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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항저우] 주말 2박3일 친구 방문 (`24. 1. 5.~7.) ①
    여행/중국 2024. 11. 8. 23:06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중국인 친구가 현지조사 차 중국에 귀국했다고 한다. 이 친구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2018년 7월이었고, 그 이후로 계속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받기는 했지만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싶고, 해외에도 나가고 싶어서 친구가 박사논문을 쓰기 위해 현지조사를 간 항저우에 가기로 했다.

    항저우는 99년 1월에 패키지로 가본 것이 마지막인데 나름 도시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으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친구가 현지조사를 하는 도시가 심천, 장춘, 항주였는데, 이 중 항주가 가장 구미가 당겨서 이곳으로 일정을 맞추기로 하였다. 

    친구는 길림성 출신 한족인데 대학을 항주에서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방향만 잡으면 자기가 코스는 다 짜겠다고 하길래, 마침 회사일도 바빠서 여행코스는 친구에게 모두 맡겼다. 나도 2015년 설연휴에 혼자 중국의 낙양과 서안을 돌아보고 온 것이 마지막 중국여행이었다.

     

    이게 얼마만인지, 코로나 시작과 함께 나는 비행기 한번 못 타본 그런 사람이 되었다. 원래는 11월에 하마터면 출장으로 상해에 갈 뻔했는데, 정말 그 출장은 가고 싶지 않았고 마침 그 회사에서 10월 말일 기준으로 탈주를 하면서 뭐 그대로 무산.

    원래는 2023년 12월 출국 이었는데, 연말에 일이 엄청 몰리면서 10만 원의 항공 수수료를 내고 1월로 연기했다. 그런데 그대로 가도 될 뻔했던 것은 안 비밀. 12월에 나갈 생각으로 관광비자를 받았는데 빨리 무비자 실현되었으면. 진짜 못할 짓이다. 사람 많고 기다려야 하고 정말 최악이다. 그리고 한시적이지만 정말 무비자가 실현되었습니다. 우오오오!!!!

    난 연쇄계획마 스타일이라 국외로 여행 갈 때는 정말 엄청나게 계획을 짜는 편인데, 이번 여행은 정말 해야할 일들을 최소한만 한 수준이다. 

    - 비자발급
    - 비행기표 구입
    - 호텔은 친구가 해줌
    - 알리페이 준비
    - 트래블월렛 카드 발급
    - 면세품 구입
    - 로밍신청
    - vpn 설치

     

    금요일은 오전근무만 하는 회사인지라 퇴근하고 집에 가서 빵 한 조각과 미니붕어빵을 점심으로 먹고 가방들고 김포공항까지 9호선 타고 40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면세품을 받았는데 친구가 부탁한 화장품 세트를 두 개 받으니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비행기에 탔는데 거의 1시간 정도 연착되었다. 중국인 친구들이 먹어보라고 권해준 게 있었는데 어디에 적어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괴로워했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적어둔 곳이 생각났다. 그래도 하나는 먹어봤네. 

    항저우에서 나를 기다리던 친구는 내게 기내식을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으나 나는 폭풍같이 흡입했다. 

    위챗으로 세관신고(haiguan)도 작성하였는데 이게 작성할 필요가 있었던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검토 안 하고 그대로 통과.

    도착은 상하이 홍챠오 공항으로 도착했다. 홍챠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가방도 일찍 나옴. 난 이런 공항을 선호한다. 김포, 하네다, 홍챠오, 대만 쑹산 공항처럼  상대적으로 작고 도심에서 가까운 공항. 

    내가 혼자서 항저우에 찾아갈 수 있다고 그렇게 만류하였건만 친구는 굳이 상하이까지 데리러 나왔다. 친구가 멀리에서도 날 바로 알아보고 엄청 반기는데 약간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우리 5년 만에 만난 거다. 

    친구는 내 가방을 다 들고 움직이는데, 내가 계속 면세점에서 산 니 물건만 들라고 해도 고집을 꺾을 수가 없다. 지하철을 타고 상해중앙역으로 이동하는데 지하철 들어갈 때도 모두 짐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지하철 10호선 2 정거장 지나서 이제는 항저우에 가는 기차를 예약하였다. 그런데 금요일 저녁에는 자리가 없어서 다음 기차까지 거의 2시간을 기다렸다. 친구가 어플로 표를 예약했는데 내 여권을 가져가서 등록해야 했다. 이때부터 중국여행 빡세다고 생각하기 시작. 상해에서 일하다가 주말이면 자기 도시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말에 기차표는 없을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최근 목요일에 춘천에 출장 갔다가 돌아오는 표를 구하지 못해서 전철 2시간 타고 온 적이 있어서 바로 이해했다.

    기다리는 와중에 친구가 스타벅스에서 용과로 된 음료를 사주었다. 처음에 싱바커라고 해서 못 알아들었는데 내게 싱바커 좋아하지 않냐고 해서 그제야 알아들었다. 나 너무 스벅 좋아하는 사람으로 주변에 각인이 되어있다. 한국친구들은 물론이고 다른 중국인 친구들도 내가 스벅이 아닌 곳에서 다른 곳에서 만나자고 하면 왜 그러냐고 물을 정도이다. 하여튼 이 친구도 나와 예전에 한국에서 자주 만났어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데도 나때문에 이번에 앱도 깔고 충전도 미리 해놓고...뭐 그랬다. 허허



    저녁 8시43분 차를 타고 항주에 도착해서 전철 타고 친구가 예약한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은 남송어가(南宋御街)라고 해서 황제가 다녔던 거리에 위치하였다. 예전에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도 그런 거리에 있는 호텔에 머문 적이 있었는데.

    호텔은 친구가 예약하였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당시에는 외국인에게는 예약을 오픈하지 않아서 친구가 예약했고, 호텔비도 받지 않았다. 중국 호텔 중에는 내국인용 호텔과 외국인도 이용할 수 있는 호텔이 별도로 있다고 한다. 남송어가에 위치한 호이주점(昊颐酒店)인데 호텔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냉장고가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괜찮았다. 당시에 친구 부모님도 친구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항저우에 놀러 와계셨는데, 친구는 가족과 다른 숙소에 머물고 있었다. 

    호텔에 도착하니 이미 11시가 넘은 시간, 한국시간으로는 12시가 넘었는데 밥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나는 피곤해서 쉬고 싶었는데 결국 끌려 나갔다. 그리고 진짜 너무 맛있어서 기절하고 말았다. 

    음식점은 노원외(鲁员外, luyuanwai)로 땅솥닭(地锅鸡, diguoji)이라는 음식을 파는 곳이다. 친구가 조금 맵기 맛을 시켰는데 한국인 입맛에는 그다지 맵지 않지만 뼈를 뱉으려고 손으로 꺼내면 손끝이 아리다. 친구가 알아서 시켜줘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무협지에 나오는 듯한 삥이 있어서 엄청 신났다. 무슨 삥에 무슨 삥 하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 1월에 먹었는데 지금까지도 올해 먹은 음식 중에서 가장 맛있다. 새벽 1시가 넘어서까지 밥을 먹었는데 평소라면 맥주 먹었겠지만 머리가 아파서 비행기에서 두통약을 먹은 지라 술은 참았다. 진짜 돈만 있으면 한국에 프랜차이즈로 들여오고 싶다.  



    다시 호텔로 돌아왔는데 친구가 리셉션에 뭘 맡겨놨다고 받아오는데 바로 싼즐쏭슈(三只松鼠) 샘플러이다. 친구가 이거 사놨으니 꼭 중국 놀러 와서 받아가라며 사진을 보여주긴 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너무 커서 깜놀했다.

    이것을 전해주고 친구는 내일 만나자며 면세점에서 사 온 화장품 받아갔다. 나는 호텔 예약부터, 상해에서 항주까지의 이동비, 저녁비 아예 돈을 쓰지 않아서 이 화장품 돈을 안 받으려고 했는데 내 친구 고집은 정말 너무 세다. 그런데 워낙 면세 가격을 좋게 받아서 친구가 놀라며 자기에게 돈 조금만 받으려고 영수증을 포토샵 처리한 거냐고 물어볼 정도이다. 친구가 이 정도면 중국에서 파는 가짜보다 싼 것 같다며 이걸로 장사하자고 ㅋㅋㅋㅋㅋㅋ  

    친구는 택시 타고 자신의 숙소로 떠나고 나는 2시 넘어 잠들었다.

    로밍을 한 상태에서는 카카오톡이니 다 가능한데, 호텔 와이파이만 연결하면 카톡도 막히고 구글도 막히고. 정말 중국에 온 것이 맞긴 하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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