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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ulla Dies Sine Linea_CI용 텍스트 읽기
    What am I doing? 2022. 1. 10. 12:53

     

    작년 4월 15일을 기점으로 외국어 공부에 있어서 Comprehensible Input을 표방하며 독서 혹은 영상 시청을 꾸준히 하고 있다. 심지어 Notion에 CI 트래커 테이블을 만들어서 매일 얼마나 CI를 진행하고 있는지 체크하고 있다. 그런데 CI라는 것이 결국에는 관심사에 수렴하는지라 결국 영어와 중국어만 하고 상대적으로 해당 문화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일본어나 스페인어는 거의 버려진 상태. 스페인어는 그냥 기존의 방식을 사용했으면 지금의 처참한 수준은 면했을지도ㅋㅋㅋ. 중국어도 원래 방기되어 근근이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였는데, 그간 모아놓은 원기옥 덕력이 폭발하며 작년 9월 말부터 약 4개월째 강화 코스 CI를 진행하는 중. 중국어를 예전에 열심히 공부했을 때만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신조어 어휘량은 요즘이 최고일 듯.

    이런 관심사를 제외하고 약간 의무적으로 공부처럼 해나가는 Comprehensible Input용 텍스트 읽기가 있다. 영어는 <The Story of the World>, 중국어는 <중화상하오천년>이라는 책을 1 포모도로 시간 동안 낭독하는 것이다. 

    <The Story of the World>는 하나뿐인 조카 유나를 장차 홈스쿨링 하고싶은 마음에 읽기 시작했는데, 초등학생 용 인지라 영어가 쉽고, 나름 세계사 전달에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 저작이다(균형이 잡혔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 대항해시대부터는 머리 풀고 제대로 서구 중심적이다). 나는 고대사는 별로 안 좋아해서 고대 후기(Late antiquity) 시대 부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읽을수록 서양인이 세계사/세계문화/세계문명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하게 된다. 비서구 문명에 무게 중심을 두려고 억지로 노력한 점도 보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독서 초반에 눈치챘는데 이 사람은 역사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역사학자는 이런 식으로 글을 구성하지 않는다. 다행히 본인도 아는지 제목이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계에 대한 역사가 아니라. 나중에 조카와 함께 읽게 되면 계속 보정을 하면서 읽어보고 싶다. 우리나라에 대해 쓴 부분도 즐겁지 않다. 인쇄술 부분에서 열 받아서 이메일 보내고 싶었다. 게다가 일본해 표기. 이거 어떻게 해야 하죠.

    중국어 텍스트 <중화상하오천년>. 중국에는 제목도 비슷한 이런 종류의 책이 많고도 많은데, 나는 그중에서 병음이 달린 책을 골랐다. 왜냐하면 내 목표가 고유명사인 인명과 지명을 중국어 발음으로 좀 잘 익혀두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초중고 중국사 덕후 시절을 지내면서 역사 속 인물 이름을 모두 한국어 독음으로 익혀놓았다. 이후 중국어를 하게 된 이후에도 사료를 빨리 읽어나가야 할 때, 급한 마음에 인명이나 지명은 익숙한 한국어 독음으로 읽거나 아예 안 읽고(사실 이름만 구분해내면 됨) 넘어갔기 때문이다. 글로 읽을 때는 괜찮은데, 대화를 할 때는 뻔히 아는 역사/문학 속 인물인데도  누군지 모를 때가 있다(특히 오랑캐 이름들 ㅋㅋㅋㅋ). 

    그런데 초등학생 대상용인 이 책을 읽다 보면 중국 사학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감이 온다. 농민 봉기, 백성 기의, 당시 조정에 대한 비판의식을 위대하고 훌륭하다고 칭찬을 늘어놓고 있으니 말이다. 만약 같은 식의 사유를 현재 공산당 정부에 예봉을 돌리면 같은 대답이 나올까. 초등학생용 책에 애국심 뻐렁치는 것은 이제 그러려니 한다. 어쩌면 뇌과학자 김대식 말마따나 애들한테는 인문학 안 가르치고 수학이나 가르치는 것이 옳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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