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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코) 프라하 - 환전, 페트르진, 스트라호프 수도원(맥주)
    여행/체코-헝가리 2019. 8. 1. 16:31

    아침은 바나나 등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페트르진 언덕으로 출발하였다.

    페트르진 언덕으로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비를 구경하고 푸니쿨라 탑승을 위해 우예즈트(Újezd)역으로 향하였다. 

    가는 길에 환율 좋기로 유명한 환전소에 들렸다.

    (Jindřišská 12, 110 00 Nové Město, 체코 https://goo.gl/maps/pwVMthJr3kq)

     

    Google 지도

    Google 지도에서 지역정보를 검색하고 지도를 살펴보거나 운전경로 정보를 검색합니다.

    www.google.com

    빨간색 간판으로 커다랗게 Praha Exchange라 ​쓰여있고, 맛집처럼 줄을 길게 늘어서서 찾기 쉽다. 친구는 줄을 서고, 난 바르샤바에서부터 시작된 감기 기운을 잡기 위해 약국을 찾았다. 맞은편에 DM이 있지만 감기약은 팔지 않는다. 친구는 돈을 바꿔 나와 영수증을 확인하더니 "여기가 바로 환전 맛집이네" 하며 만족스러워한다. 구글에서 체크한 환율보다 오히려 좋을 정도이다. 

    다시 트램을 타고 10분 정도 가니 우예즈트 역. 친구가 이곳에 있는 안젤라또(Angelato)라는 아이스크림 집에 가고 싶어 해서 문 앞에 당도하니 굳게 닫혀있다. 영업은 11시부터 시작이다. 내려오는 길에 먹자고 달랬는데 그러고 보니 아예 다른 길로 내려온. 캬캬. 

    먼저 향한 곳은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비(Pomník obětem komunismu). 7개의 청동 인물상이 우리를 맞이한다.

     

    위쪽으로 갈수록 몸이 처참하게 찢겨나간 이 조형물은 공산주의의 만행을 회억 하기 위해 조성된 기념비이다. 옆에는 공산주의 정권에 탄압당한 희생자의 숫자를 기록한 명판이 있다. 체포, 망명, 추방, 옥사, 월경(越境) 중 총살, 사형. 약 40만 명에 이르는 이념과 체제의 희생자를 잠시 추념해본다. 꼭 이런 물리적 탄압뿐이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억압받았을 생각 구조까지 생각해 본다면 모두가 시대의 피해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푸니쿨라를 타러 이동하는데 벌써부터 아침 볕이 뜨겁다. 이른 아침인데도 기다리는 사람은 꽤 많다. 아마 사람이 몰릴 때에는 대기 시간이 꽤 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줄을 서 있는데 검표원이 유독 화가 많다. 보아하니 사람은 많고 날도 더운데, 검표, 인원수 체크, 푸니쿨라 운전까지 혼자 다 하고 있으니 화가 안 날 쏘냐. 푸니쿨라는 교통권으로 탈 수 있어서 1일권이 있는 사람은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나는 PID 어플을 제시). 중간에 한번 정차하는데 거기에서 내리지 말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금방 도착.

    내리니 페트린 타워(Petřínská rozhledna)가 보인다. 에펠탑의 20% 정도 되는 높이로 이 위에 오르면 프라하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전망대에 올라가는 방법은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다. 우리는 잠시 계단을 오르는 사람을 바라보다가 배가 고프니 밥을 먹으러 가는 걸로 결론 내렸다. 

    페트린 타워. 가운데를 관통하여 엘리베이터가 있고 그 둘레 나선형으로 계단이 있다.

     

    이곳에서 수도원까지 가는 길은 너무나도 한적해서 친구는 계속 이 길이 맞냐며 추궁을 했다. 그러나 나도 초행길인지라 한번 구글 지도와 표지판을 믿어보자며 달랬다(무려 두 가지 표식을 가지고도 확신이 가지 않는 한적하고 이상한 길). 약간 캠핑지, 혹은 야외 파티장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힘이 넘치는 강아지들이 뛰어와서 나를 식겁하게 했다. 이 곳의 반려견 문화 정말 적응 안 된다. 손에 개줄이 들려있지만 그 끝에 개 없고. 개는 보무도 당당하게 내게 달려오고, 그러다 길 한가운데에 크게 영역 표시하고, 그 분비물은 수많은 유동인구의 발에 밟혀 점차 사그라들고. 여러모로 개판이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성토할 시간이 있으면 해 보겠다.

    약 800미터 정도 걸어 스트라호프 수도원(Strahovský klášter)에 도착.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은 도서관이나 박물관도 아니요, 바로 수도원 양조장과 경관이다. 비슷한 이름의 음식점이 있어 들어가려고 하니 오전 11시에 문을 연다고 적혀있다. 분명 10시부터 문을 연다고 알고 있는데 이렇게 되니 힘이 빠진다. 아이스크림도 못 먹었는데 아침 맥주도 못 마시다니. 금강산은 식전경이라며 먼저 구경부터 하자고 수도원을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맥없이 터벅터벅 걷는데 저기 (사진으로) 익숙한 입구가 보인다. 바로 진짜 수도원 양조장(Klášterní pivovar Strahov)이다! 머리에서는 절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4악장 중 <환희의 송가>가 재생된다. 내가 10시에 문 연다고 했잖아!! 방금까지만 해도 실망한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에 쭈글거리며 변명하고 있었는데 금방 목소리가 위풍당당해진다.

    너무 일찍 와서 그런지 손님이 많지 않다. 우리에게 바깥 자리를 안내한다. 날씨도 좋고 맥주 마시기에 이보다 더 좋은 때가 언제랴. 다크 라거와 페일 에일을 하나씩 시켰다. 한 입 꿀꺽하는데 눈이 번쩍 뜨인다. 난 보통 심드렁한 표정으로 많이 먹는 스타일인지라 웬만해선 맛있다고 격하게 표현하지 않는데. 절로 입에서 높은 음으로 으~음!!!!! 하는 탄성이 나온다. 

     

    지금까지 먹어본 맥주 중에 이곳이 제일 맛있다. 땅!땅!땅!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침 나온다. 또 가고 싶네.

    그리고 함께 시킨 굴라쉬와 립. 

    굴라쉬도 맛있고 립도 맛있다. 맥주가 술술 들어간다. 이 음식점 애정 한다. 서버는 계산대 뒤에서 맥주를 마신다. 그래 그 마음 이해한다. 다음에 또 오자 하고 다시 못 간 게 아직도 아쉽다. 

    식사를 든든하게 마치고 약간 헤롱 거리며 나오니 오전 11시 20분. 이제 길 따라 프라하 성으로 가면 된다.

     

    수도원에서 조금 내려오면 포도밭이 있는데 이곳의 풍광도 괜찮다. 멀리 프라하 성이 보인다.

    오늘 기분 최고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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