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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4월What am I doing? 2022. 4. 8. 14:15
3월 목표를 쓰지 않았더니 무엇을 했는지 모르게 훌쩍 지나갔다. 매일의 기록을 살펴보니 독서와 덕질, 그리고 약간의 창의적인 활동으로 점철된 한 달이었던 듯싶다.
2월부터 시작한 아랍 문자 익히기는 계속되지만 영 지지부진하다. 나이 들면 기억력이 감퇴한다는 걸 지금껏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이게 혹시 그 징후인가 싶을 정도이다. 하긴, 대학 때부터 했던 일본어는 아직도 가타카나 까막눈이니 이게 꼭 기억력 문제로 치환할 거리는 아닌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누가 봐도 노-오력이 부족한 듯.
3월 내내 한시를 하루 한 편씩 외웠는데, 약 30여 수 정도 외운 후에 그제부터 복습을 시작했다. 한시는 절구만 외워서 오언절구든, 칠언절구든 한 수 외우는데 2-3분밖에 안 걸리는데 다음날 되면 매번 첫 행이나 세 번째 행의 맨 앞 두 글자 정도가 기억이 안 난다. 한시는 입에서 굴리는 맛이 있어서 좋은데, 가끔 내가 애초에 우리말 독음으로 외운 시들, 이를테면 두보의 강벽조유백(...) 은 중학교 때 한문 교과서에 나와서 외웠다가 이번에 다시 중국어 독음으로 암송하려니 엄청 헷갈린다.
4월에는 한시 복습하면서 우리나라 옛시조 외운 것도 체크하려고 한다.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시조를 워낙 좋아해서 마흔 수 이상 외웠는데, 이번에 기억을 더듬어보니 약간씩 섞여서 나오거나 중장이 헷갈리거나 한다. 당시에는 이해는 못하고 그저 재밌어서 외웠던 우탁의 시조들을이제 늙음을 체감하면서 제대로 외우는 것을 시작으로 해야겠다. 흑흑.
요즘은 저녁에 집에 오면 밥 먹고 정말 꼼짝을 안 하고 독서만 하다가 11시가 넘으면 약간 불안에 떨며 숙제하듯이 장야를 보면서, 밀린 일들을 한다. 장야는 재미가 없어서 틀어놓고 잡일 하기 좋은데, 이거 다 보면 뭐 보면서 잡일 하지. 장안12시진은 몰입감이 있을 것 같아서 적절치 않다. 산하령은 복습할 때마다 모니터 앞 얼굴을 바싹 대고, 같은 장면 다섯 번 이상씩 돌려보고 있으니 안 되고.
4월의 가장 큰 목표라면 피아노 두 곡 능숙하게 치기이다. 대충 치기는 하는데, 뽀대가 안 나는 연주를 잘 다듬어 보려고 한다.
2월부터 밀린 루빅스 큐브 파훼. 매주 주말마다 다음 주말로 미루고 있는데 하.하.하.
역시 함께 미루는 골프 연습. 이번 주 일요일에는 꼭.
기타 줄도 갈아야겠는데.
5월에도 루빅스 큐브 얘기를 할 것 같은 불안감을 가지고 이 글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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