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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ulla Dies Sine Linea_후치수식
    What am I doing? 2022. 1. 27. 12:14

     

    중국 불교의 역경 사업에 대해서 공부했을 때 생긴 의문이다. 즉 아주 오래 묵은 질문이라는 뜻.

    현대 중국어에는 후치수식이라는 문법 구조가 있는데, 영어의 관계절과 같은 연동문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내게는 친구가 있다, (어떤 친구?), 야구를 좋아하는" 식의 문장 구조는 영어의 관계절 표현이지만, 중국어 연동문의 후치수식 구조에서도 일반적이다. 고대 중국어 사료나 저작 등을 보다보면, 당대 이후에 이런 구조가 크게 변화하는 게 느껴진다. 선진시대나 양한시대에는 잘 안 보이던 이런 문법 구조가, 당나라 이후부터 종종 등장하는데, 이 변화는 혹시 현장법사가 크게 일으킨 역경 사업의 결과가 아닐까 싶었다. 현장은 불경을 번역할 때 읽으면서 바로 줄줄이 한역했다고 한다. 원전이 인도유럽어족이라면 분명 여기에도 저런 후치수식 구조가 있었을 것이고, 이런 식의 대단위 번역 사업은 분명 자국의 언어에도 필연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었다. 현재 우리가 쓰는 한국어도 번역어 표현에 굉장히 오염되지 않았는가(영향을 받았다고 쓰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말이다. 

    이게 당시에 질문을 가진 것인데, 이걸 증명하려면, 당나라 이전과 이후의 저작을 체크해서 중국어 문법 구조 파악도 해야 하고, 현장이 역출한 불교경전의 문법 구조가 후치수식 구조라는 것도 증명해야 하는데, 뭐 하나 가능한 것이 없다. 누구라도 나같은 의문을 가졌는데, 여기에 능력을 갖춘 자가 풀어주기를.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