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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스토피아
    What am I doing? 2021. 9. 30. 11:10


    예전에는 이라고 해봤자 2년 전이지만 명절이면, 특히나 날 좋은 추석이면 10박 정도 해외로 길게 여행을 떠났다. 19년 추석 여행을 마지막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게 변하였다. 이번 추석에도 가족 여행에 동행하는 대신 장기간의 칩거를 선택하였다. 그러다가 약 8일 만에 폐관수련을 마치고 대문 밖으로 나왔다. 이 정도의 칩거에도 거리두기가 되었는지 세상이 어색해졌다. 매번 듣던 코로나 관련 안내방송도 새롭게 들렸다. 마치 공상과학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듣는 목소리 같았다. 보통 디스토피아 세계에서는 이런 방송이 자본주의에 침식당한 광고였지만, 지금 내가 당면한 디스토피아는 국가가 국민을 지나치게 통제하는 세계이다. 

    무슨 안내를 그리 많이 하는지 사람을 바보로 아는가 싶다. 코로나 안내방송뿐만 아니라 지하철에는 경고, 혹은 계몽 방송이 허다하다. 끊임없이 재생되는 경고 방송을 보거나 들으면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어차피 저런 말을 해도 들을 사람은 듣고, 안 들을 사람은 안 듣는다. 지하철에서 성추행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보고 해당 행위를 멈추는 사람이 있기는 하겠는가. 담뱃갑 경고 그림 보고도 무신경하게 담배 필 수 있는 존재가 사람이다. 이런 식의 안내 방송은 사람의 의지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계도되어야 할 사람은 무신경하게 만들고, 계도가 된 사람에게는 피로감을 주고, 예민해진 사람에게는 통제당하고 있다는 반발감만 줄 뿐이다. 

    이제는 백신을 맞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백신패스 제도를 도입한다고 흘리기를 한다. 백신 안 맞은 사람은 음성 확인서를 지참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백신 많이 맞으라는 의미에서 나오는 얘기이겠지만, 개인의 방역을 철저히 하여 병의 감염을 피하겠다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겠는가. 변이도 많고 백신을 맞고도 돌파 감염 사례가 많지 않은가. 백신을 맞으면 혜택을 주겠다는 당근 방식을 취하는 나라도 있다. 백신 안 맞으면 음성 확인서 지참이라니 일상생활하려면 일주일에 한 번씩 PCR 테스트받으라는 식이니 지나치게 억압적이다. 

    안타깝게도 정치병 걸린 조중동도 현정권이 하는 것은 무조건 까자는 입장이라 나와 비슷한 의견을 개진한 듯싶다. 못 박자면 작금의 사태가 전 정권에서 생기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현 정부가 꽤 잘하고 있으며, 시민의 협조는 실로 감동적일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동조해줄 수가 없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