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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드] 굿와이프 (The Good Wife)
    오덕기(五德記)/美 2011. 5. 8. 22:26
    * 스포일러 별로 없습니다.


    살다보면 다양한 역할갈등에 처하고는 한다. 급히 처리해야 할 중요한 업무가 있는 직장여성에게 걸려오는 아이가 아프다는 전화. 선수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스승이지만 경기장에서는 냉철하게 용병을 해야 하는 감독. 그리고 묻게 된다. 좋은 직장여성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훌륭한 스승이자 감독이라는 말은 가능할까. 



    미드 굿와이프(the Good Wife)의 주인공인 알리샤 플로릭스는 주 지방 검사였던 남편이 부패와 성상납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징역을 살게 되자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15년만에 다시 로펌에 들어가 변호사가 된다. 그녀는 매춘부와 놀아난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지만 가정을 유지해야한다는 책임감으로 이를 이겨낸다. 그런 그에게 대학시절 서로 끌렸었던 그리고 현재 로펌의 상사이기도 한 윌 가드너가 다가온다 (아아~ 참으로 상투적이어라). 남편도 개과천선하여 아내에게 헌신적으로 변한다. 바로 이 사이에서 굿와이프의 주인공 알리샤는 갈등한다. 좋은 아내이고 싶은 마음, 여자로서 자신의 사랑을 찾고 싶은 마음, 좋은 엄마이고 싶은 마음, 좋은 변호사로서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자칫 진부한 사랑 노래, 평범한 법정물이 될 수 있었지만 ‘굿와이프’는 그 함정을 잘도 피해간다. 요리조리 피해가는 것이 아니라 아주 묵직하게, 그리고 통찰력 있게, '내러티브'의 힘으로 말이다. 이 드라마의 장점은 사랑 타령보다 정통 법정물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매번 흥미로운 에피소드, 말의 성찬,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한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 그리고 현재의 미국에 대한 사실적 반영은 이 드라마에 활력을 더한다. 이는 어쩌면 저명한 영화 감독인 리들리 & 토니 스콧 형제가 제작에 참석해서 그런 걸지도?  



    이 드라마는 크게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갈리는 정치적 성향과 이권의 충돌,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자부심과 배금주의로 비화되는 자본주의에 대한 (일정부분) 냉소적 시선 (결국에는 돈 이야기로 귀결되는 법정물인만큼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다양한 종교와 인종 그리고 민족, 중국의 꽌시보다 더 부각된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 글로벌 경제위기, 인간의 인간에 대한 신뢰, 그리고 직업윤리와 정의로움 사이에서의 위태로운 줄타기 등을 흥미롭게 그리고 상당히 객관적으로 다룬다. 계속적으로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것처럼 그리는 떡밥 정신도 높이 사는 바이다. -_-;  그 중에서도 내가 이 드라마에서 재미있게 생각한 부분은 아버지의 선거운동 사이에서 정치화 되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묘사이다. 권모술수와 협잡으로 정치화 되고 있는 자크와 철학적으로 혹은 피상적으로 정치화되고 있는 그레이스가 바로 그것이다.  
     

    캐릭터에 대해서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다.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주요 캐릭터만.



    알리샤 플로릭 Alicia Florrick (Julianna Margulies, 66년생): 쿡 카운티 주 검사의 아내. 능력있는 변호사이며 곧고 우직한 여성. 알리샤 플로릭 역을 맡은 줄리아나 마굴리스는 유명한 의학 미드 ER에서 캐롤 해서웨이라는 간호사 역할로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윌 가드너 Will Gardner (
    Josh Charles, 71년생): 알리샤의 대학 친구이자 록하트&가드너 로펌의 파트너. 내가 좋아했던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서 풋사랑의 열병에 시달리는 녹스 오버스트릿이라는 역을 맡고 있어서 친숙하다. 조쉬 찰스는 9살부터 스탠딩 코메디를 했을 정도로 상당히 오랫동안 방송물을 먹은 배우이다.

    칼린다 샤르마 Kalinda Sharma (Archie Panjabi, 72년생): 로펌의 조사원으로 예전에는 알리샤 플로릭의 남편은 피터 플로릭의 아래에서 일하기도 했다. 상당히 수완이 좋은 조사원이자 비밀스러운 캐릭터. 극 중 25살로 나오는데...음... 칼린다 역을 맡은 아치 판자비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인도계 배우로서 영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빅뱅이론의 라제쉬 쿠쓰라팔리도 영국에서 태어났는데 둘의 억양은 천차만별. ㅋㅋ 드라마 상에서는 동성애 분위기를 풍기지만 실제로는 재봉사와 26살에 결혼했음.

    캐리 아고스 Cary Agos (Matt Czuchry, 77년생): 알리샤 플로릭과 변호사 자리 하나를 놓고 다투던 경쟁자. 후에 현 주 검사인 글렌 차일즈 아래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칼린다를 은근히 좋아한다. 캐리 아고스 역을 맡은 맷 쥬크리는 길모어 걸스의 로건으로 유명하다.  

    일라이 골드 Eli Gold (Alan Cumming, 65년생): 피터 플로릭의 캠페인 매니저. 상당히 즉흥적이고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지만 의리있는 정치 천재이자 엄청난 인맥의 소유자. 시즌 1의 후반에 나와서 시즌 2에서는 주요 캐릭터로 성장했다. 일라이 골드 역의 앨란 커밍은 영국 출신으로 방송계 전반에 걸친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재간둥이이다.

    다이앤 록하트 Diane Lockhart (Christine Baranski, 52년생): 로하트&가드너 로펌의 파트너. 자유주의 성향의 강한 여성이지만 자신의 성향과 전혀 다른 총기전문가와 로맨스를 전개하기도. 다이앤 록하트를 맡은 크리스틴 버랜스키는 방송계에서 잔뼈가 굵으며 뮤지컬 계에서도 엄청난 커리어를 가진 유명한 배우이다. 영화 맘마미아에서 세 명의 친구 중 한 사람으로 나오기도 했다. 아마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빅뱅이론에서 레너드의 괴짜 천재 어머니로 더 친숙할 듯. 

    피터 플로릭 Peter Florrick (Chris Noth, 54년생): 알리샤의 남편. 미국에서 두번째로 인구가 많은 쿡 카운티의 주검사이다. 피터 플로릭을 맡은 크리스 노스는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서 미스터 빅으로 친숙.

    재키 플로릭 Jackie Florrick (Mary Beth Peil) 알리샤 플로릭의 시엄마. 미국의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치관의 소유자로 알리샤가 피터를 용서하고 남편의 그늘에 머물러 아내의 역할을 수행하길 바란다. 볼때마다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캐릭터.  -_-;

    자크 플로릭 Zach Florrick(Graham Phillips): 아들

    그레이스 플로릭 Grace Florrick(
    Makenzie Vega): 딸  



    잡소리지만, 이 드라마는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다. 나는 시카고에 꽤 자주 갔고 또 오래 머물기도 했었기 때문에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감회가 새롭다. 좋아했던 도시였기에 친숙한 장소, 이름, 상황, 그리고 날씨가 드라마에서 그려질 때면 가끔은 그립기도 하다. 그래서 드라마가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듯? ㅎㅎ

    덤으로 윌 가드너 역을 맡은 조쉬 찰스의 파릇파릇한 시기...ㅋㅋ




    마지막으로 이 재밌는 드라마를 권해준 선배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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