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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 펌] '좌파 과학자' 강성종 & 좌파에게 '양심'을 묻다 박효종
    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의미 2009. 4. 13. 16:09
    기사를 읽다가 꽤 괜찮은 인용구가 있길래 포스팅 한다. 사실 기사는, 왜 강성종이라는 사람이 좌파과학자인지, 그가 추구하는 좌파란 무엇인지, 그는 좌파 과학자로서 무엇을 비판하는지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올바른 좌파 과학자가 무엇인지 등, 기사를 읽는 사람이 궁금하게 여길 질문들 중 그 무엇 하나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유일한 이 기사가 가진 의미는 전반적인 강성종이라는 사람의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과, 다음의 인용구를 적어놨다는 것.

    우리는 발전을 맹목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맹목적 발전은 반대한다.
    Not blind opposition to progress, but opposition to blind progress.



    환경단체의 모토라는 데 요즘 내 화두와 일치하고 있다. 나는 아쉽게도 환경보호에 별 관심이 없다. 내 정치적 성향 혹은 가치관의 기반을 두고 있는 여러가지 철학이나 '주의'들 대부분이 모두 '환경' 혹은 '자연'이라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있어 물질적 존재로써의 '자연'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쉽게 말하면 내 관심사는 '인간'이다. 인간 이외의 자연을 구성하는 조건들이 어떻게 되는지, 다시 말해 고갈되고 있는 자원에 대한 걱정과 멸종되어 가는 동물들 그리고 환경 오염 등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드라마 Monk의 주인공인 몽크가 자주 하는 말인 "Nature is dirty"가 내 생각과 비슷하다. 내게 있어 물질적 의미로써의 자연은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존재일 뿐이다. 게다가 보지도 못한 후손에 대한 일말의 애정도 없는 나이기에 후손을 위해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말은 씨도 안 먹힌다.

    그런데 여러가지 계기로 생각이 좀 변했다. 고도의 문명과 그 온갖 파생물들을 숭상했던 기존의 태도에서 벗어나 이렇게까지 발전했어야 했는가, 이 정도의 발전이 우리에게 정말 득이 되는 건가하는 의심을 품게 되었다. 아직도 물질적인 존재의 '자연'에는 그다지 애착이 없지만 우리를 행복하게 하겠다고 만들어 낸 이 발전물들이 얼마나 자연에 큰 위해를 끼쳤는지 생각하면 어지러울 뿐이다. 과연 그 정도의 가치가 있었느냔 말이다. 요즘들어 뇌리에 자리잡고 있는 루소의 back to the nature와 노자의 무위자연, 그리고 green anarchism, 엔트로피의 증가 등등, 그간 내가 숭상해 왔던 비물질적 단계의 자연과 무시해 왔던 물질적 단계의 자연에 대한 경계가 무너져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자연 따위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생각은 이미 체화되어 있어서 최근의 생각들과 심한 모순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아직도 나는 nature is dirty라고 생각하고 있고, 온 세상의 벌레 등등은 모조리 멸종해버렸으면 좋겠고, 엄한 세균 따윈 하나도 없는 진정 깨끗한 공간에서 살고 싶은 한편, 고고학자들이 유물을 발굴할 만큼 충분히 과학기술이 발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모순된 가치관의 충돌을 저 환경단체의 모토가 잘 융화하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저런 어중간한 슬로건으로는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할 것 같지만, 어쨌든 내 마음은 편해졌으니... -_-;

    어쨌든 강성종이라는 분에게 관심이 있다면 다음의 기사를 읽어보시기 바란다.



    좌파라고 하니 최근 중앙일보에서 박효종 교수를 인터뷰한 '좌파에게 양심을 묻다'라는 기사가 생각나서 포스팅 한다.
    도대체 카테고리에 대한 분류도 제대로 안 되어 있는 양반이 무슨 놈의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를 하고 있나 모르겠다. 이 양반이 가장 심하게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은 prescriptive와 descriptive의 구분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좌파가 추구하는 ideal과 그 이데올로기를 수호하는 사람들이 행하고 있는 현상은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속칭 좌파들이 비양심적인 일을 한다고 해서 좌파가 추구하는 이상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예단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이다. 예를 들면 기독교 사제들이 타락했다고 해서 기독교 자체가 나쁜 거냔 말이다. 게다가 좌파는 당위적으로 공산주의이고 또한 친북인가? 나는 확실히 좌파에 치우쳐져 있지만 북한 및 기존의 공산권 국가들의 행태에는 학을 뗀다. 그들은 진정한 사회주의를 구현해내지도 못했던 pseudo-사회주의 국가이다. 또한 사회주의가 대단히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이데올로기라고 생각하지만 사회주의만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도대체 어디에서 좌파가 pseudo-사회주의 정치체제를 가진 국가와 친밀하고 미국은 반대한다는 아이디어를 얻은 건지 어이가 없다.

    지금까지 인생에서 딱 두 번 백분토론을 봤는데 그 패널 중 하나에 박효종 교수가 나왔었는데 이 양반 이야기하는 거 보고 혀를 끌끌 찼던 기억이 난다. 벽창호 같은 느낌이랄까. 현실 감각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고 다들 착하게 살자고 주장하더라. -_-;

    게다가 이 기사를 쓴 기자는 소위 "좌편향 교과서"가 '자학적 역사관'을 주장한다고 하는데 말을 해도 거참... 나는 좌파적 교과서를 본 적이 없지만, 좌편향 교과서에 대한 일말의 설명 없이 (즉 오해하기 쉽게 써놓고) 거기에 자학적 역사관이라는 말로 화룡점정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도대체 무엇이 자학적 역사관인지 궁금할 뿐이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