는 배우가 나오는 작품을 찾는 것이다. 주인공 역을 맡은 후카다 쿄코는 영화 에서 로봇 연기하는 것으로 이미 접하였고, 유명하다는 것도 알지만 내가 익숙한 배우는 아니다. 이 드라마로 인도한 배우는 나가야마 겐토이다. 사실 이름도 몰라서 로 검색해서 에 모두 출연한 배우를 찾았다. 그랬더니 이 배우가 하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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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하이큐!!(Haikyu!!)오덕기(五德記)/日 2021. 9. 15. 13:43
놀라울 정도로 단순한 제목을 가진 애니메이션이 있다. 배구 만화 제목이 배구라니. 그런데 애니메이션을 보니 일본에서는 배구라고 안 하고 발리볼이라고 하는 듯싶다. 회사에 신입으로 들어온 동료가 이 만화를 매우 재미있게 봤다고 한다, 이 사람의 후임자 또한 만화책이 완결되어서 첫 월급을 받자마자 전질을 질렀다고 한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첫 편은 이해 가능한 입력(Comprehensible Input) 이론에 입각한 일본어 습득을 위해서 오로지 일본어만으로 시청했다. 다 보고 나서 음 생각보다 평범하군. 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글 자막을 키고 다시 보았다.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나의 일본어 듣기 능력이 세세한 내용을 잡아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이후 컴프리헨서블 인풋이고 나발이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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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브레이브10 잡설오덕기(五德記)/日 2015. 8. 1. 00:12
스포일러 엄서요 야구에 빠져 살다가 kt wiz가 지는 것에 이골이 난 나머지 새로운 감정적인 자극을 받고 싶었다. 지는 것은 너무나도 익숙하니까 패배감 외의 다른 감정이라면 뭐든 괜찮을 것 같았다(좌절감, 우울감은 패배감의 범주에 넣겠다). 때마침 일본사 책을 보면서 묘하게 간질간질 한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전국시대(센고쿠지다이!). 일본 역사에서 평소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시대가 헤이안 시대이기는 하지만 특유의 전아하고 괴이한 정서보다는 다 깨부수고 폭발적이고 강렬한 그런 것이 그리웠다. (사실 보신전쟁 쪽도 굉장히 간질간질 나를 자극했지만 여기도 한 처절함이라서 -_-; 지금은 kt wiz 야구 보는 것으로 대신하련다) 내가 전국시대 중에서도 좋아하는 이야기가 우에스기 겐신, 다케다 신겐, 호조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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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사이코패스 (Psycho-pass, サイコパス, 2012)오덕기(五德記)/日 2014. 4. 14. 16:21
본 지 겨우 2주일밖에 안 되었는데, 그 사이에 넘버스라는 미드를 달렸더니 내용이고 감흥이고 아득하기만 하다. 아래는 줄거리 따위 없는 사이코패스 감상문. 사이코패스. 꽤 호평을 받던 작품이라 궁금해하던 차에 우연히 접한 초반 장면의 잔인함에 아연실색하여 포기. 그러나 을 보면서 안면인식장애가 극에 달해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엄혹한 현실에 지쳐버렸다. 중드 보면서 이렇게 고통 받을 바에 차라리 잔인한 애니메이션을 보겠다며 다시 싸이코패스를 꺼내들었는데, 아뿔싸 이거 재미있어서 그대로 이틀만에 정주행 완료. 애니메이션 고를 때, 보통 만화나 소설(라이트 노벨 포함) 원작이 있는 작품을 최우선으로 하고, 아무리 원작이 있어도 게임 원작은 피하는 편이며, 순수 창작물도 후순위로 밀어버리는데 이는 200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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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맥베스 - 노무라 만사이 주연/연출오덕기(五德記)/日 2013. 4. 25. 00:25
동생과 늦은 저녁 식사를 하는 데 갑자기 동생이 능청스레 웃으며 물어본다."노무라 만사이는 잘 있어?" 질문을 한 동생도 질문을 받은 나도 순간 민망함과 오글거림에 그만 너털웃음을 짓고 말았다. 일본 출장을 앞두고 혹시 노무라 만사이가 쿄겐 공연을 하면 보러 갈까? 하며 웹서핑을 시작하기가 무섭게, 나는 비명과도 같은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 노무라 만사이가 무려 한국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이었다. 보고싶었던 쿄겐은 아니지만 그가 청년 시절부터 한결같이 추구해왔던 셰익스피어의 작품. 그 중 맥베스였다. 그때부터 '가고싶어, 가고싶어'를 외쳤지만 뒤늦게 들어간 예매 사이트는 사석을 제외하고는 만석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시 신화 콘서트 기간과도 겹쳤던 터라, 둘 중에 어떤 공연으로 정해야 하는가에대해 고민해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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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진격의 거인 (進撃の巨人, Attack on Titan)오덕기(五德記)/日 2013. 4. 15. 22:28
*스포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시청 전입니다. 를 보고, 어디 비슷한 만화 없나 해서 찾은 작품이 이다. 정말 재미있어서 밤을 새며 읽기는 했는데 역시나 장르 자체는 와 비슷하게 고어물인지라 특정 장면(이를테면 거인이 손에 쥐고 있던 인간을 나무에 쳐서 박살 내는 장면)이 뇌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고어물 치고는 소프트해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몸은 알게 모르게 고달팠나보다. 다음날 구토까지 할 정도이니 말이다. 는 매우 독특한 설정의 중세풍 판타지이다. 이 이야기는 인간을 먹는 거인들, 그리고 이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삼중으로 둘러싼 성벽 안에서 사람들이 불안정한 평화에 만족하며 갇혀 지낸 지 100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된다. 100년간의 평화가 오늘의 평화를 보장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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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히스토리에오덕기(五德記)/日 2013. 4. 14. 01:09
평소 역사물 애호가인 내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추천했던 작품이 바로 이다. 그러나 그 추천에는 꼭 단서가 있었는데, 첫째는 연재 속도가 느림의 극치를 보인다는 것이고, 둘째는 의 작가가 그린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 재미있기는 엄청 재미있는데 그림체가 영 받아들이기 어려운 데다가 사람 기분 나쁘게 잔인한 작품이라 결국 두어 권을 보다 말았던 터였다. 위의 단서 조항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으나, 최근 볼 만화책이 없다며 울부짖던 나는 결국 를 지르고 말았다. 는 마케도니아의 대제국 건설을 견인했던 필리포스 2세와 알렉산더 대왕 부자의 개인 비서이자, 장군이자, 학자인 에우메네스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에 대한 기록은 과 디오도로스의 세계사책 에 매우 단편적으로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이와아키 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