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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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최유준 <음악 문화와 감성 정치 - 근대의 음조와 그 타자>, 2011學而時習之不亦悅乎/문사철 2024. 11. 15. 17:01
최유준의 라는 책은 음악 형식이나 작품만을 논하는 음악 분석을 비판하고 음악을 사회나 문화 그리고 정치적 의미로 분석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공하는 책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언어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월터 옹(Walter J. Ong)의 가 제시한 구술성(orality)-문자성(literacy)-2차적 구술성(secondary orality)의 범주를 음악분석의 문화적 배경의 도구로 활용하여 음조의 다양성과 표준화 사이의 갈등이 근대의 문자성(literacy)와 밀접한 관련을 가졌다는 전제 하에 음악사의 큰 흐름을 해석하려는 시도이다. 최유준은 음악에서의 음조가 어떤 문화적 의미를 갖는가라는 질문으로 책을 시작한다. 우리는 노래를 들으면 바로 이 노래는 슬퍼, 어두워, 혹은 밝아, 즐거워라는 감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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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에드워드 렐프(Edward Relph)의 <장소와 장소상실>(Place and Placelessness, 1976)學而時習之不亦悅乎/문사철 2024. 11. 13. 22:48
지리학자인 Edward Relph의 박사논문을 출판한 "장소와 장소상실"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측면으로서의 장소를 분석한다.책 제목인 '장소'와 '장소상실'은 '장소와의 끊임없는 유대' vs '광범위한 획일화'를 뜻한다.여기에서 말하는 "장소(Place)"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애착과 소속감을 가지는 중요성을 지닌 특정 위치를 의미한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집일 수도 있고, 신성한 공간인 종교건축일 수도 있고, 아지트일 수도 있다. -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장소에 집착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다. - 그러다보니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며 사는 실향민도 있고, 터전을 잃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며 싸우는 사람도 있다. - 꼭 그런 거창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학교 다닐 때 책상 가운데에 선을 긋고 넘어오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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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가의 일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17. 4. 4. 16:14
김연수 씨의 이라는 책을 보았다.한창 재미있게 텔레비전 시청 중이라 당장 책을 읽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고 싶을 때 주로 하는 행동이 전자도서관 어플에 들어가서 무슨 책이 있나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 책을 접하였는데 최근 들어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원래 책을 열 권씩 쌓아놓고 돌아가며 보는 편인데, 이 책을 잡은 이후 두어 권 정도로 줄이며 완독하였다. 초장을 읽자마자 이 책은 재미있을 거라고 직감하고 바로 친구에게 권했을 정도이다. 맨 처음은 이렇게 시작한다. "올해의 계획으로는 초심으로 돌아가 건성으로 소설을 쓰겠다, 다른 사람이 권하는 일은 반박하지 않고 무조건 해본다 등등이 있는데...," 이 말이 굉장히 와 닿았다. 나는 워낙 호오가 분명하고 남이 권한 바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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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16. 9. 19. 14:11
지금까지 건축물을 대할 때에는 주로 종교적 입장에서의 상징에 치중하거나 역사적 의미, 혹은 예술적 측면과 주변 경관과의 관계성에서 바라보았다. 어쩌면 건축보다는 건축물의 공간이 품고 있는 세세한 것들에 더 신경을 썼는지도 모르겠다.그런데 이번에 스페인-포르투갈 여행을 준비하다보니 평소 즐기던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다 빠지고 건축물만 일정에 빼곡하다. 의미있는 건축물에 방점을 찍다 보니 결국 도시의, 도시에 의한, 도시를 위한 여행이 되어버렸다. 바르셀로나 - 가우디 건축물, 그라나다 - 알함브라 궁전, 코르도바 - 메스키타, 세비야 - 세비야 대성당처럼 말이다.그러다보니 건축이 도시 경관을 뛰어넘어 도시 자체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궁금해졌다. 매번 접하던 사회학, 지리학, 역사학에서 말하는 도시가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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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16. 9. 7. 21:18
원제 ピアニストの腦を科學する저자 후루야 신이치, 역자 홍주영출판 끌레마 도서관 신착도서 목록에 있어서 우연히 보게 된 책. '피아노'와 '뇌'에 관심 있어서 말 그대로 제목에 낚인 경우인데 의외로 즐겁게 완독했다.이런 류의 책이 그러하듯, 뇌과학을 어렵지 않게 풀어나간다. 물론 뇌 안에서 벌어지는 화학 작용이나 피아노 치는 동작에 대한 묘사는 가볍게 스킵하면 된다. 뇌의 구조는 물론이요 몸 동작은 직접 보고서도 무엇이 지나갔는지 모르는 눈썰미따위 국 끓여먹은 그런 인간이니 말이다. 이 책은 어렸을 적부터 피아노를 치고 음악을 들으면서 어렴풋이 느꼈었던 감성과 기능이 실제로 어떻게 운용되었고 형성되었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 또한 피아노를 취미로 치는 나같은 사람과 전문 피아니스트와의 그 엄청난 간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