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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르투갈 Day 3 - 포르타두솔 전망대, 벨렘, 타일 박물관
    여행/스페인-포르투갈 2017. 4. 24. 13:42

    오늘은 여행 마지막 날. 

    오후 4시10분에 리스본을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환승하는 스케쥴이다. 

    친구는 일정 상 다음 날 귀국이라 나보다 하루를 더 머문다.


    28번 트램

    일출을 볼 요량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호시우 광장, 피게이라 광장을 지나 28번 기점으로 향하였다. 

    이른 시간이라 광장에는 사람 하나 없고 황량한데 한 외국인 신사가 28번 오는 거 맞냐며 물어본다. 어제부터 참 이상한 것이 정류장에 나와 있는 트램 도착 시간이 도통 맞지를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어제 한 번 타봤기에 자신 있다. 조금만 기다려보라며 아저씨를 안심시켰다. 


    그렇게 해서 타게 된 28번 트램. 승객은 나와 내 친구, 그리고 그 신사, 단 세 명. 

    우리는 자리를 옮겨가며 어제 찍지 못했던 인증 샷을 찍었고 초로의 신사도 이건 택시라며 신이 났다. 

    그렇게 아침에 텅 빈 트램을 타고 가는데, 주변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마음이 급한나머지 좁은 골목 길을 지나 시야가 확 트인 곳이 나오자마자 친구와 뛰어 내렸다.  


    포르타두솔 전망대(Miradouro Das Portas Do Sol) 

    역에서 내리자마자 고개를 돌리니 장관이 펼쳐진다. 멀리 발코니 너머 수면이 밝아지고 있다. 

    소가 뒷걸음 치다 쥐 잡은 격이긴 하지만, 굉장한 해돋이 전망대(이름에 Sol이 있지 않은가)이자 리스본을 대표하는 경관이다. 구글에서 Lisbon을 치면 맨 처음에 나오는 이미지도 바로 이 곳이다. 나와 친구는 초 흥분 모드로 감탄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경치를 완상하고, 끊임없이 셔터를 누르기도 하였다. 매번 여행지에서 해돋이를 보겠다며 헤맸지만 이번만큼 확실히 본 적은 없는 듯. 문득 교과서에서 읽었던 의유당 김씨의 <동명일기>가 생각나기도 하였다. 바깥 출입이 어려웠던 조선시대 여인이 해돋이를 보며 느꼈던 그 격한 감동을 표현했던 글 아니겠는가. 그 정도 글발은 되어야 이 곳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해가 두둥실 떠오를 때까지 신나게 감상하고 또 온갖 사진을 찍은 후에야 우리는 다시 반대편에서 오는 트램을 타고 기점으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오니 방 안에 이미 조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돌아가며 식사를 하고 샤워를 하였다. 원래는 상 조르제 성을 가볼 생각이었으나 시간이 너무 애매하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요새를 포기하였다. 이렇게 아쉬운 곳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리스본에 또 오지 않겠는가ㅋㅋㅋㅋ 


    다시 코메르시우 광장에 가서 15번 트램을 탔다. 벨렘 쪽으로 가려는 것이다. 28번 트램과는 달리 노란 색의 현대식 트램이다. 이것을 타고 제로니무스 수도원(Mosteiro Jeronimos)로 향하였다. 목표는 수도원이 아니라 에그타르트 였다.


    Pasteis de Belem

    수도원 역에 내리니 인파가 어마어마하다. 듣자하니 오늘 무슨 VIP가 와서 행사를 한다고 한다. 수도원은 겉에서만 봐도 규모가 엄청나고 파사드도 아름답다. 그러나 내부는 의외로 볼 것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기에(설령 볼 것이 있다 해도 시간이 없고) 밖에서만 살펴보다 바로 에그타르트를 먹으러 갔다. 


    이 에그타르트 전문점의 규모도 엄청나고 사람도 그득하다. 안에 들어가면 방이 끊임없이 나온다. 잠깐 자리를 잡고 앉으려다 포기하고 친구와 에그타르트를 사서 밖으로 나왔다. 옆에는 스타벅스가 있다. 스벅의 노예인 우리는 (그래봤자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한 번씩만 간 듯) 2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에그타르트는 맛은 있는데 천상의 맛인지는 모르겠다. 



    국립 아줄레주(타일) 박물관(National Azulejo Museum)

    전생에 무슬림 아랍인이기라도 했는지 자꾸 애먼 유럽에서도 이슬람 문명의 잔향을 찾아 헤맨다. 

    포르투갈의 아줄레주 예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미 터키의 모스크에 있는 아름다운 타일에 심취했었기 때문에, 포르투갈에서 독자적으로 발달시킨 타일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리스본에서의 짧은 체류 기간 동안 시간을 쪼개서라도 이 박물관에 가고 싶었고, 친구도 흔쾌히 내 제안에 찬성해 주었다.

    위: 파노라마 리스본, 좌: 화장실 표시, 우: 예배당


    이 박물관은 벨렘에서 다시 시내에 있는 우리 숙소를 지나 훨씬 동쪽으로 가야한다. 위치가 다른 관광지에서 좀 외지다. 일단 동선이 좋지 않지만 오픈 시간 등을 고려해서 이리 짤 수밖에 없었다. 버스를 타고 강을 따라 박물관 근처에서 내렸다. 주변은 개발이 덜 된 구역이었다. 


    이 박물관은 16세기 수녀원을 개조하여 만들었으며, 아줄레주의 종류와 시대에 따른 변천, 만드는 방법이 전시되어 있다. 실제 예배당에 어떻게 타일이 장식되는지도 볼 수 있는데 푸른 색 타일로 장식된 공간이 여타 성당의 내부와는 굉장히 이질적이다. 건물 자체도 수녀원이었기 때문에 보통의 박물관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리스본에 가서 여기를 빼면 섭하다.


    이 곳 기념품샵에 예쁜 제품이 많아서 선물로 줄 기념품도 잔뜩 샀다(박물관 입장료 5유로). 


    박물관 홈페이지 : http://www.museudoazulejo.pt/

    아줄레주와 박물관에 대한 참고 : 

    http://webzine.arko.or.kr/load.asp?subPage=10.View&idx=741&searchCate=08



    Fin.

    2시간 정도의 관람을 마치고 코메르시우 광장을 통하여 숙소로 돌아왔다. 이제는 짐을 챙겨 공항으로 이동해야 할 시간이다. 

    호시우 광장에서 친구와 헤어져 에어로버스를 탔다. 


    공항에 도착한 후 면세점에서 사람들에게 줄 과자 등의 기념품을 구입하고 늦은 점심도 먹었다. 포르투갈에서 유명한 Paul이라는 샌드위치점인데 먹다가 입천장이 다 까졌다.


    약간 연착되면서 런던에서 엄청 쫄리면서 환승. 

    길고 긴 비행 끝에 인천 공항에 도착. 

    마침 어머니가 발틱 3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셔서 인천 공항에서 반갑게 조우. 


    이제 집이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