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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ulla dies sine linea - life without internet
    What am I doing? 2022. 12. 21. 15:13

    금요일 집 인터넷을 업그레이드하고 주말 낮에 웹툰을 보며 뒹굴뒹굴하는데 갑자기 인터넷이 안 된다. 모뎀을 몇 번 재부팅을 해도 상황은 똑같았다. 집에 케이블 티브이부터 시작해서 OTT도 안 되고 인터넷도 안 되니 가족들은 암흑 속에서 사는 기분이란다. 나는 급한 대로 로컬네트워크로 구축한 NAS에 저장한 파일들을 풀었다. 그래봤자 모두 내 취향이거나 해당 영상을 부탁한 친구들 취향. 덕분에 저장되어 있던 파일 중 검우강호를 가족과 보게 되었다. 왓챠에 담아두기만 하고 안 봤던 영화인데 이 기회가 아니었으면 영영 못 봤을 지도(은근히 재밌게 봤다)

    원래는 인터넷이 끊겨도 웹툰은 신나게 달릴 수 있는 LTE 무제한 요금제(LTE 비디오 ON요금제)를 사용하지만 최근 데이터쉐어링을 한 할아버지가 폭발적으로 데이터를 사용하시면서 나도 이번 달에 데이터를 아끼는 삶을 살게 되었다. 나는 정해진 100기가를 다 쓴 후에도 3M/s의 속도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데, 데이터쉐어링을 하는 할아버지는 극악의 속도로 떨어진다고 하니 말이다.

    첨언하자면, 주말에 할아버지께 달려가서 태블릿을 확인해보니 데이터를 잡아먹은 원흉은 바로 할아버지 태블릿에 깔려있던 (내가 깔았던 건가) '실시간 TV'라는 앱이었다. 할아버지가 이 앱으로 TV를 시청하시면서 엄청난 데이터가 소진되었던 것이다(약 12일 동안 67기가를 사용). 가서 TV프로그램은 TV로 시청해주십사 부탁드렸다.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나 별별 계획을 다 짜고 갔었는데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하여튼, 주말 내내 인터넷을 굉장히 아껴가면서 했다. 요즘 밤에 잠을 줄여가며 웹툰을 보는 게 낙이었는데, 그것을 못하니 엄청 일찍 자게 되었다. 이 기회에 책이나 읽자 하고 책 펴놓고(이북이라 화면 켜놓고) 그대로 잤다. 최근 들어 가장 일찍 잠자리에 든 듯. 온 가족이 같은 상황. 인터넷이 안 되어서 TV도 못 보니 가족 간의 대화도 늘고, 다들 잠자리에도 일찍 든다. 옛날 농가의 삶이 이랬을까. 피곤함은 훨씬 덜어진 기분. 예상외로 독서량이 늘지 않았고, 피아노 연습 따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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