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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드] 라이투미(Lie To Me*) 혹은 뻥쳐봐
    오덕기(五德記)/美 2009. 6. 2. 10:55


    제목을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내게 거짓말 해봐" 좀더 친밀하게 번역하자면 "뻥쳐봐"일 이 드라마는 엄청난 흡인력은 없지만 소재 자체는 매우 신선하다.

    BBCthe Human Face



    심리수사물을 표방하는데, 싸이코패스나 잔혹한 살인마 보다는 다양한 범죄 및 일상생활에서 흔히 있을 법한 거짓말까지 두루두루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거짓말을 판별하는 방법은 바로 화자의 미세표정(microexpressions) 즉, 순간적 표정, 제스쳐, 호흡, 땀, 몸의 온도, 심장 박동수, 목소리의 고저, 침을 삼키는 것, 동공의 확장 등등을 통해서이다.

    이 분야의 권위자로 나오는 주인공 라이트먼 박사는 감정과 표정의 관계를 규명한 저명한 심리학자인 폴 에크먼(Paul Ekman)에 바탕을 둔 캐릭터이다. (폴 에크먼은 2001년 BBC 4부작 다큐멘터리 "the human face"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캐릭터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자면,

    앞에서 이야기한 칼 라이트먼(Dr. Cal Lightman, 팀 로스Tim Roth)은 요즘말로 하면 쉬크? 혹은 츤데레한 케릭터로... 영국식 억양이 거의 없는 영국식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캐릭터는 닥터 하우스랑 약간 비슷) 그는 FBI나 경찰을 도와 수사를 하는 라이트먼 회사를 만든 사람이다.

    질리언 포스터(Dr. Gillian Foster, 켈리 윌리엄스Kelli Williams)박사는 같은 회사의 동료이다. 지적이고 배려심있는 캐릭터로, 성깔 있는 라이트먼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일라이 로커(Eli Loker, 브렌던 하인즈Brendan Hines)는 역시 라이트먼 회사의 직원으로 미친듯이 정직하다. 재수없게 똑똑한 스타일이지만 잘생겨서 용서. -_-; 얼굴이 눈 아래 쌍꺼풀 있었으면 왕 싸이코 같아 보일 뻔 했다.

    리아 토레스(Ria Torres, 모니카 레이먼드Monica Raymund)는 원래 공항에서 수하물 검사를 하다가 라이트먼 회사에 스카우트 되었다. 천부적으로 사람의 미세 표정을 캐치하는 능력이 있다. 이 천부적인 능력 때문에 칼 라이트먼이 약간은 질투를 하는 듯? (중간에 마치 예수와 유다, 혹은 강유위와 양계초 같은 모습을 비추기도 한다)



    드라마에 대한 간단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첫째, 절대 초반에 지루하다고 포기하지 말길. 에피소드가 더해질 수록 재밌어진다. 처음에는 csi류처럼 이야기 두 개를 교차시켜서 집중력을 떨어지고 이야기 전개 속도도 느려서 긴장감이 떨어진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하나의 주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스케일도 커지고, 이야기가 촘촘해진다. (특히 가장 이야기의 얼개가 잘 짜여진 것은 ep.12 blinded로 여성을 장님으로 만들고 강간하는 모방범을 찾는 이야기인데 마음이 아프면서도 두뇌 싸움의 최정점을 달린다)

    둘재,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 예를 들어 정치적 이념, 동성애, 군대 내의 성폭력, 내부고발자, 불법체류자, 종교. 전쟁, 인종차별 등을 거침없이 그러나 악의 없이 다루고 있다. 이는 미세표정 연구방법의 창시자이기도 한 폴 에크먼의 주장인 표정은 "보편적"이다라는 명제를 효율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이 "표정의 보편성" 때문에 가장 초반에 한국인 표정 및 제스쳐에 대한 분석도 시도된다. (개인적으로 약간 어이없었던 에피소드. 왜 이렇게 한국인이 한국말을 못해 ㅋㅋ) 

    셋째, 언제나 그렇듯 이들의 새로운 방법론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이 각 에피소드마다 나온다. 이들간의 말다툼과 결국 주인공의 방법론이 승리한다는 도식은 약간 지루하다.

    넷째, 중간 중간 유명인사들의 표정을 그 에피소드와 연계해서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깊다. 전반적인 편집 기술도 세련되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다. 


    총평

    단점: 긴장감이 떨어지고 라이트먼을 제외한 캐릭터의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표정 분석하는 것도 억지스러운 점이 없지 않아 있는데 에피소드가 더해질 수록 이 의심은 불식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오프닝이 싫다. 이름들 외우기가 어렵고 영어 공부에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 듯.

    장점: 신선한 소재에 잔인한 장면이 거의 없으며 기본적으로 휴머니즘을 깔고 있다. (ep.8 Depraved Heart에서는 인도 불법체류 여성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아펐던 에피소드이다) 한 시리즈 당 에피소드가 13편이라 짧아서 좋다. 거짓말을 하거나 거짓말을 눈치채는 등의 실생활에 써먹어 볼만 하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