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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견을 깨주는 재미있는 웹툰을 찾았어요
    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의미 2010. 1. 28. 23:45
    와난님의 '어서오세요. 305호에'라는 네이버 웹툰입니다.
    LGBT이슈, 쉽게 말하면 성적 소수자들 즉,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이야기를 유머스럽게 다룬 만화입니다.

    이 웹툰은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간 중간 어쩔 수 없이 계도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LGBT에 대한 의식 수준을 생각한다면 필수불가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이 웹툰, 부담없이 즐기실 수 있을거예요.

    아직도 그런 분들 많이 접해요. 꽤 트이고 진보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LGBT(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에 대해서 자연에 역행하기 때문에(혹은 천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거부감이 든다는 분들이요. 물론 그럴 수 있다고 봐요. 저도 저와 다른 성적 지향성을 가진 분들과 부딪치면서 위와 같은 편견이라는 틀을 몇 겹이고 깨고 또 깨야만 했으니깐요. 더불어 제게 그런 지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투철하게 성찰해왔었고요. 

    어쨌든, 저런 식의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께 쉽게 대답하자면 이거예요. LGBT는 절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고요. 만약 그렇다면 왜 이 세상에 일정한 퍼센트의 사람이 LGBT적 성향을 타고 태어날까요. 왜 동물조차도 동성애적 성향을 타고 태어날까요. 인간과 동물, 어디 사회에나 편재하는 동성애적 성향. 오히려 이것이 자연스러운 하늘의 이치 아닐까요. 왜 소수라고 차별하나요, 왜 병이라고 생각하고, 왜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나요. 나의 성향과 조금 다른 남의 성향일 뿐인데 말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경우) 당신을 해치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이 웹툰은 직접적으로 문제를 던져요. 일반적으로 '나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이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도 네 가족이(혹은 네가) 동성애자라면 어떨 것 같냐는 근원적인 물음이요. 전 여러 번 봤거든요. 편견이 없는 척 했던(혹은 편견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했던) 사람들이 가족의 문제, 혹은 자신의 문제로 이 이슈를 치환해서 생각했을 때 결국에는 드러내는 어색함이랄까, 혐오감이랄까, 혹은 절대적인 부정이랄까, 뭐 그런 복잡한 감정 말이예요. 이 만화에서는 그런 힘든 감정을 아주 무겁지 않게, 그러나 꽤 밀도 있게 풀어나가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이 웹툰은 일반(이성애자)들을 멀리하고 싶은 이반(동성애자)들의 마음도 잘 드러내주죠.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들에게 가지는 거리감만큼, 동성애자들도 이성애자에게 불편함, 때로는 역겨움을 느낄 수 있다는 거죠. 

    웹툰에서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이야기도 합니다. 제가 사실 LGBT이슈 중에서 이 트랜스젠더 이슈만은 자연스러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미 주어진 신체를 심리적인 이유로 외과적 수술이라는 인공적인 힘을 가해서 바꾼다는 것 때문에요. 그런데 웹툰을 보면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트랜스젠더의 그것은 저같은 범인이 생각하는 수준을 벗어나는 극도의 심리적 괴리감이라는 거죠. 어느 나라에서는 행복추구권이라는 헌법에 따라 트랜스젠더 수술에도 의료보험을 지급한다고 했던 세계 토픽이 기억나네요. 예전에 미국에서 심리검사를 받을 때 성별을 여자/남자/트랜스젠더. 이런 식으로 체크했었어요. 이렇게 조금씩 편견을 깨나가면서 고쳐나가는 거겠죠. 그 검사지를 받고선 문화충격에 휩싸였었지만 한편으로는 뭉클했었어요.  LGBT이슈에 제 나름대로 천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여전히 배려가 부족한 사람이었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LGBT이슈에 가장 오픈마인드를 가져야 할 심리학/상담계에서 조차도 이 이슈를 병리적인 시선으로 보는 경향이 남아 있어요. 아는 사람 부탁으로 논문 자료를 찾아보다가 큰 충격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죠. 종교적인 이유로, 혹은 생득적인 이유로 가지는 불편함을 누그러뜨리지 못한 채 학리와 논거로 써야하는 논문에서까지 그 편견을 그대로 드러내더라고요. 다른 게 후진 게 아니예요. 이런 게 후진 거죠. 하물며 이 분야로 공부 좀 했다는 이들도 이런데,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은 보통 사람들은 어떻겠어요. 어떤 문제에 대한 의식화. 쉬운 일은 아니죠. 그래도 노력해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남을 해치지 않는 한 자신의 의지를 표출함에 두려움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제가 꿈꾸는 사회거든요. 한마디로 말하면 자유로운 사회. 요원해보이지만, 지금까지도 우리는 계속 사회를 변혁시켜왔잖아요. 비록 제가 염세주의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의 의식구조라는 측면에서는 그 방향성은 대부분 좋은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어요. ^^ 



    원래 하려던 이야기에서 많이 엇나갔어요.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무대뽀로 써내려갔더니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이 되었네요.
    그래도 이 글의 결론은 이거예요.
    이 웹툰 한 번 보시라고요.
    이 마음만이라도 잘 전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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