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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보드게임 입문기 1(체스, 레지스탕스 쿠, 스플렌더)
    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현대인 2021. 9. 7. 12:25

    체스

    친구와 스팀에서 We were here라는 게임을 한 적이 있다. 여러 미션을 돌파하던 중에 체스 기물 이동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내가 여기에서 완전히 막힌 것이다. 체스에 비숍, 나이트, 퀸, 킹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이들의 위치나 모양, 이동 방향은 하나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차여차해서 통과하긴 했지만, 체스를 어떻게 두는지 꽤 궁금해졌다. 마침 주변의 누군가가 퀸즈갬빗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체스를 익히고 싶어졌다고 얘기하였다. 이김에 체스나 둬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룰은 체스닷컴이라는 사이트(https://www.chess.com/)에서 제공하는 앱을 통해서 배웠다. 이 앱은 룰도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이길 수 전략도 알려준다. 원하면 수준별로 컴퓨터와 둘 수도 있고, 사람과도 둘 수 있다. 난 이 앱을 통해서 하루 서너 판씩 체스를 두곤 했다. 친구가 선물로 체스판을 선물로 줘서 그 친구와도 종종 체스를 두고, 집에 가져와서 아버지와도 체스를 뒀다. 아빠에게 세 판 정도까지는 룰을 가르쳐드렸는데, 아빠가 룰을 습득한 이후 연전연패였다. 가끔 아빠한테 물어보곤 한다. "본인보다 머리가 안 좋은 자식을 둔 기분이 어때요?" 그러면 아빠는 머리가 나쁘지 않다고 위로한다. 원래 놀리고 갈구는 성격의 사람이 위로할 정도면 아빠도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한 듯싶다.

    지금은 조카에게도 가르쳐줬다. 우리 나이로 5살인 조카는 기물의 위치를 한 번 보고 바로 외워서 잘도 배치한다. 나는 기물의 모양과 이름 그리고 위치 외우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는데 말이다. 대충 두기는 하는데, 아직 대각선 개념이 약하고 나이트의 이동 방향을 이해 못 하는 듯싶다. 그럼에도 내 퀸을 먹을 때가 있다. 자신이 내 말들을 너무 많이 빼앗아간 것 같으면 불쌍한지 자꾸 돌려주고, 트레이드하자고 해서 게임 진행이 잘 안 되기는 한다. 

    Coup(레지스탕스 쿠)

    강원도의 전원주택에 사는 친구네 집에 방문하였다. 다른 친구까지 총 세 명은 속초 구경도 하고, 밤이 되자 Coup라는 게임을 시작했다. 이 카드 게임은 일종의 블러핑 게임이다. 공작, 귀부인, 암살자, 외교관, 사령관의 카드는 각자 개별 능력이 있는데, 자신에게 실제 그 카드가 없어도 마치 있는 것처럼 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의심이 들 경우 실제 그 카드를 가졌는지 챌린지를 걸면서 카드를 잃는데, 끝까지 지켜낸 자가 승리한다. 그런데 이게 너무 재미가 있는 것이다. 맥주를 엄청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저녁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Coup만 하다가 잤다. 이 게임의 여파로 꿈에서도 암살자와 귀부인, 사령관과 공작이 엎치락뒤치락하며 꿈자리가 뒤숭숭했다. 이 카드는 수제 제작이 가능할 듯하여 보드게임긱(boardgamegeek)이라는 사이트에 직접 파일을 구해서 프린트하고 오리고 한 땀 한 땀 만들었다. 코인이야 다른 칩을 활용해도 되니까. 웬만하면 비싸지 않으니 구입하기를 바란다. 나는 무슨 영화를 누리려고 이 고생을 했나 모르겠다.  

     

    스플렌더

    Coup 이후 본격적으로 보드게임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쇼핑몰을 뒤져보니 스플렌더와 루미큐브가 인기 있는 것 같았다. 무슨 게임인지도 전혀 모르고 무작정 스플렌더부터 질렀다. 카드에는 비닐을 씌우고, 지인의 집으로 출동. 다행히 지인이 스플렌더를 조카들과 플레이해 봤다고 한다. 르네상스풍의 삽화를 가진 게임으로 여러 보석토큰들을 모아서 개발카드와 귀족타일을 습득하여 15점을 빨리 따는 자가 승리하는 게임이다. 무지막지하게 재미있고 중독성이 있는 게임은 아닌데, 덜 긴장된 상태에서 수다도 떨며 할 수 있는 파티게임이다. 이 게임을 처음 해 본 다른 지인은 집에 가면서 게임을 구입했다. 조카와 빨리해보고 싶은데 아직은 어려서 룰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