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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業說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4. 11. 26. 13:15
초기불교의 연기설에 입각한 '업설'은 인간의 고락은 인간이 쌓은 업으로 인한 과보와 관련되었다고 말한다. 즉, 만일 의지를 가지고 행한 업이 있으면, 삼세에 걸쳐 반드시 그 과보를 받게 되고, 그 의지를 가지고 행한 업이 아니면 과보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한 일을 하면 즐거운 과보를, 악한 일을 하면 고통스러운 과보를 받는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이 행위를 발생하게한 의지에 따라 좋고 나쁘거나, 혹은 선도 악도 아닌 것(無記)의 세 가지 형태로 받게 된다. 악한 업은 보통 10악업이라 하여 몸의 행위(살생, 도둑질, 음행), 말의 행위(거짓말, 이간질, 험담, 교언), 뜻의 행위(탐욕, 분노, 어리석음)가 있고, 10선업은 이 악업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즉 적극이 아니라 소극적인 의미의 선업만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과거현재미래의 상황 하에서 모든 것을 고려하여 악한 행위를 의지를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 혹여 과거현재미래의 상황 하에서 모든 것을 고려하여 할 수 있는 한 가장 선하고 옳은 일을 하더라도, 그것이 상대에게 선하고 옳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악업을 행하지 않는 것이 선업이지, 선한 행위를 했다고 선업이 쌓이는 것은 아니기 떄문이다. 네가 선하다고 했던 일이 타자에게는 언제든 악행으로 탈바꿈 될 수도 있다.
인간은, 아니 육도에 존재하는 일체는 선업을 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행위를 함에 지혜를 총동원하여 선하다고 판단하는 것을 행하고, 그것이 선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겸허함이 필요하다. 네가 선하다고 한 행위에 '어리석음'은 항상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설은 그런 겸허함의 교설이고, 1인칭을 초월하는 타자의 윤리이다.반응형'學而時習之不亦悅乎 > 기타등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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