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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본다.What am I doing? 2025. 9. 16. 10:09
1. 세상의 끝에서 절멸주의 박멸을 외쳐보다.
내가 관심이 없는 것은 많고도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정세이니, 유행이니, 시류이니 하는 것들이다. 어쩌다가 우연히 내가 탑승한 것이 유행하면 좋은 일이고, 그렇지 못하면 그냥 한창 뒤떨어진 채로 그러고 산다. 사람들이 마치 모두 다 아는 듯이 얘기하는 화제거리는 저게 요즘 유행인가보네 하며 그저 귀담아 들을 뿐이다. 그런데 엄마가 내 방에서 잔 다음날 부터 내 방 tv를 키면 자꾸 글로벌뉴스 채널이 고정되어 나온다. 어차피 영어 듣기나 할까하고 켜놓는데, 맙소사. 세상이 너무 미쳐돌아간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노래를 패러디하자면 '대투쟁의 시대가 찾아왔어'이다. 갈등과 분쟁이 온 세상에 산재한다. 나도 모르게 되도 않는 세상 걱정에 시름한다. 극우는 어디에서나 비슷한 모양을 한다. 아시아에서도 유럽에서도 아메리카에서도. 타자화된 무엇인가가를 모두 제거해야 세상이 좋아질 거라는 사고방식을 절멸주의(Exterminationism)라고 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생각할만한 아티클을 공유해본다. 아티클(절멸의 정치학을 넘어서: 극우 개신교 비판과 공적 신학의 회복)
2.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괴로워해 보다.
반대로 내가 관심있는 것이 바로 외국어 학습인데, 그래서 그런지 유튜브에 경극을 보러 들어갔는데도 알고리즘은 자꾸 날 언어학습 쪽으로 인도한다. 영어 자막 보면 늘지 않아요라는 썸네일을 보고 바로 lilys에게 내용 요약을 시켰다(귀찮아서 영상을 잘 못 본다). 타일러라는 다양한 외국어를 굉장히 잘 구사하는 외국인이 어떻게 해야 외국어 실력을 키울 수 있는지 설명하는데, 중요한 것은 노출, 동기, 필요성이라 한다. 노출은 언어 습득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디자인 하는 것, 동기는 언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 그리고 필요성은 안 하면 절대 안 되는 상황을 일컫는다고. 그러고 보면, 옵시디언에 자료를 정리할 때도 쌓아놓기만 하면 안 되고 제텔카스텐 기법으로 거의 매일같이 자료에 집착해서 정리해야 한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약간 목숨 건다는 심정으로. 결국 언어 습득도, 옵시디언의 자료 정리도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인드셋이 기본이라는 건데, 널널함과 여유로움과 케세라케세라 마인드를 이미 한몸에 깊이 체현한 내게는 이런 마인드셋을 갖는 것 자체가 어렵도다.
3. 나도~ 어쩔 수 없는~ I 인가 보다.
최근 2달 사이에 수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 만났다. 독서모임 두 곳을 늘렸고, 회사를 옮겼고,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거의 매일같이 새롭거나 어색한 사람과 조우하였고, 집에 돌아올 때면 스트레스에 몸부림 칠 정도에 이르렀다. 나름 완벽한 사회화로 무장했다고 생각했음에도 본유의 예민함과 내향성의 덫은 나를 옥죄인다. 스트레스의 원천은 내가 조우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과 대화하는 나의 견딜 수 없는 유치함이나 미성숙함이나 무지함이나 혹은 내 존재 자체의 부끄러움에 대한 자각과 소멸하고픈 욕망에서 비롯된다. 아직도 나는 그렇게 맞고, 깎이고, 깨지면서 ─사실 아무도 안 그랬다. 다들 친절하다. 나 혼자 이 난리이다 ─ 세상을 굴러다닌다. 내향형은 여전히 살기 힘들다.
4. 이 책들을 다 읽기는 했는데, 보뫼 보뫼 무슨 말을 하려던 걸까.
나는 짧은 생각들을 Simplenote라는 앱에 정리해두는 편인데, 너무 짧은 생각이다 보니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도시논객'과 '마음을 담은 집'은 건축가 서현의 책인데 저렇게 딱 한 줄만 평해놓았고, 유전자 지배 사회는 유전학자 최정균이 쓴 책인데, 엄청 비판/비난 하면서 본 책임에도 딱 저렇게 한 줄만 써놨다. 그 때의 나는 무슨 말을 하려던 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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