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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주말에 움직이는 삶What am I doing? 2023. 4. 17. 18:00
"Nulla dies sine linea"는 라틴어 문구로 "하루도 빠짐없이 한 획(no day without a line)" 이란 뜻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혀에 가시가 돋는다는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의 화가 버전 경구이다.
이미 한번 얘기한 것 같지만 반성의 의미에서 한번 더그런데 오늘 블로그를 확인해보니 2023년 이후 단 하나의 포스팅도 없었다. 일이 바빴고, 집에 와서는 웹툰을 보면서 잉여롭게 보내느라 짬이 나지 않았다. 몇몇 루틴처럼 해오는 일들, 그러니까 듀오링고로 하는 외국어 공부, Mimo라는 앱으로 하는 coding은 하루도 빠짐없이 하기는 했다. 그러나 한때 루틴으로 만들었던 요가는 등한시하고 있다. 이게 내 삶에는 더 갈급해 보이는데 말이다.
주말에는 보통 하루종일 누워있는 편이다. 친구는 잠을 잘 때 빼고는 눕지 않는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다. 나는 누울 수 있는데 왜 앉거나 서냐고 얘기하는 사람이니 말이다. 이렇게 생겨먹은 인간인지라, 주말이면 집에서 할 일을 잔뜩 to-do 리스트에 적어놓는데, 아무 것도 안 한 채 와식생활을 하며 계속 다음 주로 미룬 것이 어언 넉 달째다. 그런데 이번 달은 너무 바빠서 주말까지도 약속이 꽉꽉 들어찼고, 나는 심리적으로 굉장히 휘달리는 삶을 살았다.
그런데 역시 어느정도 바쁜 상태여야 한없이 축축 늘어지지 않고 더 움직이는 것 같다. 이번 주말은 일요일에 시간이 났는데, 갑자기 분연히 떨쳐 일어나 화장품 도구 세척, 화장실 물건 정리, 신발장 정리(신발 약 20켤레 정도 폐기), 책장 정리를 했다. 책장은 내 방과 서재 방에만 했는데, 가장 큰 목표는 책장에 꽂히지 못한 채 널브러져 있는 책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었고 더 크게는 매달 늘어나는 다음 책들을 위해 길을 터주고자 함이었다. 그래서 약 두어 달 정도 버틸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을 마련했다(한 번도 펴보지 않은 수험서를 꽤 많이 버렸다).
책 정리를 할 때마다 느끼는데, 온 집안에 있는 책들을 모두 책장에서 해방한 후에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분류별로 책장에 꽂는 방식을 쓰기 전까지는 획기적으로 버리지 못할 것 같다. 일단 책장에 꽂혀 있으면 다 소중해 보여서 말이다. 첩첩이 쌓여있는 책들을 보니 꺼낼 엄두가 안나서 정리를 할 수가 없었다. 신발장 정리할 때는 모든 신발을 꺼내놓고 시작했더니 어찌나 쉽게 버려지던지.
일을 다하고 나서 정리 전 사진을 찍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언제나 기록은 중요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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