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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세계수>
    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24. 9. 3. 11:31

    공연을 하나 봤다. '세계수'라는 공연인데, 세계 각 지역의 지상과 하늘을 잇는 큰 나무에 대한 신화들이 있고, 이를 모티브로 삼아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공연을 짰다고 한다. 마침 요즘 배우고 있는 해금도 프로그람에 들어가 있길래 덜컥 신청한 후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정하였다. 공연이 열리는 장소는 한성백제박물관이었는데 올림픽 공원에는 산책이니, 콘서트니, 소마미술관 전시회니 해서 몇 번 간 적이 있는데 이 박물관의 존재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다음에는 이 박물관만 보러 와도 되겠다 싶었다. 

    [사진=한성백제박물관]



    미디어아트, 음악, 해금, 무용으로 신화를 표현하려고 했다. 난 이런 것을 볼 때면 만드는 순서가 궁금하다. 먼저 음악을 만들고 미디어아트를 제작했을까. 해금 연주자는 음악 작업에서 그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을까. 미디어아트를 보니 해금 연주하는 모습을 반영한 것도 있는데 그렇다면 만든 순서가 어떻게 될까. 무용수가 안무까지 했던데 미디어아트와는 어떤 식으로 조율했을까. 등등. 악기 하나와 독무. 어찌 보면 심심할 수도 있는 공연인데 미디어아트와 음악이 잘 어우러져 빈 공간을 잘 메웠다. 다만 음악 소리가 베이스가 너무 둥둥거리거나 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서 음향이 아쉬웠다. 

    여러 신화를 모티브로 한 것은 흥미있게 바라봤는데, 페르세포네 신화 해석은 대놓고 여성주의적이라 좀 진부했다. 게다가 바리데기와 판도라의 상자까지. 너무 한쪽만 다루는 경향이. 주제가 세계수인데 북유럽의 위그드라실, 카발라 전통의 세피로트 나무, 안 되면 우리나라 신단수, 더 안 되면 보리수, 그것도 안 되면 어린 왕자의 바오밥 나무, 진짜 안 되면 앎의 나무라도 다룰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신들린 듯한 해금 연주와 신체의 아름다움과 주제의식을 잘 표현한 안무로 구성된 공연도 기억에 남지만, 가장 재밌었던 공연은 오로지 미디어아트와 음악으로만 구성한 '삼신'이었다.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색채와 주제의식이 뚜렷한 미디어아트였다. 

    세상에 재능있는 예술가들은 참 많다.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좋은 작품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