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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보드게임 입문기 2(루미큐브, 그리고 고스톱)
    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현대인 2021. 9. 8. 14:45

    앞글https://leonpero.tistory.com/1053에서 계속되는 보드게임 입문기 2편.

    체스, 쿠, 스플렌더로 번져가던 보드게임 난맥상은 이제 루미큐브를 선물로 받으면서 일변했다. 루미큐브는 중독성이 강한 게임이다.

    루미큐브

    루미큐브가 어떤 게임인지 룰도 알지 못했지만, 역시 유명하다는 이유로 시작했다. 보드게임의 클래식인 듯했다. 그런데 역시나 엄청 재미있다. 처음에는 레지스트레이션을 하지못할까 전전긍긍하며 첫판부터 조커타일을 맞춰서 내놓곤 했다. 그러다가 루미큐브라는 앱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서 팁을 하나 주자면, 광고의 압박이 꽤 심한 앱인데, 에어플레인모드로 하면 광고도 없이 쾌적하게 할 수 있다(다만 컴퓨터와 할 때만 해당한다). 이 앱으로 연습하면서, 다시 말해서 심하게 중독되면서, 약간의 전략을 깨우치게 되었다. 적어도 처음부터 조커타일을 내놓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는다. 머리도 꽤 써야 하는 게임인데, 아마 가장 머리를 많이 쓸 때가, 런과 그룹을 해체한 이후 내 타일을 넣어보다가 실패하여 원상복구할 때 같다. 앱으로 할 때는 저절로 되는데, 실제로 할 때는 제대로 못 하면 욕을 먹곤 한다(게임파티 중에 욕잘할이 계시다). 

    그리고 고스톱

    어렸을 적부터 고스톱은 나쁜 어른들이 하는 것으로 여겼었다. 다들 볼썽사납게 쭈그려 앉아, 담요 아래에 숨겨둔 돈을 패대기치듯 내놓고, 담배 연기 자욱하고, 똥이니, 쌍피니, 쪽이니, 쌌다느니 하는 상스러운 용어가 난무하고, 어깻죽지를 높이 들어 화투판을 향해 화투를 던지는 행위가 온당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부모님도 이런 건 애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신호를 과하게 주셨다. 나는 선택적 모범생으로 자랐기에, 굳이 고스톱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타짜 같은 영화도 본 적이 없다). 내게는 불건전한 노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다가 <나 혼자 산다>를 보는데 멤버 세 명이 고스톱을 치는데 이런 노름(!)이 지상파에 나온다는 사실(!)이 좀 신기했다. 그래서 게임 자체가 조금 궁금해졌다. 당시에 어떤 친구가 무엇인가 비유적으로 표현하면서 광팔아서 집산다는 표현을 쓰길래, 내가 정확한 뜻이 뭐냐고 물었고, 이게 바로 고스톱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이 친구는 어려서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고스톱 치는 법을 배웠고, 성인이 되어서도 컴퓨터 게임으로 틈틈이 접한다고 한다. 나는 그 친구를 사부라 부르고 언제 기회가 되면 가르쳐달라고 했다. 그리고 바로 2주 전. 직접 사부의 집에 방문해서 하드트레이닝을 받았다. 초심자의 운인지 내 패는 너무 좋았고, 연전연승. 돈 대신 건 제주도 감귤 초콜릿도 내가 다 땄다. 이후 화투를 구입해서 아빠와 두 판 해봤는데, 잡기에 능한 우리 아버지는 남의 손에 든 패도 읽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남의 패를 읽을 수 있는지 가르쳐주셨지만, 아직 그림 구별에도 어려움을 겪는 내게는 쉽지 않은 길. 

    이렇게 보드게임계에 입문하면서 다섯 살 조카도 입문시켰다. 나는 신중하고 세심한 어른인지라 아이의 두뇌발달에 노심초사한다. 그리하여 고르고 고른 보드게임이 있는데.

    https://leonpero.tistory.com/1055 (5세 유나의 보드게임)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